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 2

[food] 부추전과 팥빙수

벌써 열흘도 전에 만난 K선생님이 주신 부추. 정원에서 기르신 부추를 오랜만에 만나 커피 마실 때 주셨다. 만나던날 거두셨는지 뿌리엔 흙이 그대로, 며칠이 지나도 생생했다. 공부하시는 분인데, 얼굴이 까맣게 타는 것도 모르시고 정원(인지 밭인지)에서 기르신 귀한 부추. 뭔가를 직접 해먹게 되면서 음식 재료가 내 손에 오기까지, 그리고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 관여되는 모든 노동에 감사하게 됐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 부추전으로 결정했다. 얼마 전에 올린 글에서 말했다시피 깨부순 생홍합과 새우를 넣고 Y가 집에 놀러온 날 구웠다. 내가 만들고, 내가 먹고서 감동한 부추전. 홍합은 정말 병아리 눈물만큼만 넣었는데도 향이 살아 있었다. 맛있었다. 역시 전에는 홍합/조개가 들어가야 하나보다. 하지만 마련이 힘드..

[taste] 유사 팥빙수

지난 주 목요일 아침 눈을 뜨고 내가 한 첫 말은 "날씨가 한국 같아"였다. 그런 일이 잘 없는데 후덥지근하게 더운 날이었다. 라디오 때문에 킹스톤으로 가면서 S님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날씨가 한국 같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들. 나만 보면 먹고 싶은 음식 없냐며, 시간 날 때 집에와서 해주겠다는 S님. 그래서 메시지 끝에 '먹고 싶은 음식 해준다면서요', '팥빙수'라고 보냈더니, S님의 대답이 '뜨악 어려운거다'였다. 꼭 임신 때문이 아니라, 이곳에서 가끔 먹고 싶은 한국음식은 대단한 음식들이 아니다. 순대, 떡볶이, 팥빙수 이런 것들이지. 그렇잖아도 얼마 전에 팥빙수는 아니어도 그 비슷한 걸 먹어보겠다며 팥빙수 팥캔을 사둔 게 있었다. 목요일 저녁 집에 도착하자 말자, 팥빙수를 대신해서 뭔가 먹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