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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일기/2011년37

[food] 피자 예전에 일주일이 두번 요가를 들을 땐 요가 듣는 날 일주일에 꼭 한 번 피자를 먹었다. 요가 수업 때문에 늦어진 저녁을 급하게 해치우는데 피자만큼 쉬운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라면격이 유럽에선 냉동피자가 아닐까 싶다. 몸에 좋은 요가하고 왜 피자를 먹을까 생각해본 일이 있지만, 몸 생각하며 음식 챙겨먹기에 우린 너무 허기가 졌던 것. 꼭 요가를 하지 않아서는 아니지만 근래들어서는 피자를 잘 먹지 않는다. 다른 채소와 치즈를 얻어 오븐에 구워도 패스트푸드는 패스트푸드인지라 자연히 멀어지게 됐다. 또 질긴 도우가 씹기도 힘들고해서. 어느날 TV에서 본 JUS-ROL이라는 제품의 광고를 보고 나는 손수 만든 피자를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제품이라면 페스트리 같은 부드러운 도우의 피자가 만들어질.. 2011. 11. 17.
[book] 꽃같은 시절 공선옥(2011). . 창비. 언젠가부터 글 좀 쓰고, 말 좀 하는 사람들의 책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책들은 '한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에 살면서 한국 소식에 귀닫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내 봇짐을 어디에 풀어야 하는가를 아직 고민중이라 한국이야기가 그렇게 적극적으로 읽혀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은 마시라.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조금 넓은 시야로 정치와 경제를 보게됐고, 그럴려고 노력중이니까. 하여간 '사회' 관련 책들은 아무리 재미있게 읽었어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 다시 읽어지기 어렵다는 생각에 '문학'으로 가까이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 생각 끝에 소설책을 아무런 가책없이 평소보다 많이 주문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렇게 고른 책이 이다. 공선옥이 참 익숙한 .. 2011. 11. 15.
[film] Sing Your Song 올해 55th BFI Lodnon Film Festival에서 본 유일한 영화. 부산국제영화제를 못보는 대신 혼자서 이거라도 꼭 보자라는 마음으로 고른 영화. 물론 나는 Education Screening에 신청해서 무료로 봤다. Education Screening은 교육적인 목적으로 아침 1회 시간에 무료로 상영하는 섹션. 대부분 학생들이 관객이다. 이 섹션의 영화들은 젊은 감독들이나 어린이들이 만든 영화들도 많지만, 기존 상영작 중에서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들도 포함된다. 사실 이 영화는 Education Screening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시간되는 목요일 오전 작품 두서넛 중에서 고른 영화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전날밤은 심각하게 아파 영화를 포기하려고 하였다. 마침 함께 영화 보기로.. 2011. 10. 27.
[book] 가난뱅이의 역습 마쓰모토 하지메(2009). . 김경원 옮김·최규석 삽화. 이루. NHK의 워킹푸어에 실망하고 가능하면 일본발 책은 사지 않으려고 했다. 그냥 이 책은 최규석의 만화책인줄 알고 샀다. 책을 받고서 약간 당황했지만 그 묶음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이다. 이유는? 책이 가벼워서. 물리적인 무게가 무지 가벼웠다. 이런 책 좋아한다. 무거운 책 들고다니는 건 너무 고역이다. 책의 무게도 가볍고 화법도 가볍지만, 번역을 잘한 건가?, 그렇다고 내용마저 가벼운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을 즈음 한국의 야권 정당들이 통합을 하네, 합당을 하네 그러고 있었다. 그런 이슈에 관한 나의 입장은 워낙 선명해서 한국의 문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통합이든 합당이든 참 오래된 틀 속에서 요란하게 서로에게 상처.. 2011. 10. 25.
[life] 여행가가 직업이려면 얼마전에 지인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 갓 스물이 넘은 청년을 만났는데, 한국인, 자신을 포토그래퍼라고 소개했다는거다. 그런데 요렇게 조렇게 나이를 따져봐도 사진을 공부하기엔 이른 나이였던 것. 그래서 물었더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영국에 왔고, 그런데도 자신을 포토그래퍼라고 소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인은 그 당당함이 부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그 당당함 속에 넣을 수 있을지 부럽기만한 나이든 여자들의 대화였다고나 할까. 지난 주 여행을 가면서 볼런티어로 하는 라디오를 쉬어야겠다고 하니 함께 하는 B언니가 '니가 여행이 직업이냐'는 말에 착안하여 나도 직업을 여행가라고 할까라고 잠시 생각했다. 그런데 그러기엔 나는 input만 있고 out.. 2011. 10. 20.
[plant] 빨간 토마토 일주일이 넘도록 파랗기만 하던 토마토가 여행가기 바로 전날 아침부터 노래지기 시작하더니 오후가 되어서는 빨간색은 아니어도 주황색이 되었다. 더 붉어지는 것은 보지 못하고 나흘간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가서도 플랏메이트가 부탁한 것처럼 물을 주었을까, 말라 죽지는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집에 오자말자 들여다보니 토마토가 완전히 붉어졌다. 귀여운 것들.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먹을 수가 있겠냐. 그래도 언젠간 먹어버리겠지. 짐승.(>.< ) 201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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