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82

[taste] 푸우 코너 Pooh Corner

웨이크허스트에 다녀온 날 함께 다녀온 하트필드Hartfield의 푸우 코너Pooh Corner. 네, 우리가 아는 디즈니의 곰돌이 푸우 말입니다. 퉁퉁하고 느릿느릿한 애, 아니 곰. 푸우의 고향은 미쿡 디즈니동 아닌가 했는데, 원저작이 되는 동화는 영쿡산이라 푸우의 고향이 영국이었다. 이 곳에 가봐야겠다는 영감을 준 글이다. 푸우 코너에서 할 거리, 볼 거리를 잘 담았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구요. 이 자리를 빌어 저도 고마움의 인사를.. 꾸벅. ☞ 영국, Hartfield, 곰돌이 푸우(pooh) 마을에 가보자 http://gozel.egloos.com/2968673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푸우 원작동화를 만든 앨랜 알렉산더 밀른이 이 하트필드가 고향이다. 이후에도 이 곳에 시골집을 두었는데 이 곳..

[taste] 웨이크허스트 Wakehurst Place

큐가든 회원에 가입하면 큐가든 외 웨이크허스트Wakehurst란 곳도 (무료로) 갈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지비가 놓칠 일이 없다. 그러나 거리가 상당해서, 지난 봄 웨일즈에 다녀오고서 누리와 1시간 이상의 이동이 필요한 여행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주말에 가 볼 곳에 끼지 못했다. 그러다 푸우 코너 Pooh Corner라는 곳을 발견하고 가보자고 지비와 이야기했는데, 알고 보니 그 푸우 코너가 웨이크허스트와 20~30분 거리라서 함께 가보기로 했다. 큐가든이 식물원이라면, 웨이크허스트는 잘 가꿔진 (공원 규모의) 정원을 가진 대저택 정도. 엘리자베스 1세의 집이라고 한다(맞나?). 마침 우리가 간 토요일 이벤트로 저택, 보통 mansion이라고 한다,이 일반인에겐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둘러보지 못했..

[book]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와타나베 이타루(2014).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정문주 옮김. 더숲. 스위스로 여행 온 선배 부부에게 부탁해 받은 책이다. 기대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쉽게 읽었다(재미 없는 책은 읽는 게 고역이다). 프리터로 살던 글쓴이가 아버지의 헝가리행 안식년에 동행한 후 농업 관련 대학으로 진학, 유기농 관련 업체에서 일하다 시골로 내려가 천연효모와 자연재배 재료로 빵을 구우며 사는 이야기다. 한 줄로 줄여보면. 그런데 이 한 줄을 풀어보면 그 안에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다. 프리터로 소모적으로 살아야 하는 젊은이의 인생이 그러하고, 부패한 유기농 관련 업체 현실이며, 우리 먹거리에 스며들어 있는(혹은 장악하고 있는) 이윤추구의 시스템이 그러하다. 유행했던 책이니까..

[life] 또 비행기를 놓쳤다.

결혼 15주년 기념 여행을 오는 S & S 선배들의 스위스 여행에 며칠 끼기로 하였다. 사실은, 하룻밤 밥+술이나 먹자고 스위스까지 날아가기로 했다. 눈치 볼 것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는 지비와 달리, 선배들의 휴가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았고, 선배들이 원하는 날짜에 항공편을 찾는 것도, 또 그 날에 우리가 저렴한 항공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요래조래 맞춰서 겨우 스위스 바젤에서 만나 하룻밤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그나마도 바젤로 바로가는 건 비싸서, 또 바젤을 이틀씩이나 볼 게 없을 것도 같아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그로 하루 먼저 가서 구경한 다음 하룻밤 자고, 스위스 바젤로 기차를 타고 가서 선배들을 만나 하룻밤 보내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그게 올해 내 생일 선물이었다. 그런데, ..

[food] 주간 밥상

사실 내가 요리를 잘 하는 사람도 아니고, 요리하는 방법을 구구절절 올릴 것도 아니면서 음식 사진 올리는 게 좀 부담스럽기는 하였다. G선배가 한 번은 못먹어본 사람들이 음식 사진 올리며 빈티 낸다는 비슷한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는데(그럼에도 G선배는 올릴꺼라면서 메롱 하신), 난 그런 건 아니다. 그보단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 구경다니는 블로그 중에 진짜 요리가 직업이신 분들도 있는데, 그 분들도 구구절절 올리지 않더라면서 나도 '주간 밥상'으로 대체하기로 하였다. 한마디로 '몰아서'. 물론 블로그가 직업이면서 요리 과정을 상세히 올리는 분들도 있다. 나는 그분들의 도움으로 이곳에서 연명하고 산다. 이 자릴 빌어서 고마움의 인사를 - 꾸벅! 돼지갈비양념 스테이크 이름이 요..

