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79

[+22weeks] 잠이 보약

아기가 있는 혹은 있었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대화는 월령(나이)에서 시작해서 잠으로 끝난다. 누리가 밤엔 5~6주쯤부터 깨지 않고 잠을 잔다하면 다들 "fantastic"이라고들 한다. 더 대화를 나눌틈이 있으면 덧붙여 우리와 함께 자서 그렇다고 이야기해준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래도 괜찮냐는 반응인데, 요즘은 누리 혼자 아기침대에 자고 있다고 말하면 다시 "fantastic"이라고 한다. 누리는 병원에서 집으로 와서 잘잤다. 문제는 모유수유였지만, 우리가 밤쯤되면 포기하고 우유를 주면 배불리 먹고 잘잤다. 누리가 깨지 않아도 새벽 2~3시쯤 되면 내가 일어나 기저귀 갈고 우유를 먹였고, 그리고 5~6시쯤 한 번 더 일어나 기저귀 갈기와 우유 먹기를 반복했다. 모유수유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그래도..

[+21weeks] 쬭쬭 치발기

최근들어 이유식을 준비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이유식기며 숟가락을 검색해보고 있었다. 이유식 그릇과 숟가락만 사려고 했더니 보관용기도 하나 둘 있어야겠고, 이유식을 만들 작은 냄비도 있어야겠고, 의자도 있어야겠고, 이도 닦게 될테니 그런 것도 있어야겠고, 목록이 쭉쭉 늘어나는거다. 지금까지 누리는 한 번도 이를 닦은 적이 없다. 이가 없긴 하지만, 입안 청소도 안했다. 그래도 조산사가 그러는 거라기에.( ' ');;하지만 아무래도 이유식을 시작하면 이를 닦거나, 이가 없어도 입안 청소를 해줘야할 것 같아서 그쪽으로 검색을 하다가 누리에게 필요한게 치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스스로 생각한 것 아니고, 스카이프로 지비의 아버지와 통화를 하던 중 아버지가 누리를 보고 그런 말씀을 하셔서 찾아보니, 치발기..

[+20weeks] 띠리리 어린이 동요

음악을 듣기만 하는 타입이이다. 그마나도 95%쯤은 연주곡. 음악도 그렇게 들으니 노래의 가사를 몰라도 이렇게 모르는지는 몰랐다, 동요마저도. 누리에게 동요를 불러주려하니 끝까지 가사를 아는 노래가 없다. 겨우 기억을 복원해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는 '곰 세 마리', '솜사탕', 그리고 '뽀뽀뽀'. 이게 전부다. '학교종', '나비야 나비야' 이런 노래들은 끝까지 알기는 하지만 노래가 짧아서 별로다. 레퍼토리도 없는데 짧은 노래는 레퍼토리의 부실함을 더 절절하게 느끼도록 만든다.대충 생각나는 노래들도 시작해서 부르다보면 "엄마 앞에서 짝짝꿍, 아빠 앞에서 짝짝꿍♪ 띠리리리리 띠리리♬" 가사를 몰라 모든 동요가 '띠리리'로 귀결된다. '안되겠다'하면서 인편을 통해 한국서 동요CD공수결정! 개당 4천원...

[+19weeks] 유모차 보다 휠체어 먼저

런던에서 운행되는 모든 버스는 저상버스다. 시내에 관광용으로 운행되는 일부 9번과 15번 버스를 제외하고. 이 버스들은 구형버스다. 그래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물론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도 버스를 이용한 이동에 어려움이 없다. 그런 이유로 한국에선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지만, 이곳에선 혼자 이동 중인 휠체어를 탄 장애인, 혼자서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엄마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 그래도 저상버스의 시작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위한 배려였을 것 같다. 그 덕을 나를 포함한 유모차를 이용하는 가족들도 누리고 있으니 고마워해야 할 일. 그런데 유모차와 함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다보니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지 얼마 전부터 버스에 이런 광고가 등장했다. 휠체어 이용자들에..

[+18weeks] 아기 피부에 닿는 것들 - 각종 세제들

아기 물품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하면서 포장도 뜯지 않고 그대로 쌓아두었다가 출산이 다가오면서 그것들을 꺼내 씻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기 전용 세탁 세제를 찾아봤다. 한국에서도 사본적은 없으지만 꽤 종류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한국 엄마들이 좀 그런 것에 열심히라, 여긴 일단 제법 큰 마트 가서 찾아보니 없는거다. '이럴 수가'하면서 인터넷을 뒤져 딱 3가지 찾아냈다. 액상으로 에티튜드Attitude, 얼쓰 프렌들리 베이비Earth Friendly Baby 제품이 있었고, 가루형태로 밤비오Bambio. 다른 사람들은 아기 빨래를 어른 빨래와 분리해서는 빨아도 전용 세제는 안쓰나? Earth Friendly Baby® Baby Liquid Laundry Soap 액상 제품 ..

[+17weeks] 백신, 알고 맞히십니까?

