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life] 위드 코비드/코로나 시대(feat. 길위의 마스크들)

토닥s 2021. 9. 8. 20:46

런던에 돌아와 한국에서 사용하던 eSim을 해지하기 위해 서비스제공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콜센터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으로 상담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가 이뤄지고 있어 상담이 늦어짐을 양해 부탁.." 그런 내용의 안내가 흘러나왔다.  '아이고 어떻게..'하면서 내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그럼요.  저는 기다릴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꼭 건강하세요' 그런 간절한 마음도 들었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정말 1분도 안기다렸다, 연결된 전화에서 생각보다 청구금액이 높아 쪼그라든 마음이 바싹 타들어가기는 했지만서도.  

 

+

 

런던에 돌아와 한 다른 일들 중에 하나는 2019-2020에 걸쳐 받은 교육의 이수증을 받기 위해 교육을 받은 기관 담당자에게 연락한 일이었다.  함께 교육을 받은 이들은 교육이 끝난지 꼬박 1년 뒤, 우리가 한국을 갈 무렵 집으로 배송을 받았다.  나는 분실이 걱정되 돌아온 후 받겠다고 따로 연락을 했었다.  담당자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지난 주 이메일을 남겼다.  다시 일주일이 지난 월요일 이메일을 보냈다.  담당자의 짧은 이메일이 바로 돌아왔다.  "답신이 늦어 미안하다", "코비드에 걸려 3주 동안 일자리를 떠났다, 오늘에야 복귀했는데 상상할 수 있겠지만 너무너무 밀려 있는 일이 많다"며 "곧 네 이슈를 처리해줄테니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내용이었다.  화가 나려던 순간 다시 '아이고 어떻게..'하고 마음이 수그러들었다.

 

+

 

어제 아이가 발레수업을 듣는 동안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이웃이면서 같은 바이올린 선생님 아래서 배우고 있는 아이와 그 가족을 만났다.  그 아이는 9월 중등으로 진학해서 그 인사를 나누었고, 그 집 엄마는 이른바 '프론트라인 간호사'라 그 동안 잘 지냈는지 인사를 나누었다.  병원에서 방호복 입고 중환자실에서 코비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집 아이는 전염병 대확산 기간 내내 바이올린을 쉬다가 여름 방학 전에 다시 시작했는데, 그 즈음 (우리가 한국에 가고) 바이올린 선생님이 코비드에 걸려 레슨을 계속 할 수 없어 쉬었다고 이웃이 전해주었다. "정말?! 우리 한국가기 전날도 레슨했는데!"  그 집 엄마도, 나도 바이올린 선생님이 얼마나 주의를 하는지 아는터라 놀랍기 그지 없었다.

 

+

 

정말 이것이 '위드 코비드' 시대의 모습인가 하는 생각이 들던 순간이었다.  아는 누군가의 코비드 소식에 놀라지만, 이런 놀람이 잦아지며 무뎌지게 되는 건가 하는 그런 생각도.  그리고 오늘 지난해 3월 코비드가 우리 일상을 뒤덮어버린 이후 처음으로 지비는 회사에 출근을 했다.  오라고 강제하는 사람은 없지만, 새로 고용된 매니저를 만난다고 갔다.  어떻게든 일상을 밀고가야 하는 현실이지만, 나는 아직 그 발걸음이 잘 떼어지지 않는다.  아직은 낯설은 '위드 코비드/코로나'의 시대.

 

인천공항에서 본 마스크 자판기

+

 

길 위의 마스크 #091
길 위의 마스크 #092
길 위의 마스크 #093
길 위의 마스크 #094
길 위의 마스크 #095
길 위의 마스크 #096
길 위의 마스크 #097
길 위의 마스크 #098
길 위의 마스크 #099
길 위의 마스크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