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어린이집 2

[+1178days] 혼자서 보내는 오후

나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먼저 보낸 사람들에게 했던 질문이고, 요즘 내가 많이 듣기도 하는 질문은 "누리가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이다. 내가 들었던 대답은 대부분 청소, 장보기, 일처리(?) 이런 것들이었다. 앞서 어린이집을 보낸 경우는 주 3일 하루 반나절 보내면서 한 달에 500여 파운드를 내야하는 경우여서 나는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너무 비싸고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지는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나도 장을 보거나 청소하는 데 시간을 쓰기는 썼다. 나머지는 시간들은, 최근 2~3주 정도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열심히 썼다. 집에서 까페에서. 사실 카드를 쓰는 시간보다 바뀐 주소체계에 맞추어 새로운 도로명 주소와 새로운..

[+1162days] Let it go

얼마나 여기저기서 틀었던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frozen 을 보지 않은 나도 알게 된 노래 - Let it go. 지난 주 누리가 드라마 댄스라는 체육수업을 하는 동안 아랫층에 앉아 기다리는데, 셋 밖에 안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문 밖으로 흘러나온다. 겨울답게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나오더니 이어 나오는 Let it go. 가사를 처음으로 찾아봤다. 대략 성장기라는 스토리를 감안해서 옮기면 '그냥 두자/내려놓자' 정도의 뜻이 될 것 같은데, 누리가 쑥쑥 자라는 상황과 맞물려 울컥-. 아이들이 수업하는 윗층으로 올라가 살며시 들여다보니, 스카프로 가려져 있지만, 세 명의 아이들이 푸른색 스카프를 흔들며 강당을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다. 이젠 정말 누리가 자라나는 대로 그냥 두어야 할 때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