[etc.] 사부님네 BBQ

지비가 하는 아이키도 - 사부님이 여름을 맞아 집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다지 크지 않은 그룹이라, 열 명 내외가 함께 운동한다, 격이 없이 지내는 사이는 아니라도 멀지도 않아서 그런 파티가 일년에 한 번은 열리는 모양이다(가서 들어보니). 대단한 의미라기보다 여름 휴가철 영국인 가정엔 종종 있는 일이다, 가든이 있다면. 우리도 바베큐는 좋아하지만 가든이 없어서 늘 바베큐를 그리워하며 지내다 이 소식에 '이 때다!'했다. 그런데 약속되었던 지난 주말은 비가 와서 바베큐가 한 주 연기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고 싶어하던 다른 일정과 겹치게 되어 난감했지만, 지비가 꼭 가고 싶어하던 자리여서 이 번은 지비에게 양보했다. 그런 사정으로 갈 때는 마음이 무거웠는데 가서는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

[taste] 생축 기념

지난 주에 생일이 있었다. 지비는 일주일쯤 스코틀랜드로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지난 봄 3시간 거리 웨일즈에 다녀오고 누리가 장거리 여행을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1시간 이상 이동해야하는 여행은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는 없는 계획으로. 대신 이달 말 가까운 곳으로 짧은 여정을 잡아놔서 생일은 집에서 차분하게 보냈다. 친구들을 불러 밥이라도 먹을까 생각하였다가 내 생일에 내가 음식하기 싫고, 나가서 먹는 저녁은 누리가 견디기 힘들 것 같아 그냥 두었다. 대신 생일 전날, 당일 이틀 지비가 휴가를 내었기 때문에 편하게 쉬었다. 니키의 빵집 Nikki's Bakery 생일 전날 오전엔 누리, 지비 그리고 나 함께 수영장을 갔다. 누리에게 수영을 계속 시키고 싶은데, 누리는 싫어하고. 나는 ..

[food] 쌀국수 pho

날씨가 더우니 뭘 잘 안해먹게 된다. 정말 대충. 더군다나 '누리'라는 핑계도 있어서 정말 대충 먹었다. 그래도 주말이면 닭이나 돼지고기을 양념해서 오븐에 넣기만 하면 되는 음식으로 먹는다. 그 중에서 닭다리 2개를 빼놨다가 베트남 쌀국수를 만들었다. 나물씨 책보고. 베트남 쌀국수 내가 생각하기에 베트남 쌀국수의 생명 1호는 국물/육수, 2호는 쌀국수, 3호는 숙주와 라임이다. 그런데 숙주를 구하지 못했다.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서 파는 숙주는 포장이 너무 커서 늘 다 먹지 못하고 버린다. 그래서 조금 먼 W마트에 가서 작은 포장으로 사려고 했는데 다 떨어지고 없는 것이다. 그래서 숙주 없이 만들었는데, 많이 아쉽다. 어떤 사람들은 쌀국수의 생명으로 코리안도/고수를 꼽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좋아하지 않으니..

[taste] 메이필드 라벤더 농장 Mayfield Lavender Farm

지난 주말에 다녀온 메이필드 라벤더 농장 Mayfield Lavender Farm. 얼마 전에 런던에서 알던 M씨의 언니가 찍어올린 사진을 보고, '런던에 이런 게 있나'했는데 그 즈음 지금은 한국에 있는 C가 친구가 가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가냐고 물어왔다. 자신은 런던 떠난지 오래라 방향감각 상실이라며. 그 때 알게 되면서 지비와 언제 한 번 가보자고 이야기 나눴다. 이곳은 라벤더가 개화할 때만 여는 농장이라 6월부터 9월 정도까지만 개방한다. 별 일 없는 지난 일요일 길을 나섰다. 한인 타운이 있는 뉴몰든 보다도 더 남쪽으로 집에서 출발할 때 네비게이션이 말한 소요시간은 40분쯤이었는데, 내가 운전을 해서 간 결과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가보니 어떻게 알고들 왔는지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부터 지역주민..

[taste] 아웃사이더 타르트 Outsider Tart

어제는 정말 일요일 같은 일요일은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먹고, 집안 청소하고, 점심먹고, 오후엔 집 가까운 곳에서 친구 만나 커피마시고, 다시 저녁먹고. 그렇게 보내고도 아쉬움이 남는 정말 일요일 같은 일요일. Outsider Tart 이 집은 북쪽 런던에 사는 지비의 친구 가족이 차를 마시러 오면서 이 집에 꼭 가보고 싶대서 우리도 처음 가봤다. 미국식 디저트를 파는 집이라나. 프랑스식 빵집, 벨기에 디저트집 다 놔두고 왜 미국식 디저트냐 싶었는데 가보고 분위기도 편하고, 맛도 좋아서 우리끼리도 몇 번을 갔다. 누리를 생각하면 화장실이 영 불편하기는 하지만, 집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기저귀 때문에 번거로울 일이 별로 없다. 다만 인근 많은 까페, 레스토랑과 달리 그닥 패밀리프렌들리는 아니다.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