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Korea2021] 집으로2 - 자가격리면제

토닥s 2021. 7. 21. 18:37

코비드 백신 접종

코비드 백신 접종에 관해서 회의적인 우리도 지난 1월 코비드 확산의 정점을 경험하면서, '백신 말곤 대책이 없다'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의료 종사자, 고령층 및 기저질환자들의 접종이 시작되었다. 2월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 혈전 관계 질환이 표면으로 올라오면서 유럽 및 세계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거부하는 기류가 형성되는 시점에도 영국 사람들은 묵묵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그리고 3월에 다시 아이들이 등교하고, 코비드 출구전략이 발표되었다. 영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령을 기반으로 백신 접종을 했는데, 요즘 한국에서 벌어지는 혼잡은 없었다. 처음부터 국가의료서비스인 NHS의 초대에 의해서만 백신을 전화와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나름 분산전략이 있었던 것 같다. 같은 나이라도 예약가능한 링크를 받은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예약방법도 달랐다.

지인은 같은 GP(기초의료기관)에 등록된 같은 학교 학부모들과 같은 날에 맞았다고 한다. 그 지인은 백신 예약과 관련된 절차를 직접 진행하지 않았고, 전화만 받고 간 경우였다. 나의 경우는 문자로 안내를 받았고, 이후에 우편으로 안내를 다시 받았다. 지비는 뉴스에서 해당 연령대가 백신 예약이 가능하다는 걸 보고 온라인에 접속해 예약했다. 전화로도 예약이 가능하다. 비슷한 연령대도 같은 런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차를 두고 백신 예약을 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예약 시스템 장애 같은 것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이다.

백신 예약과 관련된 문자를 받고 바로 접속해보았다. 다음날 백신을 맞을 수 있었는데, 함께 예약하게 되어 있는 2차 접종 날짜가 애매했다. 우리가 한국을 가려고 했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냥 한국 다녀와서 맞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루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다음날, 한국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2차 백신 접종 후 2주 경과)들의 자가격리 면제가 발표되었다. 자세한 내용을 읽어보니 한국에서 백신 접종을 한 사람에 국한된다고 했다. 하지만, 추후 국가간 협력을 통해 해외 백신 접종 완료자들로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서 당장 백신을 예약했다. 집 근처는 이미 예약 가능한 장소가 없어, 다음날 사우스켄징턴에 있는 과학박물관에서 1차 백신을 맞았다. 1차 백신을 예약할 때 자동으로 2차 백신 예약이 11주 뒤로 예약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렇게 예약된 2차 접종일이 7월 17일이었다.

한국에서 말하는 '백신 접종 완료자 - 2차 백신 접종 후 2주 경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2차 백신 접종이 늦은 감이 있었다. 아이 방학이 7월 24일부터였으니 우리는 그를 전후해서 한국으로 오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사실 그때는 런던-인천 비행기도 없을 때이긴 했다. 그래도 추후 2차 백신 접종을 앞당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고 1차 백신을 접종했다.

그 뒤로 한 6주쯤 지났을 때 우리보다 2주 앞서 백신을 맞은 지인이 2차 접종을 맞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혹시 모르니까 2차 접종을 앞당길 수 있는지도 알아보라고 했다. 마침 백신 접종으로 사망자와 중증으로의 발전을 줄이고 있던 영국이 코비드 확산세로 돌아선 시점이라, 정부에서도 가능하면 2차 접종을 완료시키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혹시나하고 전화를 했더니, 우리가 원했던 시점으로 한국으로 출발 2주 전에 2차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 한국에서 해외 백신 접종 완료자도 7월부터 자가격리 면제를 적용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그 즈음에서 7월 런던-인천 구간 비행 일정도 공지되어서 아이의 방학 일정, 2차 백신 접종 일정을 고려해 항공권을 구입했다. 비록 아이는 자가격리를 해야해서, 그걸 고려해 자체 방학을 앞당겨야 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기대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신청 방법이 공지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우리는 출발 3주 전에 2차 백신 접종이 예약된 상태였다. 한국대사관에서 공지한 신청 방법을 적용하면, 출발 전 주에 신청을 해야하는데 그 시점이 2차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났어야했다. 그렇게 계산하니 3주 전에 2차 백신을 접종해도 신청 자격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입국 시점에는 분명히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는 시점이니 이후에 다퉈볼만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반려되어도 우리는 아이와 자가격리를 하면 된다고까지 생각했다.

