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457

[+3413days] 아이의 태도

학교 다닐 때 '형태와 태도'라는 어둑한 까페가 있었다. 꽤나 자주 갔었던, 까페의 이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나눴던 까페였다. 형태라는 건 바꿀 수 없지만(물론 성형도 있긴 하지만서도) 태도는 가지기에 따라 많은 걸 바꿀 수도, 달라보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던 즐거운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학교가는 재미가 덜해졌다. 학습량이 많아진 탓이다. 그래도 아이에게 학교는 여전히 즐거운 공간이다. 친구들을 만날 수도 있고, (나 말고) 학부모들이 마땅찮아 하는 교사들도 아이들에겐 천사=신과 같은 존재다. 월요일-금요일 아침 7시 반에 일어나 등교를 하는 아이를 다시 토요일 주말학교에 보내니 이를 두고 '과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

[+3406days] 지나간 크리스마스 방학1

크리스마스 방학 끝난지 열흘이 흘렀지만 지나간 기록 후딱 올려본다. 사실 당시는 오미크론으로 '엄중한(?)' 때여서 놀러다니는 사진을 올리는 게 부담이 되기도 했다. 때는 엄중했지만, 방학이라 집에만 있을 수 없고 밖으로 부지런히 다녔다. 매일 같이 비가 추적추적 오기는 했지만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서 공원을 가거나, 역시 밖에서 사람을 만나 오돌오돌 떨면서 커피 한 잔씩 하고는 했다. Go Ape 나무에 연결 된 구조물을 이용한 액티비티. 지난 여름에 간 베터씨 파크에서 보고 아이가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당일은 예약을 할 수도 없었거니와 가격이 20~30파운드라 다음에 (할인 정보 생기면) 해보자고 했다. 까맣게 잊고 지냈는데, 방학을 맞은 첫 주말 아이의 주말학교 친구네가 슬라우Slough에 있는..

[20121204] 밥상일기

이건 무려 10월의 밥상일기.😥 볼로네즈 파스타 아이가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편하고 싶을 때 만드는 볼로네즈 파스타 소스. 한 번 만들면 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요즘은 소스를 만드는 일도 버거워서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즐겨 먹고 있다. 채소와 (삶은)파스타만 볶아서 페스토 한 스푼 올리면 끝. 그 사진은 11월 밥상일기에-. 옥수수케이크 욕심내서 사둔 콘밀 가루(cornmeal flour)가 많아서 시도해본 옥수수케이크. 옥수수도 들어가고, 설탕이 들어가니 달긴한데 디저트도 아니고, 밥이라 할 수도 없고 약간 어중간한 맛. 초콜렛 페스트리 마트에 가면 페스트리지와 초콜렛이 함께 든 셋트가 있다. 포장을 열고 점선대로 뜯어서 초콜렛을 양쪽에서 돌돌돌 말아주고, 달걀을 표면에 발라주기만하면 된다. 가격대..

[+3359days] 바빴던 11월

내가 아니라 아이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11월이었다. 덕분에(?) 아이를 여기저기 실어날라야 하는 나도 꼼짝없이 바쁘게 지낸 한 달이었다. 아이는 11월의 절반을 딱 넘긴 즈음 학교에서 독감 백신을 맞았는데 그 즈음해서 골골골. 나도 골골골. 독감 백신 때문에 아팠던 것이 아니라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정점과 맞아서 그랬던 것 같다. 아이가 발레와 바이올린&피아노를 배우는데 11월에 발레와 바이올린 등급 시험을 쳤다. 아이도 나도 처음 겪어보는 것이라 비용은 둘째치고 시간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일인지 몰랐다. 발레는 따로 토요일 아침 8시에 시험준비 추가수업이 있었고, 바이올린은 그런 것은 없었지만 시험 리허설이 있었다. 시험에 앞서 집에서 매일 두 가지를 연습하기도 하고. 발레 시험을 세번째 주..

[+3353days] 중간방학 2 - 패딩턴베어(feat. Paddington trail)

해리포터 이전에도 세계를 휩쓴 영국 컨텐츠들이 많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그렇고, 아기곰 푸도 그렇고, 패딩턴베어도 그렇다. 사실 나도 잘 몰랐.. 영국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많이 읽는 패딩턴베어. 패딩턴 역에서 브라운 가족에게 발견되어 이름이 패딩턴이 된 곰 이야기. 런던 시내에 있는 패딩턴역은 알아도 나도 아이 키우며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이야기다. 왜 패딩턴베어가 패딩턴인지. 나만 몰랐나? 한국다녀와서 정신없던 가을이라 별다른 준비 없이 맞은 중간방학. 한국맘인 J님과 시간을 맞추어 패딩턴베어 전시회를 예약했다. J님도 그렇지만, 우리도 이제 런던의 웬만한 공원/박물관 안가본 곳이 없어서 관심가는 곳이 별로 없다. 게다가 코비드. 그래도 J님과 그 집 아이들을 만난다는데(주변에서 유일하게 한국..

