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book]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토닥s 2012. 7. 27. 21:59


조국(2011).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21세기북스.


"어 좋구만.." 조국 교수가 TV에 진보진영 토론자로 나오기 시작할 때 나의 반응이었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학력도, 근무처도 서울대.  "어 먹히겠구만.."  그 뒤에 신문에서 칼럼으로 보긴 했는데, 칼럼은 비쥬얼만큼 섹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 그가 다시 '응?'하고 인지의 범위안에 들어오게 된 건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다.  그는 '나는 꼼수다' 나온적은 없지만, 김어준 총수가 전 문재인 비서실장을 지지하기 전에 조국 교수면 되겠다(뭐가?)라고 생각했다가 조국 교수의 책을 보고 "아 (너무 점잖아서)재수가 없구만"는 대목을 듣고, '그래?'하고 그의 책을 주문했다.  '대체 왜?'하고.


책을 읽어보니 '참 점잖네'하는 생각이 들긴한다, 좋은 말로.  법 관련 이야기할 땐, 법률신문 기고글도 있어서, 좀 집중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확실한 건 어법이 참 쉽다.  '어려운 어법'이 주는 거리감을 잘 알고, 경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대중이 이해할 어법과 정책 그리고 대안을 요구한다.


몇 가지 생각이 맞닿는 지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반MB를 넘어서는 비전과 실천'.  총선을 위한 판짜기를 들어갈 때, 혹은 그 이전 선거에서도 '반MB'말고는 내용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판짜기의 기준으로도 부족하고, 그 구호가 대안과 정책이 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다 알기에 석연찮았다.  뭐 그런데 그 이상도, 그 이하고 아닌 딱 그 구호로 총선을 지나고보니 긍정적인 면이 아예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론 좋은 성과를 남겼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그 이후 잡음들을 볼 때 더욱.

두번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유훈을 넘어서지 못하는 그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이다.  인간적인 평가와 분리해서 노 전 대통령의 정부는 실책이 많았다고 쓰고 있다.  그 부분은 노 전 대통령도 임기 후 스스로 쓰고 있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의 유훈이 '나를 넘어서라'는 것이었다고.  하지만 그의 지지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넘어서기는 커녕 그를 깎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가 꿈꾸던 세상을 함께 꿈꾸던 사람들이었는지 의심이 갈 때도 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한 사람이라서 결국은 자신의 생각만큼 이루지 못하고 먼저 떠나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것도 그의 몫이다.


그냥 한국 사회를 되짚어보는데는 어떤식으로든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조국'이라는 사람을 알기엔 어려운 책인 것 같다.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같아서.  그래서 김어준 총수도 '재수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을지도 모르겠다. 


각종 기고글을 모은 글이라서 주제도 들쭉날쭉, 어법도 들쭉날쭉하지만 또 이미 지나간 일들에 대한 우려를 담은 글이 많기도 하지만 '반성 또는 반추'라는 점에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역사라는 걸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니까.  단, 지루한 어법과 무거운 책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