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0년

[life] 한국형 회식

토닥s 2010. 11. 26. 08:37

어제 이른바 한국형 회식이라는 걸 했다.  약간 어려운 어른들(한국인)과 동석하여 저녁식사를 하는 그런 자리.

요즘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기관의 리더가 또 다른 인턴 부부와 싱글녀인 사무처장님 그리고 지비와 나를 한국식당으로 초대했다.

한국형 회식이라는 형태의 모임은 한국에 있을때도 싫어하고 끼기 싫어하는 자리지만, 단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흔쾌히 수락했다.

첫번째 이유는 지비에게 내가 일하고 있는 기관,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지비 혼자 외국인이고, 이 땅에서 우리모두 외국인이지만, 사람들 앞에서 안되는 영어를 해야해서 주저하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두번째 이유는 회식에서 회를 먹을 수 있다기에-. ( i i)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게 유쾌한 자리는 아니었다.  한국식당에 자리를 잡다보니, 워낙 발 넓은 분들과 함께 하는 식사다보니, 오가는 사람들이 인사하느라 바쁘고.  식사 시간이 되어서는, 갑자기 여러사람이 동석했다가, 식사만 하고 가기도 하고.  모두들 한국말만 하고.  정신없고, 바늘방석 같은 자리였다.

 

더군다나 대부분이 서울출신인 사람들이 맛있다며 먹는 회가 질과 양이 내 성에 차지 않았다.  특히 양면에서.  회만 배불리 먹던 시절을 떠올리며 눈물을 삼켰다.
나는 사실 매운탕도 생선구이도 잘 안먹는다.  그런데 회에 이어나온 매운탕과 생선구이를 꾸역꾸역 먹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집에 와선 입안에 가시지 않는 냄새때문에, 이런 이유로 끓인 생선과 구운 생선을 안먹는거다, 속이 거북했다.  오늘 아침 만난 다른 인턴 언니는 어제 잘 못먹는 것 같더라고 괜찮았냐고 물어본다, 나름 꾸역꾸역 먹었건만 남보기엔 그도 아니었나보다.

 

한국형 회식의 교훈, 다시는 기대하지 말자.(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