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데려온 새어머니가 매서워 나고자란 두뫼산골을 등지고 부산이라는 도시로 시집을 갔다. 시집은 대가족이었다. 먹고 살만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집을 왔지만, 그도 듣던바와 달랐다. 남편과 시가족은 다들 그러하듯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남편과 대가족이 다닿은 곳은 일본의 오사카와 가까운 고베. 고베는 강제든 그렇지 않든 일하러온 조선사람들이 많았다. 항구여서 공장, 군수공장이 많았다. 집안의 일할 수 있는 남자들은 공장으로 일하러 갔고, 여자들은 조선 사람들이 일하는 공장에서 밥장사를 하였다. 그곳에서 두 딸을 낳았다. 열아홉살, 스무살 때 일이다. 날이 갈수록 먹고 살만해졌지만, 날이 갈수록 연합군의 비행기 공습도 잦아졌다. 밥을 먹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비행기 소리가 들리면 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