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여행 13

[day04] 돌봄노동도 돌봄이 필요하다

한국 오기 전 먹거리 리스트를 만들었다. 아주 중요한 리스트라기보다 그냥 가보고 싶고, 먹어보고 싶은 걸 저장해두었다. 그 리스트에 줄을 좍좍 긋기 위해 매일 같이 나가도 부족한데 오늘은 그 모든 일을 접어두고 병원을 가야했다. day04 다리가 아파 잠을 자지 못했다고 앞 일기에 썼는데 아주머니들에 둘러싸여 일하는 언니의 의견으로는 허리가 원인일 수 있었다. 아이 키우다 허리 디스크가 많이 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월요일을 기다리는 동안 폭풍검색을 해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한국으로 오는 동안 거의 만석의 비행기에서 운 없이 다른 승객과 나라히 앉아와야 했다. 운이 없다고 썼지만 표를 두 장만 샀으니 어쩔 수 없고 당연한 일이다. 지비의 배웅, 언니의 마중을 희망하면 주말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것이 ..

길을 떠나다. 2017.04.04

[day02-03] everyday holiday

휴가와서 우리가 하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무척 하찮을지도 모르겠다. 놀이터에 나가 놀고,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빵집에 가서 빵을 사먹고. 사람들이 매일매일 하는 일들이고, 우리 역시 런던에서 매일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하던 것이다. 다만 지금은 한국에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우리에겐, 누리에겐 아주 특별한 휴가다. day 02 누리랑 둘이서 영화를 보러 갔다. 아기돼지 삼형제와 매직램프. 누리에겐 인생의 첫(만화)영화다. 한 시간 정도의 공연을 본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영화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자세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어둠을 부담스러워할까봐, 카툰을 보러가자고 집을 나섰다. 시차적응이 안되서 집을 나설 때도, 돌아올 때도 무척 힘들었지만 영화 자체는 ..

길을 떠나다. 2017.04.03

[day01]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

긴 여정의 끝으로 어제 부모님집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많이 자고 오전 10시 반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다시 9시 반쯤 잠자리에 든 걸보면 누리는 금새 시차를 극복한듯하다. 물론 나는 그렇지 않고. 처음으로 타본 장거리 K항공사. 기대가 높았다. 비행기는 낡고 청소가 안된 것 같았지만 좌석이 넓어서 좋았다. 좋았던 것은 잠시. 만석의 비행기에서 누리를 재우느라 꼼짝마 자세로 10시간을 날아왔다. 1시간 지연출발에 맘 상했는데 도착시간을 비슷하게 맞춘걸 보면 역시 한국 항공사. 직원들도 친절하고 다 좋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니 그 기준으로 또 한 번 항공사를 평가하게 된다. 누리에게 제공된 기내식은 별 열 개에서 점수를 주자면 별 한 개 정도. 가져다 준 승무원의 친절함이 별 한 개다. 영양이고 뭐고 집에서..

길을 떠나다. 2017.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