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3191days] 중간방학1 - 큐가든과 자연사박물관

토닥s 2021. 6. 16. 18:30

지난 5월 17일 이후 영국은 Covid 출구전략 단계 이동에 따라 실내 시설 이용이 가능해졌다. 레스토랑도 실내 운영이 가능하고(다만 넓이 따라 수용 인원이 정해진다), 박물관 같은 시설들도 문을 열었다. 큐가든의 온실도 이 출구전략 단계 이동에 따라 개방을 해서 우리는 중간방학 중에 아이의 폴란드 주말학교 친구 가족과 함께 찾았다. 아이가 어릴 때 우리가 몇 년 동안 멤버쉽을 유지할 동안 이 온실은 계속 복원 및 공사중이었다. 코비드 상황 이전에 오랜 복원 및 공사를 마치고 개방했지만, 그때 우리는 멤버쉽이 없어서 그 소식을 뉴스로만 봤다. 유리며 기존 구조물을 빅토리안 시대 지어진 그대로 보존하면서 개선하느라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 공사였다고.
영국에 살다보면 그런 경우를 많이 본다. 건물이든, 다리든 새로 짓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 비용면에서나 기능면에서나, 영국 사람들은 오래된 구조나 형태를 유지 및 복원하는 쪽을 택한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오래된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편이다. 좋은 면도 있고, 긴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보존 및 복원할 문화재가 많이 없는 나라에서 온 나로써는(게다가 토목 공화국인) 가끔/자주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한다. 노력은 가상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살고 있는 구에도 오래된 다리가 있다. 그 오래된 다리의 형태를 유지하며 보수하려니 많은 비용이 들어서 런던교통공단도, 런던시도, 구(청)도 답을 내놓지 못해 다리를 폐쇄한채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 동안 발생하는 이 인근의 교통체증은 물론이고, 강 건너 등하교 및 출퇴근을 해야하는 사람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그래서 우리도 처음 가본 큐가든의 온실 - 템퍼레이트 하우스Temepreate House. 큐가든에는 이 템퍼레이트 하우스 외에도 팜 하우스Palm house, 프린세스 웨일즈 컨저베이토리 Princess Wales conservatory 등이 더 있다.

새롭게 개보수한 탓인지, 코비드 때문에 입장 인원을 제한한 탓인지는 알 수 었지만 전반적으로 널찍널찍한 느낌이었다. 사실 온실 입구에서 인원을 조절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원 제한이라기보다는 앞서 입장한 사람과 간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시간차를 두어 입장시키는 것 같았다. 이 온실에서 식물의 이름과 서식지, 특징 같은 것이 적혀 있는 푯말에 이 식물이 식용으로 쓰이는지, 약용으로 쓰이는지 그런 내용이 픽토그램(그림이미지)로 설명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재미있어 했다.
빅토리안 시대의 온실을 원래 자재를 복원 및 활용해 현대의 기술로 온도조절 기능을 더한 온실인 사실은 아이들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고-, 우연하게 발견한 벌 한 마리가 오랫동안 즐거움을 주었다. 꿀벌이 꽃꿀을 모으는 장면은 어른인 내가 봐도 신기하다.

https://youtu.be/d2kdHiw_T9o

어른들이 열 걸음을 걷는 동안 아이들은 지그재그 좌우 앞뒤로 어른 걸음 몇 배를 걷는다. 벌써 지쳤다면서도 지즈재그 걸음을 멈추지 않는 아이들.


큐가든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큰 나무들이 많다. 이런 나무만 큰게 아니라 꽃나무(진달래 같은)들도 엄청 크다. 그걸 보는 것만도 휴식과 교육이 되는 느낌적 느낌. 넓지만 나무가 만든 그늘이 많아서 기온이 높을 때도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큐가든 내 어린이 놀이터. 2-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입장이 가능한데, 우리가 알게 된 한 가지 사실은 예약 하고 오지 않은 인원수만큼(아이들 키우다보면 그런 일이 한 둘이겠는가) 입장을 시켜주기도 한다. 매 시간 있는 입장시간에 맞춰 줄을 서야 한다는 단점, 50%의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어린이 놀이터 예약을 못했다면 해볼만한 일이다.