[+3347days] 중간방학1 - Roald Dahl museum

오늘 아침 아이 등교길에 아이 친구 엄마가 크리스마스 방학 계획을 묻는다. 이제 중간방학 끝나고 겨우 숨돌린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여름휴가가 끝나면 크리스마스휴가를 예약하는 패턴이긴하지만, 우리는 코비드로 여행/휴가는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솔직히 내년엔 한국을 봄에 가나, 여름에 가나 잠시 생각해보긴 했지만. 여행계획이 없다면 더 방학계획을 세워야 할 처지지만, 재정문제와 불확실성 때문에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날씨 때문에 밖으로 다니기 어려운 시즌이니 나도 이제 크리스마스 방학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아직 시작도 못한 지난 중간방학 기록이 나의 발목을 붙잡는다. 후딱 올려버려야지. + 아이의 중간방학이 시작되던 주말, 아이의 주말학교 친구 가족이 공원에 오리밥이나 주러가자고 해서 잠시 만났..

[+3331days] 할로윈 2021

(다른 글 두 개를 쓰던 중이었지만 간단히) 할로윈 이야기 먼저. 할로윈에 볼 수 있는 유령보다 더 무서운 COVID가 여전히 극성인데, 가만히 집에서만 보내기는 어려워서 아이와 마카롱을 만들었다. 할로윈 트릿(간식)과 관련된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그 중에서 간단히 해볼 수 있는 것으로 골랐는데 - 별로 간단하지 않았다는 게 함정. 만드는 과정이 길었지만, 먹는 건 순식간이라 약간 허망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이는 과정을 즐겼지만, 너무 달아서 당분간은 만들지 않을 것 같다. 마카롱을 만들기 전에 마카롱 매트라는 걸 살까 말까 무척 망설였는데, 배송시간이 길어서 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지 않은게 다행. 아이는 Trick or Treat!이라는 밤나들이를 가고 싶어했지만, 모르는 사람이 주는 달..

[20211019] (밀린)밥상일기2

9월에 먹은 밥상일기. 치킨샐러드 닭(다리)고기를 먹은 다음날 메뉴는 꼭 치킨샐러드다. 영국은 닭가슴살이 비싸고 닭다리가 싸다. 우리가 주로 사먹는 닭다리는 7~8개들이가 £1.9. 지비와 내가 두 개씩 먹고 누리가 하나를 먹으면 꼭 2~3개가 남는다. 살만 따로 보관해두었다가 샐러드로 먹는다. 닭은 데우면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나는 데우지 않고 그냥 먹는다. 뜨거운 차와 꼭꼭 씹어먹으면 냄새나는 것보다 그게 낫다. 볶음라면 가끔씩 세일하면 두 개씩 쟁여두고 먹던 일본볶음라면(☞ https://www.sainsburys.co.uk/gol-ui/product/nissin-soba-noodles-bag-classic-109g). 여기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볶음라면이다. 예전엔 컵라면으로만 팔았는데..

[20211008] (밀린)밥상일기1

내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블로그와 소셜미디어가 가장 조용한 시간은 금요일, 토요일이다. 가상공간이 아닌 현실공간에서 사람들의 일상이 바쁘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오랫 동안 고심한 글도 이 시간에 올리면 별로 읽히지 못하고 저 멀리 밀려나게 된다. 그런 패턴을 이용해서 오늘은 밀린 글 후딱 올려버리기. 무려 7월이 밥상일기.😬 크림새우파스타 가끔, 종종 등장하는 까르보나라 논쟁. 우리가 까르보나라라고 알고 먹었던 크림파스타가 (이탈리아의 진짜)까르보나라가 아니라는 사실. 나도 영국에 오기 전까지는 몰랐던 사실이다. 영국에 와서 알게된 이탈리아 친구가 까르보나라를 해주겠다고 해서 갔더니 베이컨과 달걀을 삶은 파스타와 섞어 내놓았다. 그때 알게 된 까르보나라의 실체. 부정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여전히 크림..

[+3300days] 아이다움

이번주 폴란드 주말학교 준비물이 가을을 연상시키는 것들 - 낙엽, 밤, 도토리 등등이다. 매년 같은 활동을 한다. 종이 위에 가을을 담은 꼴라주를 한다. 이번주 날씨가 비와 바람이 끊이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라 학교를 마치고 공원에 갈 일이 없었다. 지비 혼자 산책을 나가서 뭔가를 주워오기는 했지만 모두 갈색. 부족한 것 같아 내가 아이 학교 마치고 함께 공원에 가보겠다고 했다. 지난 수요일 하교 후 친구네에서 잠시 놀이 시간을 가진 아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도토리를 발견했다. 아이와 같은 길을 돌아오면서 도토리를 주웠다. 나는 비교적 깨끗한 걸 주우려고 했고, 아이는 무조건 동그란 걸 주우려고 했다. 대 여섯개의 도토리를 주워 집으로 왔더니 지비는 입체적인 건 붙이기 어려울꺼라며 다양한 색깔의 나뭇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