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 28

[Korea day4] 수리수리 마하수리

지난 한국방문에서부터 누리는 영화도 보기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특히 여름이라 영화극장에 자주 가려고 계획했는데 아이들 영화가 많이 없는 것이다. 한국의 아이들은 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할 거리를 찾아 검색의 검색을 거듭하던 중 코코몽키즈랜드가 있는 건물에 소극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코코몽키즈랜드에 간 다음 날 다시 같은 건물로 출동. 초록마술사의 재미있는 마술 여행이라는 공연을 봤다. 마침 우리처럼 할머니 집을 방문한 런던지인과 함께. 내 카드가 비밀번호 오류로 결제가 안되서 출장/답사 중인 언니에게 SOS - 한국오면 카드 갱신, 인증서 갱신이 주요 할 일이다. 시치적응도 덜되서 걱정되고, 같이 간 런던아이는 누리보다 3~4살 많지만 한국어를 못하는 아이라 걱정했는데 정~..

[Korea day3] 아직도 코코몽

누리가 한국 할머니네를 떠올리며 꼭 하고 싶어하는 것 셋 중 하나 - 코코몽키즈랜드. 나머지 둘은 경륜공원에서 자전거 타기와 빠리빵집에서 캐릭터 케이크를 사먹는 일이다. 시차도, 더위도 적응되지 않았지만 누리와 둘이 집을 나서 코코몽키즈랜드에 갔다. 누리의 코코몽 사랑은 3년차. https://youtu.be/GfdW9gQZij8 평일 낮이라 한산했는데 그 때문인지 누리는 조금 심심해 보였다. 많은 시설들이 이제는 누리에게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몇 안되는 아이들은 모두 누리보다 어렸다. 심지어 따라온 부모들 중 내가 가장 나이가 많게 느껴진 느낌적 느낌. 누리도 나도 이제 이 코코몽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한국방문에서 누리가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소피아와 미니특공대. ..

[Korea day2] 여름이니까 부산이니까 밀면

집에 온 다음날 부모님 집 앞 이름 있는 밀면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실 부모님 집은 부산도 아니고(부산의 베드타운), 먹은 것도 정확히는 쑥밀면. 여름엔 별미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더운 날씨에 식사 준비도 건너 뛸겸 점심 먹으러 가자고 제안드렸다. 누리도 면을 좋아하니. 집에서 나가 100여 미터 걸어가는 사이 열기에 지쳐버렸다. 헉헉 하고 소리가 나올 정도. 내가 살던 10년 전도 이렇게 더웠던지 잘 기억이 안난다. 10년 만에 맞아보는 한국의 여름은 나에게는 도대체 견디기 어려운 수준. 거기다 지금은 37도짜리 히터를 데리고 다니는터라 더더 그렇다. 누리랑 함께 먹을 요량으로 면 위의 양념을 넣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런데도 육수 자체에 생강이나 겨자가 들었던지 누리는 매워서 먹지를 못했..

[day40] 한국가면 꼭 하는 일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만나야 하는 사람은 줄어든다. 믿기지 않겠지만 먹는데 취미를 잃었다. 물론 여전히 먹는 건 즐겁지만, 3인 가족 먹거리를 내 손으로 지어먹고 살다보니 한국에 가면 내 손으로 하지 않은 모든 음식에 감사하고 즐겁다. 필드 밖으로 벗어나니(튕겨나니) 만나자는 사람들은, 멀리서 달려와주는 사람들은 오랜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너무 고맙다. 때로는 쓸모가 없어진 사람같아 서운한 마음도 없지 않지만. 나뿐 아니라 외국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에 가면 꼭 하는 일이 병원과 미용실 방문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미국과 달리 기본적으로 무상진료라 병을 미뤄두고 살지는 않지만 치과는 거의 유상진료일뿐 아니라 한국만큼 해내질 못..

길을 떠나다. 2017.06.09

[day12] 알쏭달쏭 의료보험

우리가 한국에 도착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누리 이름 앞으로 의료보험 청구서가 날아왔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의료보험 공단에 전화를 해봤다. 출입국 기록이 의료보험공단에 자동으로 공지되어 우리가 한국에 체류하면 자동으로 의료보험이 청구되는 것인데, 이번에 청구된 것은 지난해 가을에 입국했을 때 의료보험료였다. 우리는 의료보험이 일시정지된 상태기 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일시정지를 해지하고 의료보험료를 내야한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출입국 기록이 의료보험공단과 공유되어 우리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은 의료보험료가 청구된다고 한다. 의료보험이 일시정지 상태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해도 한국에 있는 기간만큼 무조건 의료보험료가 청구된다고 한다. 의료혜택을 받으나 마나 의료..

[day24] day after day

한국행은 day23에서 끝났지만 딱히 뭐라고 마무리를 지어야할지 떠오르지 않아 day24. 어제 음식만 먹으면 설사를 하는 누리를 데리고 대략 11시간 비행기(인천-런던 구간만)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비행기가 40여 분 연착했으니 거의 12시간. 설사하는 누리가 걱정스러워 상하 여벌 옷 3벌에 바지만 3개 더 추가하여 기내에 들고갈 짐을 쌌다. 가방은 무거웠지만 걱정하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차적응 때문에 새벽 3시에 일어난 누리와 함께 간식도 먹고 , 한국에서처럼 EBS U채널도 보면서 틈틈히 검색을 해본 결과 누리의 설사는 감기/중이염으로 처방받은 항생제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병을 나으려고 먹는 약으로 또 다른 병을 얻다니. 항생제 때문에 얻은 설사지만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유산균 ..

[day20] 한국병원방문기

화요일 저녁 잠시 외출하면서 누리를 부모님께 맡겨두고 나갔다. 집을 나선지 3시간만에 누리가 좋아하는 로보콩을 안고 귀가하였다. 두 시간은 잘 놀다가 한 시간은 발코니에서 문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는 누리. 누리가 그날 밤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했다. 일어나서 한참을 울기도 했다. 그러다 이른 아침인 6시쯤 일어나 구토하고 만 누리. 특별히 열은 없어보여 물을 많이 주고 밥도 조금씩 주었다. 오후에 낮짐으로 빠져든 누리 - 아프다는 증거. 그때부터 몸에 열이 있는듯해서 영국에서 가져온 해열제/진통제를 먹이고 지켜보기로 했다. 하루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병원에 가보란 부모님의 의견에 한 걸음도 걷기 싫어하는 누리를 안고 나섰다. 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났다. 목 안이 많이 붓고 귀 안에도 염증이 조금 있어 항생..

[day19] 흥 칫 뿡!

예전에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위해 버스운전사였다 글을 쓰시는 분을 모신적이 있다. 그 분 책과 글을 읽으면서 짐작만했던 고단한 버스운전사분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빠듯한 쉬는 시간이 교통정체로 기점으로 늦게 들어오면 잘려나가는 식이었다(요즘은 그렇지 않겠지). 들을 땐 재미있지만 다시 한 번 새겨보면 슬픈 일화 중 그런 내용이 있었다. 한국의 버스운전사들은 운전도 잘하고, 시간도 잘 지키고, 밥도 빨리 먹고, 화장실도 잘 참을 수 있어야하는데 눈도 좋아야 한다는. 버스 정류장에 선 승객이 자신이 운전할 버스를 탈 것인지 말 것인지 멀리서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버스가 다가올 때 미동도 없던 승객이 버스가 지나가면 불만신고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초능력/ 예지력 /독심술로 승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