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6년 46

[food] 딸기 크림치즈 케이크

2주 전 지비의 생일에 만든 딸기 크림치즈 케이크. 사실 만들려고 했던 케이크는 생크림 케이크였다. 간단한 저녁 식사 후 먹기 전까지 생크림 케이크라고 생각했다. 만들면서 크림의 맛을 보기는 했지만, 시판 생크림이라 맛이 그런 줄 알았다. 꼭 오래되서 다 꺼져버린 생크림 같았다. 맛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같았던 건 그 회사에서 만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먹으면 먹을 수록 이상해서 크림의 포장을 확인해보니 '휘핑된 크림치즈'였다. 이날은 빵을 구울 때부터 뭔가 잘 풀리지 않았다. 평소에 만드는 머핀이나 케이크는 우리가 기대하는 케이크 빵의 느낌이 나지 않아 케이크 시트지를 사려고 했는데, 원하는 크기가 없었고 그나마도 케이크 시트지가 맞는지 의심이 갔다. 그래서 빅토리아 스폰지 케이크 믹스를 사다 ..

[life] 먹고 또 먹고

부활절과 크리스마스는 한국으로 치자면 설날과 추석. 기념하는 것은 다르지만 비중으로 치면 그런 휴일/연휴다. 그러니까 명절. 한국의 명절이 그렇듯 여기도 이 기간에 정말 많은 음식들을 준비하고, 또 먹는다. 연휴 시작 전 - 지비 생일 연휴 시작 이틀 전이 지비의 생일이었다. 이날 쉬고 싶었으나 부활절 연휴과 이어 쉬기 위해 생일 다음날 하루 휴가를 냈다. 생일이니 케이크는 한 조각 먹어야 할 것 같이서 준비했다. 직접 만들어본 생크림 케이크인데, 직접 먹어보기 전까지는 생크림인 줄 알았다. 나는 만들면서 맛을 잘 보지 않는 특이한 사람. 별 이야기는 없지만, 다음에 더 풀어서 따로. 연휴 첫 날 누리가 거의 일주일만에 외출을 한 날. 오래전에 예약해둔 트램폴린 실내 놀이터에서 잠시 놀고, 아시안 식당에..

[etc.] 공간의 재구성

한국의 아파트에서 비해서 넓지는 않지만, 우리 셋이 살기엔 좁지 않은 집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늘어만 가는 누리의 짐, 정리되지 않는 짐으로 집이 점점 좁게 '느껴지는' 요즘. 다시 공간을 재구성하겠다.. 마음 먹은지 벌써 몇 달. 그대로 어수선한 집이 방치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칼을 빼들었다. 2주간의 방학, 정확하게는 5일간의 부활절 연휴를 계기삼아 정리를 해보겠다고. 요즘 부쩍 소셜미디어에 오르내리는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라도 '어수선 하지 않은' 공간에 사는 것이 소망이다. 지비는 우리집이 적당한 수납공간이 존재하지 않고, 플랏(아파트)니까 어쩔 수 없다, 특히 모든 가구와 물건이 수평적으로 존재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지비는 수납공간이 될 수 있는 ..

[food] 브레드푸딩 Bread pudding

남은 빵으로 해먹는다는 브레드 푸딩. 빵을 매일 먹다보니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에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빵이 남을 일이 잘 없다. 먹기 바쁘고 사다놓기가 바쁘다. 그러다 요즘 식욕이 떨어진 누리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 오랜만에 곰돌이 빵틀을 꺼냈다. 지난해 한국에서 사와 돌아오고 바로 몇 번 해주었는데 빵낭비(?)가 심해 잘 해주지 않았다. 특히 우리는 작은 크기의 빵을 먹기 때문에 이 곰돌이 빵을 만들기 위해 큰 빵을 사야 한다. 게다가 우리가 주로 먹는 호밀빵은 흰색빵보다 잘 만들어지지 않아 곰돌이 빵을 위해 평소에 잘 먹지 않는 큰 크기의 흰색빵을 굳이 사야했다. 그러다보니 절로 만들어주지 않게 됐다. 사진으로는 안보이지만 곰돌이 눈, 코, 입도 찍힌다. 다음에 가서 헬로키티도 사올까 싶다. 예전엔..

[coolture] 청각장애 아동을 위한 수화 프로그램 - Magic Hands

우리집의 TV는 주로 BBC1 또는 BBC News가 고정이었다. 그런데 누리가 태어나고서는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에 고정되어 있다. 밤에 뉴스를 보고서도 지비는 TV를 끌 때 Cbeebies로 맞춰 놓는다. 공부하고 했던 일이 있어 아이에게 TV는 안보일 것 같지만, 공부하고 일 했던 사람의 관점으로 볼 때 Cbeebies의 프로그램들은 꽤 괜찮다며 느슨한 편이다. 아이의 영어를 걱정하는 주변의 한국 엄마들에게도 막 권장한다. 느슨한 TV보기 - 이건 창의력 없는 엄마의 변명이기도 하지만 정말 Cbeebies의 유아프로그램들은 수준이 높다. 일단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내용이 그렇고, 언어가 그렇다. 신나는 모험보다는 아이들의 일상 - 놀이터가고 학교가고 그런 일상이 주요 소재다. ..

