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 17

[hue] 베트남의 고도, 후에

후에hue는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원조의 서울이었던 도시다. 베트남 친구들은 후에라 하지 않고, 훼라고들 발음한다. 나는 그냥 익숙한대로 후에라고 쓰겠다. 후에는 베트남을 다시 간다면 어디를 가겠니?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꼭 대답에 넣을 도시다. 아름답고, 처참하기 때문이다. 이 탑은 후에 근교에 있는 티엔 무thien mu 사원의 탑으로 후에의 상징 중 하나다. 후에의 기념품에 꼭 들어있는 그림이다. 이 사원의 탑을 사랑의 탑이라고 한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잊어먹었다. 안될 일이야.(__ );; 티엔 무 사원 입구에 있는 상이다. 한국의 사찰에 있는 사천왕과 같은 역할을 하고 모습도 비슷하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댄건 속눈썹 때문이다. 속눈썹이 실제 동물털로 되어 촘촘하게 되어 있었다. 신기하지 않나...

[ninhbinh] 탐꼭

탐꼭tamcoc을 가리켜 사람들은 육지의 하롱베이라고들 한다. 하롱베이는 '하늘 가득히 사랑을~'하며 나오는 항공사 광고에서 황포돛단배가 나오는 곳이다. 바다의 섬들이 용이 승천하는 모양이라고 하롱베이다. 해룡이 아닐까, 아니다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어쨌거나 탐꼭은 그런 하롱베이와 모양이 비슷하여 육지의 하롱베이로 불린다. 탐꼭에 가서 여러 가지로 놀랬다. 처음 놀란 것은 비포장 도로를 달려 그곳에 갔는데 생각보다 큰 관광지가 나와서 놀랬다. 그리고 많은 뱃사공들에 다시 놀라고. 근데 뭐랄까, 그곳의 풍경은 내가 머릿속에 그렸던 베트남의 풍경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농(갈대로 만든 베트남 모자)을 쓰고 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작았다. 치열한 흥정의 장이었지만 아무런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나에게..

[ninhbinh] 빅동

하노이에서 100여 km 떨어진 닝빙ninhbinh. 닝빙에서 조금 더 가야하는 탐꼭tamcoc을 가기 위해 들렀다. 미니버스를 세워놓고 가야할 길을 묻는 사이 사람들은 시장으로 구경을 나갔고, 나는 미니버스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사진을 찍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야말로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시장이어서 살만 것들이 없었다. 내가 거기서 채소들 사서 어쩌겠누. 개들이 다 누워있더란. 아주 팔자 편하게. 그리서 그런 개들이 보일때마다 찍었다. 닝빙에서 탐꼭에 앞서 찾아간 곳은 빅동bichdong이다. 빅동은 돌산을 둘러 하사, 중사, 상사로 나누어져 있는 사찰이다. 쉽게 말하면 돌산을 두른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하사가 나오고, 좀더 올라가면 중사, 좀더 올라가면 ..

[hanoi] 하노이 거리

베트남 여행자들이 꼭 이용하는 씬까페. 신까페는 여행사다. 대중교통 수단이 있기는 하지만 편하지 않은 곳이라 근교 여행을 할때는 씬까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약을 하고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곳에 가면 버스를 타고 근교를 여행할 수 있다. 나는 개별여행이 아니어서 대여한 미니버스를 타고 다녔지만, 베트남에 다시 갈 기회가 생기면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베트남 어느 도시, 어느 동네나 있는 것 같았다. 다음에 베트남을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긴 시간동안 하노이에서 호치민 시티까지 가는 열차를 타보고 싶다. 40여 시간이 걸린다. 타고 가다 내리고, 다시 가고. 꼭 그렇게 여행 할 것이다. 민속박물관 입구에 있었던 모터사이클. 베트남의 이미지는 아오자이와 자전거다. 하지만 대도시에서는 자전거를 탄 무리의 사..

[hanoi] 과거를 닫아도 과거를 잊지 않는 베트남

베트남 여행은 참 특이했다. 그야말로 별 생각없이 따라 나선 여행이었다. 언니가 가는 여행팀에서 한 사람이 빠지게 되어 예약한 비행기 표가 남은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갈까'하고 생각하다 덜컥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여행준비도 그랬다. 베트남을 알고가자는 마음으로 몇 권의 책들을 읽었다. ≪사이공의 흰 옷≫, ≪무기의 그늘≫, ≪하노이에 별이 뜨다≫를 읽었다. 이상한 것은 여행을 준비하며 본 책 중에 가이드북은 없었다는 거. 여행에 가서도 가이드북이 없어 방현석의 책을 꺼내 필요한 구절을 찾아가는 식이었다. 그런 여행준비가 관광이 아닌 여행으로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전날까지도 언어교육원에서 일로 정신없이 보내다 정신없이 하노이로 날아갔다. 베트남의 서울 하노이는 생각보다 멀었다. 인천에서 5시간쯤 비행..

[hanoi] 쑤언의 집

하 노이에서 세 번째 날은 여행의 통역을 맡은 쑤언의 집에 갔다, 쑤언의 풀네임은 보람쑤언.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쑤언은 하노이에서 유학온 학생으로 현재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에 있다. 아, 지난학기에 수료를 하고 현재는 논문을 쓰고 있다. 부산대학교 부설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실시한 교환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연수를 오게된 것을 인연으로 부산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게 됐다. 극동문제연구소에 소장이시던 한 교수님의 부인인 심경선생님이 언니와 같은 학교에 계셨고 그런 인연으로 여행팀을 꾸리게 됐다. 쑤언의 부모님은 하노이 근교에서 교사로 일하신다. 함께한 여행팀이 교사집단이다보니 학교에 가보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고, 쑤언의 집과 쑤언의 부모님이 일하는 학교에 방문하게 됐다. 여행지는 아..

[vietnam] 슬픔도 힘이 된다.

01. 베트남은 슬픔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이라는 꾸밈말이 떠오르는 나라. 그러나 부지런하고 착한 사람들.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아왔던 악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군대, 미친 전쟁의 흔적을 베트남 사람들의 얼굴에선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무너진 성벽과 궁터가, 그리고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흔적들로 가득한 각종 전시관들이 베트남의 과거를 말해주었습니다. 그런 과거를, 슬픔을 잊지 않는 베트남이기에 지금은 가난하고 어렵지만 밝은 날이 어서 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식민지 역사도 끝내고, 두 조각 난 나라도 이은 힘있는 나라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부지런하지만 가난한 사람들. 가난하지만 착한 사람들. 착하지만 강인한 사람들. 다시 찾고 싶은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