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Korea

[Korea2020] 일상 - 송도

토닥s 2020. 8. 7. 22:43

부산에 살 때도 가보지 않은 곳을 런던에 살면서, 한국에 오면 더 많이 가보는 것 같다.  런던에 사는 동안 새로운 도로들이 많이 생겨 예전 같으면 먼 거리 때문에 가볼 생각도 해보지 않은 곳들을 이번에 가보게 됐다.  그 중 한 곳 - 송도. 

송도는 일제강점기때 개발된 우리나라 1호 해수욕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곳이다.  아주 어릴 때, 누리보다 어릴 때 가본 것도 같은데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얼마 전 언니들과 형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다녀온 사진을 보고 "나도 갈래!"했던 곳이다.  광안대교 - 부산 북항과 남항대교로 보다 빠르게 갈 수 있었다.  요즘 떠오른 송도의 명물 송도해상케이블카(원래 우리는 케이블카 같은 것들 반대하는데..ㅠㅠ).  햇볕이 많지 않아도 습도가 높은 날이었다.  해상케이블카 때문에 편하게 다녀왔다.

케이블카를 타러가면 사탕을 인원수대로 준다(?).  "나는 단거 시러ㅎ.."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일단 챙기라'는 언니.  케이블카에서 공포를 경험하게 되면 이 사탕이 위로가 된다나. 다행히도 우리는 이 사탕의 도움까지는 필요 없었다.

케이블카 정류장과 연결된 송도용궁구름다리.  지난 겨울에 언니가 왔을 땐 공사중이었다고 한다.  이 송도용궁구름다리에서 케이블카 티켓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별다방 커피쿠폰을 주다고해서 열심히 찍었는데, 사진 업로드 두 번 실패하고 포기.

송도에서 바라 본 영도.  내가 보고, 읽은 영도 봉래산은 언제나 구름(인지 해무인지)를 머리에 쓰고 있었는데 마침 우리가 송도에 간 날도 그랬다.

호기심 많은 아이고양이들과 한 때.

그리고 좀 생뚱맞은 어린왕자 테마 갤러리.

새로운 도로와 다리들로 먼 거리를 가벼운 나들이 삼아 다녀왔다(그래도 하루를 써야했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출발지점으로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명소리.  나는 절대로(!) 탈 일이 없겠지만, 재미있어 보이긴 했다.  특정 구간에서 일부러 운전하시는 분이 승객들 물벼락을 맞히시는듯.  그 덕분에 보트 탄 승객들은 돈쓴 보람(?)이 있을 것 같았다.  우리는 케이블카 안에서 사진 찍는다고 난리-법석.

점심은 언니의 추천으로 고등어 정식을 먹었다.  언니가 지난 방문 때 우연히 가본 곳인데 맛있었다며 추천했다.  벌써 맛집으로 알려진 곳 같다.  우리가 먹은 건 고등어 구이 정식이었는데, 이곳은 삭힌 고등어 초밥이 유명하다고 한다.

지비와 누리가 메모를 남기고 싶어해서 우리도 한 장 도전.  우린 유명하지 않으니 남겨질 가능성은 적겠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점심을 먹고 가본 故 이태석 신부님 기념관.  송도는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정착한 지역 중 한 곳인데, 그곳에서 태어난 故 이태석 신부님의 기념관이 있었다.  故 이태석 신부님은 아프리카에서 교육과 의료 봉사활동을 하셨다.  런던의 B언니가 故 이태석 신부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울지마 톤즈를 보고 사진전을 열어 알게 됐다.  故 이태석 신부님, 송도 사람인줄 몰랐다.  송도 사람으로 유명한 또 한 분은 저-어-기 파란 지붕 아래 사시는 분.

방명록을 남긴 누리.  그 때문인지, 어린이 방문객이 많이 없어서인지 기념관에 계시던 신부님이 기념품을 주셨다.  자세히 보면 '야광장미묵주'다.  누리의 소중한 한국행 기념품이 됐다.

워낙 좁은 비탈길이라 주차가 어려웠다.  완전 좁은 비탈길을 후진해서 올라가기도 했다.  우리는 여유가 없어 기념관 아랫층 까페는 가보지 못했는데, 송도에 간다면 들러 볼만한 곳이다.  알려진 감천문화마을처럼 볼 거리, 먹을 거리는 없지만 부산/송도의 또 한 면을 볼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