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생활 4

[+1450days] 토마토 수확

요즘 발코니 텃밭(사실은 화분 몇 개)에서 자리난 토마토로 생활하고 있다. 장을 볼 때 샐러드용 토마토와 누리용 플럼토마토(한국선 대추토마토라고 불리는 품종) 두 가지를 사는데 한 달 가까이 샐러드용 토마토는 사지 않고 수확한 토마토로 먹고 있다. 오늘 수확한 토마토들. 토마토 두 그루에서 매일 이만큼 수확될리는 없고 한 4~5일 분량이다. 지난 8월 토마토 수확 초반 사진이다. 4월쯤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5월에 한국에 다녀오니 굽어져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자랄때 지지대에 묶어 바로 자라게 했야하는데 지비에게 물 주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돌아와서 지지대를 구입해 세워볼려고 했으나 이미 굽어져 쓰러진 토마토를 세우긴 어려워서 '아 몰랑~'하고 제멋대로 키웠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그닥 정이 ..

[food] 멸치볶음

예전에 K선생님이 주신 마늘편을 넣은 멸치볶음이 너무 맛있어서 몇 번 해먹었다. 누리가 생기기 전에. 한국서 부모님께 받아온 멸치가 동이 나기도 했고, 임신을 하면서 딱딱한 음식을 기피하다보니 (잇몸이 부실하여) 더는 안해먹게 되었다. 이후로도 누리에게 건강한 반찬을 해줄겸 멸치볶음을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이곳 한국슈퍼에서 살 수 있는 수산물, 대부분이 중국산이다,에 믿음이 가지 않고 판매하는 단위도 작긴해도 박스라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음식재료였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후배가 지어준 밥에 반찬으로 나온 멸치볶음이 맛있어서 조리법을 물어왔다. 재료를 따로 볶고, 양념은 끓인 후 따로 볶은 재료를 섞는게 비법. 전수 받은 비법(!)과 나물씨 책을 참고해서 만들었는데, 그도 한달 전..

[life] 육아와 가사의 딜레마

(참 뻔한 제목) 요즘 한국 가기 전부터 미뤄둔 집안일을 몰아 하고 있다. 별 일들은 아니고 누리 방을 만드는 일이 주된 일이다. 그러기 위해 그 방에서 짐을 빼 다른 곳에 넣어야 하고, 그 다른 곳의 짐은 또 다른 곳에 자리를 찾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짐이 한 번씩 자리만 옮길 뿐 모두들 자리를 차지하고 정리된 느낌은 없다. 틈틈이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 누리가 TV를 보는 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났다. 누리에게도 책을 옮기라, 장난감을 정리하라는 일거리 정도는 줄 수 있지만 일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그 일을 내가 같이 해줘야 하는 판이라 TV앞에 방치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벨기에-프랑스 여행을 가기전 절반만 한 수건 삶기를 하는 동안 누리가 열심히 TV를 열심히 보았다. 보통 땐 이 시간에 ..

[life] 되찾은 친구

친구가 있(었)다. 이곳에 살게 된 초기 요가를 하면서 알게 된 친구다. 우리가 만났을 때 막 아르헨티나에서 직장을 따라 이주해온 친구였다. 짐에서 진행되는 요가 수업을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은, 그러니까 거르지 않고 하는 사람들은 그 친구와 지비 그리고 나 뿐이었다. 사람들은 늘 들쭉날쭉했고 우리는 십여 개월을 매주 두 번씩 함께 했다.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다.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부터 영어에는 어려움이 없던 친구라 이곳에 금새 적응하는가 싶었지만, 친구가 없었다. 하지만 특유의 다정다감함으로, 이탈리아계 아르헨티나인이다, 직장 동료들과 걸그룹(?)을 만들어 펍도 다니고, 그 중 한 친구와는 집도 함께 세를 내어 살기도 했다. 그 집에서 열리는 바베큐나 파티에 우리도 가끔 놀러가 친구의 친구들도 몇 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