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칼 같이 지키고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부터 먼저 지키고 살려고 애를 썼다. 혼자일 땐 그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서 그 어렵지 않은 일이 정말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약속에서 늦지 않으려면 2배로 서둘러야 한다. 거기에 남편이 끼면 2.5배로 서두르고. 왜 남편이 아이 준비를 도와주는데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늘 서두르다보면 물건 하나 잊고 집을 나서기는 예사고,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도 아이를 동반하느라 늦어지면 우리는 일찍 도착한 시간에 상대방이 늦은 시간을 더해 두 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제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의 점심 약속에 맞추어 나가기 위해 눈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