큐가든 연못(?)에 고니, 오리, 거위 그리고 물닭(coot가 뭔지 지금 한국어를 찾아봄)가 있다. 지난 방문에서 한 가족이 새밥을 들고와서 아이와 친구에게도 나눠줬다. 그래서 아이는 새밥 주기가 너무 큰 즐거움임을 알게 됐다. 이번에도 연못에 가니 큐가든에서 일하는 직원분이 본인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새밥을 주고 있었다. 그 분이 아이와 친구에게 새밥을 나눠주셨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해서 어디서 새밥을 샀는지 물어보았다. 본인은 큐가든 샵에서 샀는데 가격이 좀 비싼 편이지만, 휴식시간의 즐거움이기도 하다고 알려주셨다. 샌드위치를 다 먹고 일어서며 직원분은 새밥 봉지째 아이들에게 주고 자리를 떠나셨다. 그날 집에 돌아와 나도, 친구 엄마도 인터넷으로 새밥을 주문했다. 새밥의 세계에도 유기농이 있고, 미네랄 함유가 있고, 물에 잘 떠서 새들이 잘 먹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세상 살이는 새로운 배움(?)의 연속이구나. 그 뒤로 우리는 중간방학 동안 매일매일 인근의 다른 공원을 돌아다니며 새밥(오리와 고니 밥)을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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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이후 동네만 빙글빙글 돌다 비교적 시내에 가까운, 그래도 서쪽 런던에 위치한 자연사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들은 사전예약 시스템으로 지난 가을에 문을 열었다, 크리스마스 전부터 다시 문을 닫았다. 그리고 영국의 코비드 출구전략에 따라 5월 17일 이후부터 다시 사전예약 시스템으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집에서 차로가면 15분 정도라 가는 건 부담이 없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박물관이라 걱정이 되기는 했다. 그런데 지난 가을 중간방학에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에 갔던 아이의 친구 엄마가 사전예약 시스템으로 인원이 제한되니 너무 좋더라며 추천했다. 그래서 사전예약 시스템이 오픈하자 말자 예약해서 고고. 사전예약 시스템은 15분 간격으로 할 수 있다. 인원제한도 목적이지만, 같은 시간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박물관 입장은 여전히 무료.

아이가 학교에서 포유동물에 관해서 배우면서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7개의 목뼈를 가지고 있는데, 사람은 물론 목이 긴 기린도 그렇다고(아는 척). 나는 몰랐던 사실에 놀라고,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걸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두 번 놀랐다.


자연사박물관의 상징 같았던 중앙홀의 공룡뼈는 2017년 Hope(희망)라는 이름의 흰수염고래Blue whale 뼈로 대체되었다. 1800년대 후반 썰물에 갇혀 수집된 Hope는 그때 당시 돈 250파운드로 자연사박물관이 매입되었다고 한다. 박물관이 매입할 당시 이미 살점은 없는 뼈 상태. 2017년에 다시 이 Hope가 자연사박물관의 상징이 된 이유는, 흰수염고래는 전지구적으로 멸종에서 보호하자고 동의/결의했던 최초의 동물 중 하나라고 한다. (기후변화가 중요한 의제가 된)지금시점에서 인류애와 지속가능한 미래의 상징으로 자연사박물관의 중심에 설치했다는 것이 박물관의 설명.

(어른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준)Hope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아이가 본 프로그램에 나온 시계. 앤디가 공룡이 살던 시대로 떠다는 관문이 되는 시계다.


자연사박물관에 가기 전날 아이와 자연사박물관 홈페이지를 보며 어떤 것을 보고 싶은지 이야기했다. 딱 세 가지만 고르라고 했더니, 지진과 화산, 보석 그리고 공룡을 골랐다.

아이가 지진과 화산을 고른 이유는 학교 과학과 지리시간에 배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또 '아는 척'을 하며 설명해준다. 사실 이런 내용을 한국어로는 알지만 영어로는 알지못해서 나도 배운 셈. 그런데 영어라 금새 잊어먹는다. 😑


https://youtu.be/Y7OGKh3F8AU

주로 기증품으로 구성된 보석관.

그리고 자연사박물관의 정점 - 공룡관.


https://youtu.be/NqN5z8u9T30

배 고파서 빨리 나가지고 재촉하는 부모(?)와 달리 구석구석 보고 싶은 아이 때문에 윗층에 올라가서 본 Hope.

덕분에 보게된 마크 트웨인이라는 이름의 나무Mark Twain Tree. 캘리포니아에서 1400년 된 세콰이어 나무가 넘어졌을 때 수집된 것이라고 한다. 이 나무가 1400년이라면 우리가 큐가든에서 본 오크 나무의 수령은 몇 년일까 궁금하다. 둘레가 이 정도 될 것 같은데.

박물관에서 나와 싸온 도시락을 먹기 위해 인근의 홀랜드 파크로 고고. 마침 같은 반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아이. 아이가 즐거우니 나도 좋기는 했지만, 체력이 부족해서 너무 힘들었다. 중간방학이 끝나면 늘 몸보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다시 생각하니 중간방학 전에 몸보신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중간방학2 -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