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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days] 다시 놀이터 생활

토닥s 2017. 5. 26. 20:09
한국에서 놀고 먹으면서도 아쉬웠던 것은 놀이터 혹은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행히도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엔 놀이터가 있었지만 인공미가 철철 넘쳐나는 곳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스포원이라는 공원이 있어 자전거를 타러 여러 번 갔지만 아파트의 놀이터와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 

인공미와는 별도로 '공원'이라 이름 붙여진 곳에 갈때마다 느끼는 높은 인구밀도도 부담중에 하나였다.  아이들 데리고 갈 곳이 없으니 그럴만한 곳은 언제나 붐볐다.
또 하나는 그런 곳엔 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  우리는 휴가니까, 그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깝지는 않았다.  영국의 관람료 등에 비하면 비싸지도 않았고 자주 올 곳 아니니까 하면서.  하지만 일상적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그 만큼의 비용을 써야 한다면 큰 부담이 될 것 같다.  동네 놀이터에 갈 땐 아이 음료와 간식은 주로 싸가고 내가 마시는 커피 정도만 사마신다.

누리가 런던으로 돌아와 어린이집에 적응하지 못할 때도 꾸준히 간 곳은 동네 놀이터들.  그 동안 놀지못하는 것을 만회하려는듯 열심히 놀았다.  그런 시간이 있어서인지 이제 누리도 다시 어린이집에 적응하게 됐다.  예전과 달리 '긴 바이바이'의 시간이 필요하다.  안녕안녕 손흔들고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한 스무 번은 해야 어린이집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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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적응하고 나니 중간방학이라는 건 맹점이다.  오늘로 일주일간의 중간방학에 들어간다.  그 뒤 짧은 적응기가 다시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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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린이집을 마치고 누리 친구들, 그 엄마들과 준비한 도시락을 공원에 앉아 먹었다.  놀이터에도 갔고, 까페에도 갔다.  즐거운 시간이었던지 오늘도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자는 누리.  집에서 씨름하는 것보다는 나아서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누리 친구 주먹밥에 공룡모양으로 잘린 김을 본 누리는 오늘 주먹밥에도 공룡모양의 김을 붙여달란다.  그런게 없다고 해도 누리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해가 되지 않는지, 인정하기 싫은지.  다시 반복해서 이야기하니 누리가 "그럼 이모한테 사오라고 하자"라고.
(들었어? 이모야!)

왜 사람들이 도시락꾸미기, 김자르기 도구를 사는가 했더니만 이런 이유인가 싶다.

 그래서 소박하게 붙여본 하트.  조만간 소세지 잘라 깨눈 붙일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