드디어 2주 반의 크리스마스 방학이 끝나고 오늘 개학을 한 누리. 나도 지비도 각자의 바쁜 일상으로 복귀한 날이다. 이번 크리스마스 방학을 마무리하며, 뭐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어젯밤 물었다. 누리가 첫번째로 꼽은 것이 아이스 스케이트였다.
☞2019/12/07 - [분류 전체보기] - [life] 안녕, 겨울
12월 초에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타본 누리. 지비와 나도 처음 타본 스케이트. 나야 운동과 먼 사람이니 좋을리 없지만, 누리가 너무 재미있어해서 크리스마스 방학 동안 아이스 링크를 찾아 두 번 더 갔다. 집에서 꽤나 먼 거리였지만, 차로 35~40분쯤, 시설과 비용이 괜찮아서 두 번 같은 곳을 찾았다. 일전에 지인이 가자고 했을땐 먼 거리 때문에 도저히 엄두가 안나던 곳이었는데, 실내 아이스 링크지만 운동다운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이라 가게 됐다. 물론 우리 실력이 씽씽 달릴 수가 없지만, 그래도 운동은 운동이니까. 한 번은 크리스마스 전에 J님과 두 아이들과 함께 갔고, 또 한 번은 지난 일요일 우리들끼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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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간 아이스링크는 규모면에서 처음 가본 임시 아이스링크와는 비교가 안됐다. 아이스하키도 열리는 규모였다. 보조도구인 펭귄을 빌리고 싶었는데 누리는 키가 커서 안된다고. 어쩔 수 없이 링크 위에 올라섰다가 이후에 한 5분 정도 J님이 빌린 펭귄을 써봤다. 덕분에 마지막에 반짝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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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갔을 때도 혹시나하고 펭귄을 다시 물어보니 역시나 키가 커서 안된다는 대답을 다시 들었다. 노는 펭귄이 여렀이었는데, 심지어 누리보다 큰 아이들도, 누리보다 잘타는 아이들도 펭귄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고 있더니만. 펭귄도 펭귄이지만 왜인지 기운이 없어 별로 스케이트를 즐기지 못하는 누리를 보니 올해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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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는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지비와 같이간 친구는 정말 열심히 탔다. 둘다 열심히 넘어져가면서. 누리가 스케이트를 타기 어려운 건 성격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 아이들을 보면 넘어져도 그러거나 말거나 '막 타'는데 누리는 넘어지는 걸 무척 두려워한다. 그런 애가 자전거는 어떻게 탔을까 싶다. 게다가 왜 스케이트 보드는 사달라고 타령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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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이스링크 방문을 앞두고 누리에게 김연아 선수의 2010년 올림픽 영상을 보여줬다. (정말)"악! 어떻게 저렇게 해?"하면서 영상을 즐긴 누리. 덕분에 나도 처음 본 김연아 선수의 영상. 원래 내가 올림픽, 월드컵 이런 것들과 거리가 먼 사람인지라. 그 영상을 보고 열심히 할줄 알았더니 누리는 스케이트가 잘 안타지니 짜증을 내고, 마침 피겨를 연습중인 사람들만 열심히 구경했다. 좀 쉬었다가 봄쯤에 다시 한 번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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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거리만 좀 가까우면 교습을 시키고 싶었다. 방학 때 바짝 열리는 단기 과정도 있다고 하니 한 번 노려봐야겠다. 그런데 긴 방학엔 우리가 한국을 가야는데.
3학년부터 수영도 한다니 그것도 준비해야 할 것 같고. 이렇게 사교육의 길로 터벅터벅 내발로 가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