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33weeks] 피해가기 어려운 임신부 튼살

토닥s 2012. 8. 24. 01:42

밀린 Newbie Story ①

8월이 됨과 동시에 가족들이 런던에 왔다.  지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보내고, 이틀 동안 청소와 빨래 그리고 낮잠을 번갈아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수요일.  모르는 사람은 벌써 애 놓으러 간 줄 알았겠다.  그 와중에도 틈틈이 생각은 했는데 올리지 못한 꺼리들 어서 올려야겠다.



영국하면 떠오르는 건 비와 구름의 이미지이지만 난방 방식이 한국과 다른 탓에 처음 영국에 온 사람들은 건조함을 많이 느낀다.  비는 자주오지만 공기는 건조한 이상한 나라.  그 때문인지 바디로션과 같은 제품들을 선물로 주고 받는 일이 많다.  돈주고 사본적은 없는데 늘 사용하지 않는 바디로션이 2~3개는 있었던 것 같다.  태생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편이라 잘 발라야지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임신을 하고나서는 살이 트는 것을 걱정해서 의식적으로 바디로션을 챙겨발랐다.


임신을 하고서 음식, 입덧 그런 것들과 함께 찾아본 것이 튼살방지용 크림과 오일이었는데, 임신 초기엔 굳이 비싼 튼살방지용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결론내리고 집에 있는 바디로션을 다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엔 250ml짜리 바디샵 바디로션을 4~6개월 정도 썼는데 이 기간엔 듬뿍듬뿍 한 달 약간 넘는 시간만에 다 써버렸다.  러쉬 바디로션도 마찬가지.


임신 18주쯤되서 배가 조금씩 불러오기 시작할 때 튼살방지용 크림을 사서 바르기 시작했다.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은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지만, 지론은 지론이고 현실은 현실인지라 그냥 슈퍼마켓형 약국인 boots에서 구입해서 썼다.  boots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것 중 3가지 정도가 내 관심사에 들어왔다.  나름 전략이랍시고 임신초기엔 저렴한 것을, 그리고 후기엔 비싼 것을 써보자고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처음으로 쓴 튼살방지용 크림은 Palmer's의 제품이다.


Palmer's Cocoa Butter Formula Massage Cream for Stretch Marks


125g에 £6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했다.  찾아보니 한국에서도 구입가능하고, 사용하는 모양이다.  그다지 배가 나오지 않은 시기 구입해서 쓴 제품이라 효과가 있는지, 어떤지는 말하기 어렵다.  단지 개인적으로는 지나치게 달콤한 코코아 냄새가 너무 힘들어서 어서 써버리고 다른 제품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흡수도 그럭저럭 정도라 나쁘지는 않지만 좋다고 하기에도 뭣한 정도.  물론 가격만은 아주 좋다.

꼭 튼살방지용 크림이 아니라도 코코아 버터 주재료로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다.  일반 바디로션에서 립밤까지.  건조한 피부에 있어서만은 전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나더러 다시 써보겠냐면 글쎄-.  이유는 단 하나, 지나치게 달콤한 향 때문에.


Johnson's Skin Perfecting Oil Spray for Stretch Marks


익숙한 존슨 앤 존슨 제품을 두번째로 썼다.  존슨의 일반 오일과는 달리 튼살 전용 오일이다.  인터넷의 평가가 좋아서 혹하고 구입했다.  150ml에 £10정도.  100ml가 £7정도였는데 마음은 작은 용량을 써보고 좋으면 큰 용량으로 사고 싶었지만 100ml짜리는 일반 캡인데 150ml짜리는 스프레이형이라 큰 용량으로 구입했다.  바디오일은 쓰다보면 용기를 깨끗하게 쓸래야 쓸 수가 없다.  늘 용기로 흘러내려 용기가 미끄덩.  스프레이형이면 몸에 칙칙 뿌리고 맛사지하듯 바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스프레이형으로 구입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오판이었다.  스프레이로 칙칙 온몸에 뿌리고 나면 몸의 열기때문인지 오일이 말라버린 느낌이라서 골고루 바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은 손에 칙칙 뿌려 몸에 발라야했다.

