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2010). <다문화이해의 다섯빛깔-아시아 이해를 위한 국제이해교육>. 한울.
이 책을 두달 걸려 배로 한국에서 여기까지 실어오지만 않았어도 씁쓸함은 상쇄됐을테다. 문제는 여기까지 실어오는데 비용을 지불했다는 것이고, 나는 두달을 기다렸다는 점이다. 씁쓸함은 노여움으로 변하기 직전.
다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여성의 삶, 의목의 의미, 꽃과 과일 그리고 주거의 차이를 각국 별로 살펴보았다. 그래서?
정부가 이모양 그꼴이라 각종 공익사업들이 재정부터 흔들리고 있는 이 시점에 이런 책은 어떤 기획으로 어떤 기금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을까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적당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글쓴이들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그 글이 어처구니 없다고 하여. 그냥 무엇이 핵심인지 나로하여금 알지 못하도록 설정한 기획자들을 탓할 뿐이다.
그래도 그래도 도움되는 무엇인가를 찾아보라면 부록으로 실린 내용들이고, 그 속에서 말레이시아 교육 사례에서 소개된 카레이싱 게임이다. 본래는 수학의 확률을 이해하기 위한 게임이지만, 게임의 내용을 수정하여 승자가 얻게 되는 '1등'이라는 결과가 본인의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얻게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수학에서 확률을 가르칠 때 사용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공정함'과 '불공정함'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확률로 설명할 수 있다. 게임의 이름은 '카레이싱'이며 게임1과 게임2로 이루어져 있다. 1번 게임은 공정 게임이며 주사위를 하나만 사용한다. 2번 게임을 불공정 게임이다. 아래는 게임 방식이다.
카레이싱: 1번 게임
1
2
결
3
승
4
점
5
6
게임 설명
6인 게임이다. 1. 각 참가자는 1-6번 자동차 중 하나를 고른다. 2. 주사위를 던진다. 3. 2번 자동차를 고른 참가자가 주사위를 던져서 4가 나오면, 4번 자동차가 한 칸 앞으로 가고 해당 칸에 'x'표시를 한다. 주사위를 던져서 2가 나오면, 본인의 차가 앞으로 한 칸 가고 'o'표시를 한다. 자신의 차가 다른 사람 때문에 움직이게 되면 'x'표시를 한다. 표시를 모두 달리하도록 게임의 방식을 바꾼 이유는 참가자들이 누구의 도움으로 결승점까지 도달하게 되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4. 처음으로 결승점에 도착하는 자동차가 이긴다. 두 번째로 도달하는 사람이 2등이다. 5. 모든 자동차가 결승점에 도달할 때까지 게임을 계속한다.
카레이싱: 2번 게임
2
3
4
5
6
결
7
승
8
점
9
10
11
12
게임 설명
11인 게임이다. 1. 각 참가자는 2~12번까지의 자동차 중 하나를 고른다. 2. 주사위 두개를 던져서 숫자 두 개를 더한다. 더한 숫자에 해당되는 자동차를 움직이다. 3. 2번 참가자가 주사위를 던져서 합계가 4이면, 4번 차가 앞으로 한 칸 간다. 표시 방법은 1번 게임과 동일하다. 4. 결승점에 먼저 도달하는 나동차가 이긴다. 두 번째로 도달하는 자동차가 2등이다. 5. 모든 참가자들이 결승점에 도달할 때까지 게임은 계속된다.
돌아보기: 두 번째 게임 후 게임 참가자와 관찰자들은 다음의 질문에 대답한다.
1. 1번 게임이 공정한 게임이었는가? 2. 2번 게임이 공정한 게임이었는가? 3. 1등을 한 사람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1등을 한 것인가? 4. 이 게임을 성공을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하자. 결승점까지 가는 시간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결승점에 도달하는 것이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 게임을 통해 성공을 향한 당신의 여정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5. 게임을 통해 어떠한 교훈을 얻었는가?
질문지 답안
1. 모든 참가자들이 1번 게임을 공정하다고 평가했다. 모두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동일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이 확률을 설명하기 위한 게임의 목적을 정화히 이해했다는 뜻이다. 2. 모든 참가자들이 2번 게임을 불공정하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면 2(1+1)나 3(1+2,2+1)과 같은 숫자에 비해 7이 만들어지는 경우의 수(1+6,2+5,3+4,4+3,5+2,6+1)가 더 많기 때문이다. 즉, 경우의 수가 더 많은 숫자를 가진 사람이 이길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2번 게임에서도 참가자들은 확률에 대해 가르치는 이 게임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했다. 3. 단 한 명의 참가자도 자신만의 노력으로 이기지 않았다.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로 자신의 차가 움질일 수도 있고 남의 차가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승하는 데까지 모든 참가자들이 기여했다. 4.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다양하고 흥미로웠다. 결론을 내리자면 다음과 같다. 성공은 자신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5. 게임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1) 주위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2) 내가 손실을 봄으로써 다른 사람들이 이익을 보면, 때로는 나의 이익에 남의 손실이 따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3) 사회 구성원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진전의 속도가 느릴 것이다. 4) 성공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언젠가는 결승점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도중에 포기하지 마라.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2010, pp.260~264)
이 책은 아시아 이해와 그 관련 교육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었다기보다, 그 이슈에 관한 고민 수준이 어떠한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결론은 차라리 백지가 낫겠다 싶다. 사실 국제이해교육만 그런 실정에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