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영국의 학교들은 중간방학을 맞았다. 아이의 학교는 그 중간방학을 다른 학교보다 하루 빨리 시작했다. 보통 그런 날은 공식적으론 교사들 트레이닝을 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고.🙄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날 우리는 조금 한가함을 이용해 가보고 싶은 작가의 기념관이 있었는데, 6월에나 문을 연다고해서 이날 하루는 한국마트 장도보고 인근에 사는 친구들도 볼 겸 런던의 한인타운이라 불리는 뉴몰든에 갔다.
뉴몰든을 두고 나는 런던의 외곽이라고 표현하는데, 뉴몰든 사람들의 일부는 펄쩍 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외곽'이라는 표현에) 또 일부는 뉴몰든은 런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센트럴 런던에 갈때면 '런던 나간다'고 표현을 한다고. 런던의 남서쪽에 위치한 뉴몰든에 가려면, 런던의 서쪽에 사는 우리는 리치몬드공원을 지나서 간다. 서쪽에서 템즈강 건너 남서쪽으로. 강남이라면 강남.😅
리치몬드파크는 사슴으로 유명한 공원이다. 공원을 지날 때면 사슴을 찾는 게 재미다. 마침 디즈니 만화에 나올 것 같은 사슴 한 무리를 발견했는데, 차를 세울 수가 없으니 사진이 이렇다.
뉴몰든에 잠시 정착한 친구가 추천한 한국 까페 - Choi'ce. 뉴몰든의 하이스트릿에 그런 까페 -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디저트들을 파는 까페들이 성공하면서 그 비슷한 까페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다.
하이스트릿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고, 케이크가 맛있다고해서 갔다. 여기 케이크들처럼 아주 달지 않은 다양한 케이크들이 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잘만든 케이크는 아니었다. 적어도 우리가 먹은 케이크 두 조각은. 크림은 부드러웠지만, 시트빵이 실패. 이 실패 나도 해봐서 안다. 나의 실패경험을 나누던 지인과 이 사진을 나누며, 장사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게 시트빵이라며 웃었다.😂 그럼에도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공간도 넓어 실내에 앉아도 불편하지 않아 뉴몰든에서 사람 만날 일이 있으면 다시 갈 것 같다.
까페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일어서면서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 바로 옆 김밥집- Cham 김밥과 도시락집에서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샀다. 원래는 한국마트에서 파는 김밥을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친구들이 엄지를 세우며 추천👍. 맛도 있고, 가격도 저렴하지만(실제로 한국마트 김밥보다 쌌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개념 김밥집인 것 같다며 추천했다. 바 스타일의 높은 테이블이 한 세트 있기는 했지만, 테이크어웨이를 주로 하는 것 같았다. 김밥주문을 하고 기다리며 가게를 돌아보다 소녀상 발견. 이를 두고 친구는 개념 김밥집인 것 같다고 말한 것 같다.
뭔가 촉촉해진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김밥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한국마트에서 파는 김밥은 미리 싸서 포장해둔 김밥이지만, 이 김밥집은 주문과 동시에 싼 김밥이라 찬 기운이 없었고 속재료도 든든했다. 이 가격으로 세 명이 한 끼를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는 지비. 일반 채소김밥 3파운드, 불고기김밥 4파운드 지불했다. 이 집도 뉴몰든에 가게 되면 꼭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예전에는 한국마트에서 장을 본날은 냉장육을 사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요즘은 한국마트에서 장을 본 날은 꼭 샤브샤브를 먹는다. 감자칼국수까지 꼭 먹어줘야 한다는 아이. 지비는 한국맥주, 아이는 식혜, 나는 수정과를 샀는데 수정과를 맛보고 반해버린 아이. 조만간 내가 또 수정과를 끓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오랫동안 희망했던 작가의 기념관은 가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잘 보낸 하루였다. 절대로 잘 먹고 마신 하루라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만은 아니다, 절대로. 물론 그게 큰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