흡수는 존슨의 일반 오일보다는 좋지만 아주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렵다.  튼살 방지 효과?  광고문구엔 기존의 튼살도 4주면 눈에 보일 정도로 줄어든다고 되어 있지만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살이 새롭게 트지 않은 것도 사실인지라 효과가 없다고 하기엔 그렇고.  잘 모르겠다.



Bio-Oil


마지막으로 구입한 Bio-Oil.  Boots에 갈 때마다 눈에 띄여서 궁금했는데, '아로마 오일도 아니고 Bio-Oil은 뭔가'하면서 마침내 그 용도를 알게 된 오일.  사람들이 많이 쓰는 오일인지 Boots마다 눈에 띄이는 곳에 진열되어 있다.

125ml에 £15정도다.  역시 튼살 방지 효과가 탁월한지 알 수는 없으나 흡수와 발림만은 참 좋다.  가볍게 발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약한 허브향이 있어 더운 여름날씨에 바르면서도 상쾌한 향이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구입한 오일이 바닥을 보여 새로 구입할 예정이다.  흉터는 물론이고 피부톤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임신 과정의 튼살이 아니어도 계속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 가지 제품 중 다시 구매하고 싶은 제품은 마지막으로 구입해서 지금 쓰고 있는 Bio-Oil이다.  튼살 방지 혹은 제거 효과가 탁월한지는 모르겠지만 일상적인 바디 오일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 형편에 맞춰 저렴한 것에서 비싼 것으로 써보자는 전략 아래 노력해서 튼살을 방지했냐고?  아쉽게도 '아니다'다.  나 역시 트고 말았다. 

나보다 두 달 정도 앞서 임신을 한 E님이 30주가 넘어가면서 살이 트고 말았다는 글을 보면서 '나는 아직도'라며 내 전략이 경제적으로 맞아들었다고 내심 좋아했는데 33주차에 튼살을 발견하고 말았다.  사실 33주차에 발견한 것이지 언제부터 튼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걱정했던 부위는 배와 가슴 부위였는데, 살이 튼 곳은 아랫배.  우리집엔 전신거울이 없다.  사실 배꼽이 절정으로 높은지라 배꼽아래는 잘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힘겹게 구부려 볼 수 있는 부위가 배꼽아래 5cm정도인데 그 아랫부분이 텄다.  안보여서 몰랐다.  어쩌다가 아주아주 힙겹게 머리를 숙여 몸을 구부리게 됐는데 붉게 튼 살을 보아버린 것.  흑흑. (i i )

평소에도 아랫배가 있던 곳인데, 왜 텄냔 말이다.  심지어 그곳은 배꼽을 기준으로 절정으로 부른 배가 경사져 내려가는 부위구만.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바른다.  오일의 튼살 제거 효과를 기대하면서.  오일 너, 내 기대를 저버리면 안된다.( ' ')



임신을 하고서 튼살을 막아보겠다고 온몸에 크림과 오일을 바르면서 깜짝 놀랐다.  이미 자라면서 혹은 살찌면서 살이 많이 터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기 몸에 대단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 볼 일이 없다.  자칫 잘못하면 변태취급 당한다.(' ' );;  나도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1인이고, 그래서 몰랐던 것이다.  우리 부모세대는 딸 아이의 피부를 세심하게 배려하여 꼼꼼히 바디 로션과 오일을 발라주지 않아 '살이 트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는데 내가 그런 줄은 나도 몰랐던 것이다.  여성이 자기 몸에 대해서 처음으로 관심과 배려를 쏟는 시기가 바로 임신이고, 스스로뿐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도 관심과 배려를 받을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 인 것 같다.  스스로는 물론 타인으로부터도 받는 관심과 배려가 좀 더 빨랐으면, 늘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