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4

[life] 다시 집으로

한국으로 간다는 글 하나 던져 놓고, 이번에는 가서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가기 전에도, 가서도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다보니 보름이 조금 넘는 일정을 꽉 채우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나의 집'이라고 부르는 런던으로. 사실 나도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가 런던 상공에 들어서면 '이제 집이구나'라는 생각에 긴장이 풀린다. 하지만 나에게 집이란 한국이라는 생각이 늘 자리잡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변하지 않을 생각과 마음인데, 시간이 지나면 바뀔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오니 다급하게 한국으로 떠나면서 미뤄둔 일들이 고스란히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어제부터 누리가 학교에 가서 하루하루 한 가지씩 헤쳐내고는 있지만, 이곳에서 하루하루가 더해지니 또 할 일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오늘 ..

[Korea day4] 수리수리 마하수리

지난 한국방문에서부터 누리는 영화도 보기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특히 여름이라 영화극장에 자주 가려고 계획했는데 아이들 영화가 많이 없는 것이다. 한국의 아이들은 이 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할 거리를 찾아 검색의 검색을 거듭하던 중 코코몽키즈랜드가 있는 건물에 소극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코코몽키즈랜드에 간 다음 날 다시 같은 건물로 출동. 초록마술사의 재미있는 마술 여행이라는 공연을 봤다. 마침 우리처럼 할머니 집을 방문한 런던지인과 함께. 내 카드가 비밀번호 오류로 결제가 안되서 출장/답사 중인 언니에게 SOS - 한국오면 카드 갱신, 인증서 갱신이 주요 할 일이다. 시치적응도 덜되서 걱정되고, 같이 간 런던아이는 누리보다 3~4살 많지만 한국어를 못하는 아이라 걱정했는데 정~..

[Korea day3] 아직도 코코몽

누리가 한국 할머니네를 떠올리며 꼭 하고 싶어하는 것 셋 중 하나 - 코코몽키즈랜드. 나머지 둘은 경륜공원에서 자전거 타기와 빠리빵집에서 캐릭터 케이크를 사먹는 일이다. 시차도, 더위도 적응되지 않았지만 누리와 둘이 집을 나서 코코몽키즈랜드에 갔다. 누리의 코코몽 사랑은 3년차. https://youtu.be/GfdW9gQZij8 평일 낮이라 한산했는데 그 때문인지 누리는 조금 심심해 보였다. 많은 시설들이 이제는 누리에게 어울리지 않아보였다. 몇 안되는 아이들은 모두 누리보다 어렸다. 심지어 따라온 부모들 중 내가 가장 나이가 많게 느껴진 느낌적 느낌. 누리도 나도 이제 이 코코몽을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한국방문에서 누리가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소피아와 미니특공대. ..

[Korea day2] 여름이니까 부산이니까 밀면

집에 온 다음날 부모님 집 앞 이름 있는 밀면집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실 부모님 집은 부산도 아니고(부산의 베드타운), 먹은 것도 정확히는 쑥밀면. 여름엔 별미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더운 날씨에 식사 준비도 건너 뛸겸 점심 먹으러 가자고 제안드렸다. 누리도 면을 좋아하니. 집에서 나가 100여 미터 걸어가는 사이 열기에 지쳐버렸다. 헉헉 하고 소리가 나올 정도. 내가 살던 10년 전도 이렇게 더웠던지 잘 기억이 안난다. 10년 만에 맞아보는 한국의 여름은 나에게는 도대체 견디기 어려운 수준. 거기다 지금은 37도짜리 히터를 데리고 다니는터라 더더 그렇다. 누리랑 함께 먹을 요량으로 면 위의 양념을 넣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런데도 육수 자체에 생강이나 겨자가 들었던지 누리는 매워서 먹지를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