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World

[캘리포니아] 라구나 해변, 새해맞이 그리고 일상

토닥s 2023. 2. 25. 02:36

런던으로 돌아오기 전 이틀은 평온하게(?) 보냈다.  긴 비행시간을 대비해 체력을 아끼고 싶었고 날씨도 그 전만큼 좋지 않았다.  준비 없이 친구네가 자주 간다는 라구나 해변에 산책을 갔다.  집에서 20-30분만 가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산다는 건 참 행운이다.  친구도 부산사람이라 20대 이후 서울에서 생활하며 늘 바다 타령을 하곤 했는데-.  한국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해변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한국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서로 피하는 분위기?😅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해변에 왔으니 아이스크림은 피해갈 수 없다.  친구가 추천하는 젤라토 파라디소로 고고.

런던도 그렇지만 아이스크림은 미국 역시 이탈리안 젤라토가 꽉 잡고 있는 모양이다.  괜찮은 집이었다.  평소 줄이 길기로 유명한데 쌀쌀한 날씨 덕분에(?) 줄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영국 전화부스가 반가워 사진을 찍었다.

 

라구나 해변은 예술상점과 갤러리들이 많아서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날씨도 날씨지만, 나는 짐을 쌀 생각에 빨리 친구네로 돌아가고만 싶었다는.

 

 

친구네로 들어가기 전에 새해 전야를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를 한국 빠리 빵집에서, 닭을 한국 닭집에서 샀다.  아이는 매워서 먹을 수가 없었지만, 심지어 후라이드 치킨도 후추맛 때문에 먹지 못하는, 친구가 준비한 주먹밥으로 배를 채웠고.  우리는 치맥을 즐겼다.  놀라운 건 무알콜 주류를 사려고 했는데, 마트를 다 둘러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영국은 요즘 무알콜 주류를 너무 쉽게 찾을 수 있고 그 종류가 많다.  무알콜 와인에서 스파클링와인, 무알콜 기네스까지.   무알콜 주류를 사지 못해 탄산수로 대체.  그 부분은 좀 아숩..

 

 

세계 각국의 새해 맞이 불꽃놀이를 보다가 늦게 잠들고, 다음날은 천천히 일어나 수영과 떡국으로 마무리.

 

 

준비 없이 떠난 크리스마스 휴가였지만(벌써 두달 전이네) 지인찬스를 톡톡히 보았다.  오랜만에 친구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는 친구네 아이들과 정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  중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여러모로 어린 아이를 맞춰주느라 고생이 많았다.  얘들아, 런던아 놀러와!  사실 친구와 아이들이 초등학교 2학년 4학년때쯤 런던에 와서 일주일 정도 우리집에 묵었다.  그때도 아이를 잘 데리고 놀아 고마운 마음 듬뿍이었는데, 이번에도 고마운 마음 듬뿍.  무엇보다 여러가지로 마음써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  

나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1~2cm 정도 내린 눈으로 한국가는 비행기가 결항 된 경험 이후로 겨울에 여행은 잘 하지 않는다.  원래 추운 걸 못견디는 편이기도 하고.  이번에도 조마조마하며 떠난 여행이지만, 영국보다 포근한 날씨가 무척 좋았다.  친구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기도 했고.  다만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짧은 기간 안에 다시 가기는 어렵겠지만 다시 갈 수 있는 날을 희망한다.

 

 

+

 

런던에 돌아와 친구가 장을 보던 트레이더 조에서 사온 간식을 꺼내먹던 중 - 그 간식의 원산지가 영국이라는 사실에 빵하고 터졌다.  너도 사연 많은 핫초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