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2

[etc.] 언어의 경지

얼마 전에 영국에 온지 일년이 되어가는 이탈리아친구가 그러는 거다. 이탈리아에 있는 엄마와 전화로 이야기하는데 영어단어만 머리에 맴돌고 이탈리아어가 생각이 안난다고. 정말? 그런 경지가 그렇게 쉽게 온단 말이야? 언젠가 지비도 그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다. 지비는 이곳에서 7년을 약간 넘게 살았다. 나의 경우는 한국말을 무척 잘하는지라, 비록 부산억양이긴 하지만서도, 한국말을 잊어버리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잊어버려서도 안되고. 그래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한다. 한국말도 안되고, 영어도 안되는 경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말 많은 년' 캐릭터에서 '말 없는 외국인' 캐릭터로 성격 개조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일뿐 한국말을 잊어버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일도 생긴다. 지비에게 (..

[life] 한국, 미국, 영국 그리고 폴국

이미지출처 : www.martialartsplanet.com지비가 한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을 산 건 지난번 한국에 오기 전인데, 그때 내가 그 문법책을 보고 '별로'라고 생각하고 들여다보지 않았다. 런던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한글을 배우려고 하는데 기초반1은 잘 없기도 하거니와 빈자리가 나지 않아 '어느 정도' 한국어가 되면 기초반2로 들어갈 수 있다는 답변을 받고 그 '어느 정도'를 자가학습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이번주 월요일부터 한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월요일 저녁 앉혀놓고 "한글은 말이지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본 자음과 모음의 발음을 알면 의미를 몰라도 읽을 수는 있게 돼", "그러니까 일단 외워", "ㄱ, ㄴ, ㄷ, ㄹ, ...", "ㅏ,ㅑ, ㅓ ㅕ, ..." 30분도 안되서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