그즈음해서 영국 코비드 확산세는 더 뚜렷해졌고, 사망자와 중증으로의 발전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영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한 곳이었고 때문에 확진자도 증가하기 시작해서 구(청)에서는 여기저기 팝업 백신 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 한가운데 차를 세워놓고 백신을 접종하는 식. 나이 확인만되면 예약을 하지 않고서도 1차 백신을 줄서서 맞을 수 있었다. 멀지 않은 공원이라 2차 백신 접종도 그 팝업 백신 센터에서 가능할지 산책 삼아 걸어가서 물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 온라인 포럼에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대형 백신 센터에서 예약 없이 2차 접종을 하고 온 경험담이 올라왔다. 그 글을 보고 우리는 바로 누리가 등교한 뒤 가보기로 했다. 마침 30대 미만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날이라 긴 줄이 있었다. 운영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긴 줄은 화이저 접종을 위한 것이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줄 서지 않고 바로 맞을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도착하고 바로 2차 백신 접종을 맞았다. 생각지도 않게 다시 백신 접종을 앞당기게 됐다, 비록 대사관이 정한 기준에서 하루가 모자라긴 했지만. 그래도 훨씬 다투기/말해보기 좋은 위치인 것은 분명했다.

해외 백신 접종 완료자 자가격리 면제 신청

자가격리 면제 신청의 자세한 내용은 살고 있는 곳의 한국대사관에 확인하면 된다. 이 정보도 한국의 상황, 있는 곳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관련 서류는 미리 준비해두고 신청 직전에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필요한 서류는 여권, 항공권, 백신 패스/기록, (부모님과의)가족관계 증명서, 부모님의 국내 거주지, 신청서 및 서약서 3종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는 함께 가는 지비와의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가족관계 증명서가 필요했는데, 이 내용은 부모님과의 가족관계로 함께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부모님의 국내 거주지는 주민등록 등본을 첨부했다. 현재 이 면제는 '인도주의 목적 - 직계가족 방문'에만 허용이 된다. 자매, 형제 방문은 이 인도주의 목적에 들어가지 않는다. 조부모, 부모 또는 자녀가 한국에 거주하지 않고 있다면 이 자가격리 면제를 신청할 수 없다.

한국대사관에 정한 바에 의하면 우리가 신청할 수 있는 날짜는 7월 10일이었는데, 그날이 토요일이라 7월 9일에 신청했다. 그랬더니 신청서를 7월 10일에 맞춰 신청서 날짜를 수정해 보내달라고, 7월 10일 토요일 아침에 답장이 왔다. '아 놔..'했지만, 규정에 맞게 처리한 기록이 남아야 이후 각종 다툼이 없어진다는 점을 깊이 이해하는 바라서 '어렵지 않아요'하고 그 메일 확인하고 바로 다시 보냈다. 나는 9일에 보내면서 월요일 아침이 되어야 확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일은 그렇게 해도 기록은 기록이라는 점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리고 업무일로 3일이 지난 시점인 14일 수요일에 자가격리 면제서를 받았다. 안내에 4부를 준비해서 본인보관, 검역관, 이민국, 또 어느 한 곳에 제출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2부가 남았다. 그 한 곳이 어디였을까? 인터넷 포럼을 보면 모두들 준비한 자가격리 면제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만 6세 이상의 백신 미접종 동반 자녀의 자가격리 면제

