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826days] 이제는 쿨하고 싶은 아이

토닥s 2023. 3. 12. 06:49

아이가 보는 어린이채널 뉴스 프로그램에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관련 이슈가 나올 때 아이가 물었다.

 
- 아이: Men's day는 없어?
- 나: 없지.
 
아침을 준비하느라 바쁜 때라 이야기를 이어갈까 말까 고민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이었다.
 
- 나: 왜 Men's day는 없을까?
- 아이: Men are respected(남성들은 존경/대우를 받으니까).
- 나: 그렇다기 보다는 여성들이 discriminated.
 
아이는 '대우' '차별' 같은 한국어는 어려워하니까 이 부분은 영어로 답했다.  그런 날이 올런지는 모르지만 여성이 차별 받지 않는 날이 와도 차별 받은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이 날을 기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아직은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이르다기보다는 아이의 한국어 실력이.
 
그래도 아이는 많이 자랐다.  아이는 요즘 귀엽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쿨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아기 때부터 입어왔던 레깅스보다 펄럭이는 일명 나팔바지 스타일이나 통바지 스타일의 옷을 입고 싶어 한다.  그런 바지는 땅 쓸고 다니니 별로.  지난 2월 중간방학 때 참여했던 스트릿댄스 캠프에서 언니들(?) 스타일은 쿨하게(?) 통 넓은 바지에 배꼽이 드러난 탑/셔츠가 대세였던 모양?  자기만 아기처럼 레깅스에 티셔츠를 입었다고 부끄러워했다.  배가 쿨하기는 했을듯.    계속된 쿨 타령에 결국 내가 굴복.  아이 키우는 양육자가 되면서 굴복은 흔한 일.

 
책의 날(World Book Day)을 맞아 입고갈 옷을 고르면서 통 넓은 바지와 오버 사이즈 후디를 사줬다.   아이는 뛰면서 좋아했다, 레깅스도 아니고 쿨한 언니들이 입는 후디 같다며.  그래봐야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다이소에서 사온 머리집게

 
그리고 아이는 포켓몬백과사전을 '책이랍시고' 책의 날에 들고 등교했다.  아이 말에 의하면 포켓몬카드에서 축구카드로 넘어가는 사이에 있는 남자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여자아이들의 반응은 흥칫뽕.
 

 
어제는 또 급하게 다음주에 있을 스트릿댄스공연(?) 때문에 겨울에는 약간 짧아보이는 듯한 후디 자켓과 약간 펄럭이는 나팔 스타일의 트렉수트(우리말로 츄리닝)을 샀다.  이번에는 '쿨하게 보이고 싶은' 아이의 의견을 적극반영해서 골랐다.  세일 1%도 안하는 가격을 주고 사려니 마음이 쓰리긴 했지만, 한 번은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기로 했다.  길이가 짧아서 배가 쿨해질 것이다.  

 
물론, 이제는 아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일들이 더더 많아지겠지만.


아이 친구네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