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44weeks] 누리는 투병中

토닥s 2013. 7. 28. 20:52

누리가 아프다.   정확하게 말해 나아가고 있는 중.  지난 수요일 아침 일어나니 콧물이 찔끔해서 지비랑 "왜 이래?"했는데, 오후되고 저녁되니 콧물이 줄줄.(ㅜㅜ )  밤에 콧물 때문에 한시간 ~ 한시간 반 간격으로 칭얼대서 누리도 나도 잠을 잘 못잤다.  그 순간에도 지비는 틈틈이 잘 잔다.






다행히 목요일 오전 GP(보건소 격)에 베이비클리닉이라 데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GP에 가니 베이비클리닉은 맞지만 그건 성장체크나 예방접종을 할 수 있지, 아픈 아이를 보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내일 올래?"하는 접수원에게, "아기가 아파 아기도 나도 잠을 못잤다"하니 콧물 줄줄 누리 얼굴 한 번 보더니 성장체크를 하는 의사의 웨이팅 리스트에 올려줘서 15분 정도 기다려 의사를 만났다.


체온체크하고, 귓속을 보더니 체온은 괜찮은데 입주변(목)과 코가 감염이 되었고, 귀 안도 약간 붉어졌다고 했다.  다행히 폐는 괜찮으니 항생제를 쓸 필요는 없지만, 처방해주는 감기약을 먹고 이틀 정도 경과를 본 후 차도가 없으면 항생제를 먹여야 한다면서 항생제 처방전도 주었다.  사실 영국에선 돌 이전엔 웬만한 감기엔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다고 들어서 갈까 말까 망설였다.  하지만 항생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니 GP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에게 경과가 있는지 없는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애가 아프면 웃지도 않고 놀지도 않는다면서.  물론 잘 먹지도 않고.  누리가 콧물을 흘려서 오랜만에 긴팔을 입혔는데 어째야할지를 모르겠다하니 이미 체온이 약간 오른 상태기 때문에 열이나면 긴팔 옷이 덥다면서 짧은 팔을 입히는 게 좋겠다고.  막힌 코는 어쩌나, 우유를 더 줘도 되나 그런 자질구레한 질문을 더하고 처방전 두 장을 받아들고 나왔다.  한 장의 처방전은 감기약과 코를 위한 식염수, 다른 한 장은 항생제를 위한 것이었다.  의사는 두번째 처방전을 가지고 있다, 꼭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쓰라고 했다.


최근에 수영장을 다녀온 일도, 날씨가 덥다고 짧은 보디슈트만 입힌 것도 걸려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사람들한데 옮는거라면서.  항체가 없어서 걸릴 뿐, 걱정하지는 말라면서.  '어떻게 걱정을 안합니까?'만은 가능한 릴렉스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성격상 그런 거 참 안되는데.  릴렉스.. 릴렉스..하면서.( _ _);;


약국에 들러서 약을 받아들고 왔다.  누리는 16세 미만이라 처방전을 통해서 받는 약은 무료다.




약을 건네주면서 2.5ml씩 먹이되 하루에 네 번 이상은 먹이지 말라고 한다.  네 번 이상 먹이지 말라는 건 알아듣겠는데 2.5ml를 어떻게 아냐고 했더니 숟가락을 하나 준다.  한쪽은 5ml, 한쪽은 2.5ml.  '오.. 신기..'.  잘 챙겨놨다가 다음에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마음 고쳐 먹고 다음엔 쓸 일이 없기를 바라기로 했다.


파라시타모paracetamol가 들어있는 약을 이틀쯤 먹이니 줄줄 흐르던 맑은 콧물이 조금씩 걸쭉(?)해지기 시작했다.  코 아래 흘러내린, 그리고 말라버린 콧물이 웃겨서, 만화 같아서 찍어두려고 했는데 저도 인격이 있는지 사진촬영을 극력하게 거부한다.

파라시타모는 감기약 성분인데, 완전 만병통치약 격이다.  출산전에 진통이 오면 그때도 파라시타모를 먹으라고 한다.






다음주에 지비 고향에 가서 여러가지로 신경이 쓰인다.  계속 이집저집 다니면 누리가 다시 피곤해져 감기가 낫지 않고 오래 갈까 걱정이고.  집집마다 애들이 있어서 누리가 감기를 옮길까 걱정.  그래서 지비는 처음부터 항생제 먹이는건 어떨까라고 했는데, 그럼 다음에 어렵다고 말렸다.  다행히 감기약만 먹고 나아지는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누리는 아파도 평소랑 다름 없이 잘 먹는다.  이유식을 먹던만큼 먹고 우유를 좀 더 먹는 것 같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지금도 아파도 잘 견디는 것도 같다.  얼릉 나아라, 누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