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여행 6

[day0] 파리 파리 파리

지난 월요일이 영국은 공휴일이었다. 긴 주말을 이용해서 파리에 다녀왔다. 이 여행은 그 이유가 변경되고, 변경된 경우였다. 누리와 같은 또래 아이를 두고 있는 Y님과 어느날, "파리 디즈니랜드 갈까?"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들이 만 4세 이전에 가면 유로스타(런던-파리간 기차)도 무료고, 파리에 연고가 있는 친구가 자신의 거처에 머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좋다", "좋다"며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가던 중 지비가 자신도 디즈니랜드 안가봤다며, 가고 싶다며. 그래서 Y님을 배신하고(죄송죄송.. 굽신굽신..) 결과적으로 지비와 가게 되었다. 그 이전에 누리가 학교 들어가기 전에 미국 여행을 하려고 했다. 결혼 5주년이라는 좋은 핑계가 있었으나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아니다, 한 가지 돈이 문제였다. 런던에서는 ..

[day2] 파리의 다리들

루브르 박물관을 떠나 노트르담 성당 Notre Dame de Paris으로 가던 길에 발견한 다리, Pont des Arts. 사랑의 열쇠들이 난간 가득 채워져 있다. 한국도 그러하지만, 오래지 않아 생긴 것인듯. 분명한 건 내가 여행을 갔던 2000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모르겠다,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도. 이 다리 이름을 찾기 위해 검색해보니 시떼 Cite섬을 잇는 다른 다리에도 이 비슷한 것이 있나보다. 열쇠들의 무게들 때문에 다리에 무리가 가서 열쇠들을 걷었다가 말았다가 그런 논란이 있었지만, 이 역시 관광자원인지라 그냥 두기로 한 모양이다. 그날도 세느강은 계속 좌우로 흘러주시고. 여름에 파리를 간다면 유람선은 꼭 타볼만 한 것 같다. 특히 밤에. 조명과 어우러져 볼거리가 된다. 유람선에서..

[day2] 루브르 박물관

파리여행 둘째날은 아침 일찍 서둘러 루브르 박물관을 갔다. 영국처럼 크리스마스에 모든 곳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니지만, 관광객이 갈만한 곳들은 문닫는 곳이 많아 좀 서둘러 둘러보기로 하였다.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이 수동식 문고리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리지 못할뻔 한 적이 있었다. 한국 생각하고 버젓히 문 앞에서 기다리기만 했던 것. 그때가 2000년이었는데, 그래서 지금은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한 수동문. 유럽은 좀처럼 잘 바뀌지 않는다.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또 딱히 불편하지도 않다. 우리 숙소는 듀블레Dupleix라는 역으로 6호선 상에 있었다. 정말 부지런히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왜 버스나 전차를 타볼 생각은 안았을까 싶지만, 말 안통하는 우리라서 표지판과 역이름이 선명한 지하철 ..

[day1] 에펠타워

파리에서 묵었던 숙소에서 에펠타워가 가까웟다. 이 여행에서 묵었던 숙소도 재미있는데 그건 다음에 따로 올리고. 그래서 숙소에 짐을 내려놓자 말자 에펠타워를 보기 위해 나섰다. 암, 파리에 왔으면 에펠타워를 보는 걸로 신고식을 해야지. 숙소에서 에펠타워까지는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렸다. 에펠타워로 걸어가다 발견한 빵집 푸아랑Poilane(이렇게 읽는게 맞는강?). 웬지 장인의 냄새가 느껴지는 빵집이었다. 나중에 파리 출신 지비 친구에게 들으니 꽤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 빵집의 재료를 고스란히 영국으로 수입해 영국의 슈퍼마켓 브랜드인 웨이트로스waitrose에서 물만 넣어 구워 팔고 있다고 한다. 웨이트로스는 시중 슈퍼마켓 브랜드 중에서 가격이 높은 측에 속한다. 그런데 그 친구의 말은 모든..

[day1] 유로스타

나는 늘 파리에 가보고 싶었으나 여행지를 고를 때마다 (각자) 이미 가본 곳이라는 이유로 우선순위에 들지 못했다. 그러던 2011년 8월의 어느날 나는 내 생일 선물로 파리를 골랐고, 지비는 못이기는 척 '둘이 함께 가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크리스마스에 파리행 결정했다. 선물은 8월에 고르고 12월에야 받는 식이었다. 그 유로스타 표를 살 때도 좀 재미있었다. 유로스타는 만 4개월 전에 표를 살 수 있다. 그런데 그 때 우리가 Isle of Wight라는 섬으로 캠핑을 갔을 때였다. 우리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 그리고 (특히) 가격의 표를 사기 위해 캠핑 중에 표를 사야했다. 그래서 캠핑을 가면서 휴대전화의 심을 끼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동글과 노트북 다 챙겨들고 갔다. 그런데 섬이라 인터넷은 커녕 ..

[life] As a usual

크리스마스에 파리에 다녀왔다. 명목은 8월에 있는 내 생일 선물이었다. 여행지를 고를 때마다 나는 파리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너무 흔하다는 이유로 나의 희망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에 받아주지 않던 나의 요구를 내 생일이 있는 8월에 받아 주었다. 돈을 아끼느라 우리는 내 생일이 있던 8월에 유로스타 표를 샀고, £130가 안되는 돈으로 두 사람의 왕복표를 샀다. 내가 파리에 간 것이 2000년이니까 11년만에 간 파리는 11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특히 지하도의 불쾌한 냄새, 지린내라고 하는데 표준말은 모르겠다,도 여전하고 울려퍼지는 음악도 여전했다. 적당하게 지저분한 게 내 기억 속의 파리였고, 2011년 12월의 파리도 그랬다. Paris, Franc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