자가격리 면제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만 6세 미만(만 5세 11개월까지)까지만 적용된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만 12세 이상 백신 접종도 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이 청소년들도 해당이 된다. 영국은 만 18세 이상만 백신 접종이 가능한 상태다. 영국의 상황을 제외하고 이 지구상 어디에도 만 6세-12세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곳은 없다. 이 규정 때문에 그 연령대의 자녀를 둔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그래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오는 사람들도 많기는 하다, 우리도 그들 중 일부다. 우리는 우리라도 자가격리가 면제되면 급할 때 김밥이라도 한 줄 사러 나갈 수 있지 않겠냐며 일단 우리는 자가격리 면제를 신청했다. 예정대로 면제서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다함께 집콕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나는 이 연령대 아이들의 자가격리 면제가 되지 않는 것에 할 말이 많다. 대체 만 5세와 6세의 차이가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만 6세 미만은 입국시 코비드 PCR 테스트도 면제다. 이에 대한 질병관리청/한국대사관의 답변은 만 6세 이상은 활동 범위가 부모 영향을 벗어나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 이하는 철저하게 부모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봤고, 부모가 PCR 검사에서 음성이면 음성일꺼라고 봤다. 문화의 차이다. 영국은 초등학교 4학년까지(만 9세 정도)는 혼자 학교도 갈 수 없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부모의 동의 아래 혼자 등하교가 가능하다. 그 이후부터 만16-18세까지는 부모가 함께 할 수 없다면, 늘 연락이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그래서 영국에선 아이들이 이 나이대에 이르면 부모들이 풀타임으로 돌아가거나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를 사주곤 한다. 방역의 관점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그렇다면 입국전 PCR 검사를 유아를 제외한 모든 대상에 적용하고 자가격리 면제도 가능하게 해주는 게 맞다. 자가격리 면제를 받고 입국한 사람들 중 12명이 입국 뒤 진행하는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는 뉴스를 봤다. 그 중에 한 명은 6세 미만 자가격리 면제자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아이의 부모들도 입국 뒤 진행하는 PCR 검사에서 양성을 받았는지 궁금하긴 하다. 만약 백신 효과로 부모들은 코비드에 걸리지 않고, 아이만 걸린 상태였다면 더욱이 입국전 PCR 검사가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영국도 여행과 관련해서 PCR 검사를 진행하는 곳에서는 6세 미만은 검사를 하는 곳이 없긴하다. NHS에서는 그 이하도 하지만, 증명서를 발급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부분은 좀 세밀하게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기는 하다.
서류를 준비하면서 보니 공무, 학술, 비지니스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백신을 미접종하였더라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나는 이 부분이 아이들보다 더 위험하다고 봤다. 질병관리청/정부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사람들이야 말로 활동 범위가 자유로운 사람들 아닌가. 그냥 아이들한테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우리는 자가격리를 면제 받고 입국해서 진행한 1일차 검사에서 음성을 받았기 때문에 이미 자가격리 해제 상태다. 입국시 설치한 자가격리 관리앱도 삭제했다. 자가격리 면제를 받은 사람도 이 1일차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6 또는 7일차에 PCR 검사를 한 번 더 받아야 한다. 아이는 자가격리 상태라 태블릿 PC에 설치한(이 나이대 아이들은 휴대전화가 없다) 자가격리 관리앱으로 하루 두 번 건강상태를 체크해서 보내야 한다. 그리고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인 13일차에 PCR 검사를 한 번 받으면 된다.  이 부분은 지난해보다 좀 더 정교해진 것 같다.  입국 후 하는 PCR 검사에서는 간혹 있는 입국직전/기내 감염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며칠 후 한 번 더 확인하는 건 좋은 것 같다.  물론 방역차원에서.  검사를 받는 사람은 고통스럽지만, 그 정도는 참을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백신 미접종 동반 자녀와 함께 입국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행의 일부가 자가격리 면제를 받지 않았다면 입국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한다. 목적지에 따라 다르지만 아이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기본적인 틀은 1일 이내에 주소지에서 PCR 검사를 받는 것인데, 부산의 경우는 인천공항-광명역을 거쳐 부산역에 내린 해외입국자는 부산역에서 바로 1일차 PCR 검사를 하고 자가격리지로 두리발 방역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자가격리 면제자는 인천공항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귀가가 가능한데, 우리는 아이가 자가격리 면제자가 아니라서 해외입국자 전용 루트로 이동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함께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광명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많이 기다려야했고, KTX를 타기 위해서도 많이 기다려야 했는데 올해는 경유 비행기를 타고와서 아침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함께 해외입국자 전용 루트로 이동해야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편이라 그 점은 좋았다. 다만 엄청나게 피곤했다. 영국에서 토요일 아침에 출발해, 12시간 비행기 타고와서, 다시 한국에 일요일 아침에 도착했으니 긴긴 하루를 보낸셈이라.


부산역에 도착해서 받은 1일차 검사 결과는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에 나왔다. 그때부터 우리는 자가격리 면제였지만 이후로도 계속 집콕했다. 우리가 아이만 두고 들락날락할 일도 없지만, 그렇게 되면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의 마음이 더 그럴 것 같아서. 그러다 아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끼니 준비 한 번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어제 혼자서 롯X리아에 한 번 다녀왔다. 포장해서 왔지만. 바깥 공기가 그렇게 더울 줄이야.😱 해가 져도 뜨끈뜨끈 훈훈한. 아이의 자가격리가 끝나도 아주 신나게 다니지는 못할 것 같다, 날씨 때문에. 그리고 늘어나는 확진자 때문에.


+

비슷한 내용을 궁금해 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자세하게 쓰고 싶었는데, 글만 길어지고 빠진 내용도 많은듯.😥 궁금한 점 남겨주시면, 경험을 기준으로 알려드릴께요. 저희가 온 전후로 UAE에서 출발한 자가격리 면제자들이 입국 후 1일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사례들이 있어서 UAE에서는 자가격리 면제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걸로 압니다. 해당국가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관할 한국대사관에서 최종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