[food] 달걀빵

얼마 전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달걀빵. 사실 달걀빵을 먹어본 것도 한 두 번인 것 같은데 그 날 이후로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땐 먹어줘야 한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레시피는 시판 핫케이크 가루를 이용해 종이컵에 담아 전자렌지로 요리한 초간단 레시피였다. 2월에 있었던 팬케이크 데이에 누리가 잘 먹어서 가끔 끼니로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사둔 핫케이크 가루가 있어 만들어봤다. 마침 다가오는 부활절도 준비할 겸. 달걀빵 소셜미디어 초간단 레시피 몇 가지를 보니 공통적으로 추려지는 재료와 주의점이 있었다. 재료 : 핫케이크 가루, 달걀, 치즈, 토마토, 햄 약간, 파슬리 약간, 버터 약간 주로 mixed size의 15개들이 프리 레인지(풀어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사먹는다. 대형 마트에선 규격화된..

[etc.] 2주 단위 생활

2주들 누리와 또래 아들이 있어 가까이 지내는 Y님과 3월 말에 시작되는 부활절 방학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어떻게 아이님들을 엔터테인할 것인가를 이야기 나누다보니 방학이 성큼 다가와 이번 주에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다음 주말이 되어야 부활절 방학이 시작된다. 꽉차지는 않아도 대략 2주를 기다려야 한다. 2주 간의 부활절 방학이 끝나고, 2주 뒤면 짧은 여행을 간다. 여행을 다녀와서 2주 뒤에 한국에 간다. 한국에서 돌아와 다시 2주가 지나면 휴가를 간다.그리고 휴가에서 돌아와 2주가 다시 지나면 6주간의 여름 방학이다.여름 방학이 끝나고 2주 뒤엔 누리가 4살이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9월이 성큼 다가온다. 이렇게라도 버텨보자. 봄나들이 쫑쫑쫑 3월 말까지 긴 겨울이 될꺼라..

[etc.] 유기농 vs 공정무역

오늘 문득 누리가 바르고 있는 오일 박스를 꼼꼼히 읽어보게 됐다. 출산 전에 여기저기서 받은 무료 샘플 로션, 샴푸 같은 것들을 다 쓰고 사게 된 제품이 그린피플이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때 마침 누리가 크래들 캡 Cradle cap이라는, 한국말로 찾아보니 지루성 두피염인듯한, 증세가 있었는데 조산사가 해바라기 오일이나 올리브 오일을 추천해서 해바라기 오일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아기 바디용 오일을 찾아 발견한 회사와 제품이었다. 제품에 만족해서 바디 오일뿐 아니라 이후 얼굴 로션, 아이용 선크림 등 여러 가지 제품을 사서 썼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오일은 여름에는 바르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계절에 상관없이 이 오일을 목욕 후 얼굴과 온몸에 발라준다. 여름엔 외출할 때 썬크림을 발라..

[etc.] 토스터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토요일 오랜만에 누리를 놀이터에 데려가 한 20분 놀렸다. 추운 날씨에 된통 걸려 누리는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만 3일 간의 감금 생활을 해야했다. 기력을 회복하고 오늘 다시 어린이집에 갔다. 나도 4일만에 마셔보는 바깥 공기 - 아!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라서 누리를 안고 주차장으로 뛰어야 했다. 누리를 어린이집에 넣어놓고 금쪽 같은 시간을 이용해 마트에도 다녀오고, 집 청소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안은 어수선. 3일 동안 누리가 만들어놓은 공예물(종이접기, 스티커 붙여 놓은 색종이, 도장찍은 종이)를 그대로 남겨두니 그렇다. 그래도 하나라도 모르게 버리면 꼭 묻는다. "마미.. 그거 어딨어?" 버릴 때도 꼭 허락을 받고 버려야 한다. 아니면 보는데서 버리던지. 청소하고 커피 내려 자리에..

[keyword] 고객 in UK

지난 월요일 누리와 실내 놀이터에 갔다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끔 가는 리테일 파크(쇼핑상가) 내 M&S에서 운영하는 까페에 갔다. 약간 늦은 점심이라 늘 붐비는 까페도 한산했다. 누리는 크로와상에 크림치즈를 발라 먹겠다 했고, 나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려고 마음 먹었다. 계산대로 향해 줄을 섰다. 누리가 쟁반을 자기가 든다고 하고, 나는 조심해라 하고 둘이서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앞에선 할아버지가 "that's very nice(멋지네)" 어쩌고 그런다. 그 와중에 누리가 잡은 쟁반을 나도 잡느라 정신 없이 계산대 앞에 서 커피를 주문하려는데 직원이 부분 정전으로 계산과 뜨거운 음료 주문이 안된다며 우리가 들고 있는 음식은 오늘 무료라는 것이다. "seriously?(진짜로)"라고 내가 재차 물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