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848days] 뒤늦은 다섯번째 생일 기록

토닥s 2017. 10. 10. 21:11

역시나 누리는 다섯번째 생일 근처에 아파서 학교도 쉬어야 했다.  덕분에 예약해놓은 회전초밥집을 취소하고 집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그 주 금요일에 다시 날을 잡았다.  마침 그 다음주면 영국에서의 3년 생활을 마치고 일본으로 귀국하는 친구를 마지막 볼 수 있는 날이라 무리해서 학교 마치고, 친구 만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누리가 다니던 어린이집 옆 공원 같은 자리에서 일년 전쯤 세 아이가 찍은 사진이 있어 기념으로 찍었다.  자라서 같은 자리에서 찍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면서.  그리고 지비를 데리러 회사로 고고.  가는 길도 막히고, 급하게 화장실을 들러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식당 예약시간을 한 시간을 넘겨 도착했다.  그래도 6시 반이라 비교적 한산해서 자리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식당이 있는 리치몬드로 가는 길에 발견한 한국식당 - 오빠.  큐가든과 리치몬드 교차로 사이인데 이후에라도 갈 것 같지는 않다.  언니나 이모라면 모를까 오빠는 웬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누리가 3살 때 한국에서, 서울에서 회전초밥뷔페를 한 번 갔다.  일정금액을 내면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는데, 당연히 누리는 먹기보다 접시를 내리는 걸 즐겼다.  그런 곳이 그러하듯 먹는 건 시간 안에 무한대지만 남기면 안되는 곳이라 정말 배 부르게 먹었다.  잊고 있었는데, 생일 즈음해서 쇼핑몰에 갔다가 회전초밥집을 발견한 누리.  "앗!"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다음에 가자고 약속하고 돌아왔는데 마침 생일이 가다오니 회전초밥이 생일메뉴로 결정됐다.  물론 누리는 초밥을 먹지 않는다.  오이가 들어간 호소마끼, 작은 김밥과 찹쌀떡, 도라야끼, 과일 등을 먹었다.  우리가 누리 생일에 계탔다.



나도 딱히 날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라서, 오징어 튀김, 해초샐러드, 닭튀김을 먹었다.  심지어 해초샐러드는 두 접시.  그리고 집에 돌아와 목욕하는 동안 조촐하게 마련한 생과일 케이크(?).



본인의 순수창작은 아니다.  아이들의 생일에 함께 나눠먹을 간식을 챙겨보내는 부모들도 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컵케이크, 사탕, 초콜릿, 과자는 받지 않는다.  그래서 작년에 어떤 엄마는 과일로 촘촘히 탑을 쌓아 학교에 보냈다는 부교감의 말이 떠올라 나도 쌓아볼까하고 준비했다.  하지만 탑으로 쌓기엔 아주 많은 과일이 필요하는 걸 금새 깨닫고 그냥 평소 먹던 과일에 촛불을 켜는 것으로 절충했다.  물론 그도 누리는 좋아했다.



그렇게 다섯번째 생일을 보냈다는 뒤늦은 기록.  정말로 뒤늦은 기록이라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 사진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올린다.  그래서 누리는 이제 다섯살이 되었다.  이틀 전에는 언제 여섯살이 되냐고 물어보는 다섯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