BCG를 맞힐 때는 맞힐까 말까를 고민하기도 했는데, 그 뒤로는 그럴 겨를도 없이 그냥 쑥쑥 백신들을 맞혔다. 믿기 어렵겠지만 은근 모범생 기질이 있어 백신 계획표를 받고선 계획표대로 꼬박꼬박 따라가고 있다. 8주 경 처음 백신 맞히기가 시작될 때 대체 누리에게 무엇을 주사하는 것인지 알아나보자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백신이 예방하고자하는 질병들을 찾아봤다. 내 영어가 짧아서이기도 하지만, 그 질병 이름들은 다시봐도 새롭고 몇 번을 봐도 외워지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주 16주로 3차 백신 접종까지 반복했는데 여전히 질병 이름들이 새롭다. 어떻게 발음해야 맞는 것인지는 꿈도 꾸지 않겠다. 8주, 12주, 그리고 16주 접종했고 약간 쉰 다음 12개월에 또 접종이 있다. 영국에 외국인으로 살고 있는 엄마들은..

[+16weeks] 애들 밥통에 손 댄 영국정부

Child Benefit Child Benefit은 아동수당이다. 꼭 영국인(시민권자)이 아니어도 합법적으로 이곳에 체류하는 아동이면 받을 수 있는 걸로 안다. 첫 아이인 경우 주당 £20.30, 두번째 아이부터 £13.40이며 매 4주마다 지급된다. 만 16세까지 또는 전업학생인 경우 만 18세까지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만 20세까지 받기도 한다. Child Benefit은 출생신고 후 HMRC로 서류와 출생신고서를 함께 보내면 받을 수 있다. 현재 누리도 매 4주마다 받고 있다. 그 금액은 누리의 분유 값과 기저귀 값을 커버한다. 아마 다른 집들도 그럴꺼다.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로 부모의 재정상황과 상관없이 아동이면 받을 수 있는 수당이었는데, 영국이 어려워진 후 이 아동수당이 바뀌게 될 ..

[+15weeks] 백일기념사진 개봉 박두!

지난주 토요일 22일부터 시작된 연휴. 아직도 ing다.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온 탓에 세 식구가 집에서 심심해서 몸을 배배꼬며 보냈다. 그 와중에 12월 27일 누리가 드디어 백일을 맞았다. 백일 같은 건 기념하지 않는 것이 이곳 문화인데, 반은 한국사람이니 한국식으로 사진만 찍기로 결정. 사진하는 지원씨에게 부탁했는데, 영상으로 밥먹고 사는 인서씨까지 덤으로 따라오셨다. 본의 아니게 영상까지 남기게 됐다. 고마워요, 지원씨&인서씨. (^ ^ ) 사진은 아직 지원씨 손에 있다. 위의 두 장은 백일기념 사진 촬영을 기념(?)하기 위해 담았고 아래 사진은 그냥 번외로 찍었다. 엄마 아빠 옷이 후줄근하다고 탓하기 없기! 결과물은 다음 편에. To be continued., I will be back.( ' ..

[+14weeks] 기저귀도 대민서비스!

천기저귀 빨며 징징대며 '백일만 버텨보자'고 했던 것이 엊그제인데, 내일이면 벌써 누리 백일이다.( i i) 고백 먼저하자면 그 동안 천기저귀를 써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예 안쓴 것도 아니고, 하루에 두 서너 시간 정도만 쓴 것 같다. 아기를 병원에서 데려오고서 엄마는 천기저귀도 좋지만 몸이 힘드니 그냥 종이 기저귀를 쓰라고 했다. 몸조리를 도와주지도 못한 것에 대한 걱정이 더해져 전화 할때마다 기저귀 뭐쓰는지 물어보곤 했다. 나도 아주 강단 있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기저귀 가는 것도 익숙하지 않아 엄마가 시키지 않아도 그리할 예정이었다. 병원에서 데려오고 한 동안은 익숙하지 않은탓인지 늘 소변이 흘러 누리 옷과 침대 시트가 축축해지곤 했다. 그땐 가장 작은 사이즈의 기저귀도 커서 그랬던 걸까? 제대로 ..

[+13weeks] 애 딸린 엄마 大환영!

아기를 낳고 보니 애 딸린 가족은 어디에서도 환영받기 쉽지 않은 존재라는 걸 알았다. 특히 어린 아기. 주변에 많은 커플들이 있지만 아이는 커녕 결혼도 아니한 커플이 대부분이고, 결혼해 사는 커플들도 이 땅에 이민자로 살면서 아기를 가지는 건 언젠가는 하겠지만 당장은 미루는 것이 당연한 숙제처럼 보인다. 주말에 뜬금없이 전화해 급모여 차 한 잔 나누던 친구들도 만나기 쉽지 않아졌다. 친구들은 우리 스스로 멀어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런 면도 있다. 일단 누리를 데리고 나갈 수 있는 반경이 제약되어 있고, 누리의 찡찡이 늘어나는 늦은 오후와 저녁 시간을 피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하여간 그렇다. 우리를 환영해줄 곳은 한국의 집뿐이다. 이미 알고 지낸 사람들에겐 비록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