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Europe

[Poland2011] day03 비에리츠카 소금광산

토닥s 2017. 7. 26. 08:13

가족들과 크라코프-바르샤바 여행을 앞두고 이 여행기를 정리하는 게 목표였는데, 수두와 함께 방학을 맞으면서 꼼찌락할 틈이 없어졌다.  물론 그래도 할껀 다 한다만은.  잠시 쉬었던 여행(사진) 정리에 다시 힘을 쏟아볼까 한다.  다음주면 가족들이 오니까.

 

비에리츠카 Wieliczka - Salt Mine

 

크라코프에서 마지막 일정이 비에리츠카 소금광산이었는데, 전날 과음으로 지비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지도 못했다.  나도 별로 다르지 않은 상태였지만, 더 아픈 지비를 끌고 비에리츠카로 향했다.  크라코프의 도시 경계 밖에 있다는 비에리츠카로 우리는 시내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갔지만, 폴란드어가 안된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투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지비도 그곳 사람이 아니고 가본적도 없어서 어디서 내려야할지 잘 몰랐다.  우리는 버스정류장 이름만 보고 내리려고 했는데, 버스 기사님이 한정거장 앞서 내려야 가기 편하다고 그곳에 내려주셨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엔 몰랐던 사실인데, 별로 준비가 없었던 여행이라, 비에리츠카는 시간대별로 가이드와 함께하는 2시간 정도 길이의 투어만 가능하다.  개별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이 글을 쓰기 위해 가이드북님을 들춰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비에리츠카는 9개 레벨/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터널의 길이를 더하면 그 길이가 300Km에 이른다고 한다.  방대하기 때문에, 호기심에 여기저기 들어갔다가는 길을 잃을 것이다.  길만 잃으면 다행이고 길 잃은 관광객을 찾지 못하면 문제가 될 것 같다.  현재는 상층 3레벨/층을 공개하고 있다고.  가이드를 따라 입장하면 나무로 된 계단을 따라 한참 내려 가야 한다.  가장 깊은 갱도가 지상에서 327m 아래라고 하니 상층 3레벨/층을 가는데도 우리는 한참을 걸어내려 간 것이다.  깊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다고 입장에 앞서 주의를 주지만, 우리는 과음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깊은 계단을 어서 빨리 내려가 화장실로 달려가고 싶었는데, 앞 일행에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간을 부여잡고 서 있었다.

 

 

계단에서 기다림이 길어지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위로 아래로 보며 기념 사진을 찍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벽을 살펴보니 한글로 누구 다녀감이 적혀 있어 그렇지 않아도 과음 때문에 화끈거리는 얼굴이 더 화끈거렸다.  우리, 그러지 맙시다.

 

가족들과의 크라코프 여행에서 비에리츠카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길었다.  당시 영어는 지금보다도 더 부족했고, 과음으로 기억이 무척 짧았다.   이 글을 쓰면서 가이드북을 보니 정말 많은 내용을 놓치고 그곳에 다녀왔다 싶다.  크라코프가 처음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될 때 함께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타이틀은 별로 의미가 없나.  하지만 700여 년 사용된 소금광산이라는 점, 총 터널의 길이가 300Km을 넘는다는 점은 놀랍다.

이 정도 내용만 알고 갔어도 과음으로 이한 후유증을 누르고 열심히 보았을텐데, 뒤늦게 아쉬운 마음이다.

 

 

 

가이드북님이 말하시길, 눈여겨 볼 곳 중의 하나는 지하에 만들어진 교회chaple이다.  만드는데만 30년이 걸렸다고 할 때는 '그런가' 싶었는데 그게 1895년 일이라면 '와'하는 탄성이 나온다.  기둥이 없는 거대한 터널/강당의 형태다.  모양과 함께 광산 안에 교회를 만들겠다는 폴란드인들의 발상, 신앙심이 의외였다.  그런 바탕이 있어 후에 이 나라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배출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2017년 영국에 사는 폴란드인들도 부활절 연휴와 크리스마스 연휴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폴란드로 날아간다.  그 행렬이 한국의 귀성행렬과 맞먹을 정도다.  그 기간엔 폴란드로 들어가고 나오는 항공권이 무척 비싸니 여행에 참고하시길.  그 외 기간엔 폴란드는 인기있는 여행지가 아니어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역시나 빠질 수 없는 전 교황님의 흔적.

 

 

사진을 정리하며 내가 이 소금광산 내 호수를 왜 찍었을까 싶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어 사진 정리에서 빼버렸는데, 가이드북님이 말씀하시길 이 호수가 눈여겨 볼 곳 중 하나라고.  이 호수물 1리터에 소금함량이 320g이라고 한다.  무척 짠 호수.  가이드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기억이 희미해져 사라진 것인지.  사진을 찍은 걸 보면 후자인 것도 같다.

 

 

가족들이 이 비에리츠카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할 때 언니가 폴란드에 다녀간 지인들에게 물어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폴란드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라는 의견과 갈 필요 없다는 의견, 극과 극이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가기로 결정했다.  안가보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으니.  가본 나로써는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따라준다면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한다.  언제 다시 크라코프에 가며, 다시 비에리츠카를 찾겠냐며.

 

비에리츠가 입장료는 폴란드 물가에 비하면 무척 비쌌던 것으로 기억된다.  거기다 사진을 찍으려면 따로 비용을 내야한다.  10 즈워티였던가.  우리가 간 곳은 광산이었고, 주변으로 박물관도 만들어져 있는데 이후 기차 시간도 시간이고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우리는 광산에서 나와 친구네로 가서 쉬었다 다음 여행지인 바르샤바로 향했다.  여유가 있어 박물관도 봤더라면 소금광산의 '대단함'을 그때 알 수 있었을까.

 

 

 

앞에서 말한 비에리츠카 사진 촬영 티켓.

그리고 바르샤바행 기차.  크라코프에서 바르샤바까지 2~3시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객차는 한국의 비둘기호 느낌?  요즘 에어컨 싱싱 나오는 널찍한 통근용 비둘기호 말고, 내가 어릴 때 탔던 비둘기호.

 

 

 

다만 영어로는 컴파트먼트라고 하는 좌석형태, 6~8개의 좌석이 하나의 방으로 구성된 형태는 유럽이라는 느낌을 물씬 주었다.  이런 형태 말고 일반좌석도 있다.

 

 

그때만해도 랩탑/노트북을 이용하는 정도였는데 요즘 가면 다들 휴대전화 충전기를 꼽아놓고 있을 것 같다.

 

 

관광객 표내며 기념사진 찍으며 폴란드의 서울 바르샤바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