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9년

[life] 수납장 프로젝트

토닥s 2019. 10. 28. 09:31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는 건 아닌데, 심리적으로 쫓기는 가을을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 누리는 가을학기 중간방학을 맞았고, 내 일상은 '일시정지'.  그래서 몸으로 할 수 있는 걸 이 기간에 하기로 했다.  미루고 미뤘던 수납장 마련.  한 2주 정도 틈틈이 IKEA 홈페이지를 드나들며 연구했다.  마음은 이쁘고 튼튼한 걸로 하고 싶지만 통장잔고는 정해져 있으니 취향이고뭐고 거기에 맞춰서 진행했다.  지비가 출장가서 돌아오는 날 하루 전에 집으로 배송.  돌아오는 날 바로 제작(?)시키려니 배송이 늦어질 수 있겠다 싶어 하루 전에 배송예약했다.  마침 비가 온 날이라 집에서 누리랑 각종 크라프트 & 베이킹을 하며 기다렸다.  다행히 빠진 물건 없이 도착.  그런데 막상 물량을 보니 전동 드라이버와 드릴이 필요할 것 같아 다음날 누리와 IKEA 출동.  차로 15~20분이면 간다.

필요한 전동 드라이버도 사고, 계획에 없던 독서등도 사고, 점심까지 해결했다.  그 큰 IKEA를 걸어다닌탓에 누리는 어린이 미트볼 세트를 완전히 비웠다.  나는 달걀+새우 샐러드 빵 한 접시 먹고 평일이라 공짜 커피를 마셨다.  IKEA 필터 커피는 꼭 비행기에서 먹는 커피 같았는데, 완전 맛있는 커피로 바뀌었다.  Bean to cup 커피라 뽀얀 크레마도 두툼. 

집에와서 혼자 독서등을 조립(?)하겠다는 누리.  받침대에 등 세우는 게 전부지만 이런 작업을 너무 좋아한다.  다음날 시작된 본격적인 작업을 돕는다며(실제로는 작업효율을 하락시킨) 좋아한 누리.  생각처럼 되지 않아 지비와 내가 인상쓰고 수납장 문에 매달려 있는 동안 도울 게 없다며 훌쩍였다.  그런 애를 달래가며 하자니 토요일 아침 10시에 시작한 작업이 밤 10시가 넘어도 마쳐지지 않았다.  결국 일요일 오전 한 두 시간 작업을 더해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그 긴시간의 작업을 사진 4장으로 정리.

수납장에 많은 짐이 수납되었다기보다는 책장 하나가 누리 방으로 옮겨가면서 누리 책들이 방으로 따라갔다.  그리고 장난감, 색연필 등등이 창가쪽 수납장 안으로 들어갔다.  텅빈 나머지 수납장에는 키친 수납장에 겹겹이 쌓여있던, 그래서 잘 꺼내쓰지 않았던 컵들이 들어갔다.  그리고 서랍 하나엔 누리 과자만 한 가득.(^ ^ );
아래 서랍엔 건매생이, 라면, 김 등등 식재료가 한 가득.

토요일도, 일요일도 짜파게티로 점심을 먹으며 고생한 우리에게 달달구리를 포상으로 주기위해 별다방으로 고고.  가기 전에 공원 놀이터에 들려 한 시간 정도 누리의 에너지를 발산시켰다.  그런데도 정량의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한 누리는 늦게늦게 잠들었다.  내일부터 등교하면 9시 전에 골아떨어지겠지.

수납장에 겹겹이 포개서 보관하느라 쓰지 않던 컵들을 넣었다.  이제 자주 꺼내 쓸 수 있게 됐다.  거기에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던 찻잔도 자리를 잡았다.  덕분에 저녁 먹고 세 식구가 차도 마셨다.  잔이 세개라서 어찌나 다행인지-.  차 마시며 우리가 진행해야 할 다음 프로젝트(?)를 의논했다.  IKEA로 또 갈듯하다.  다음 프로젝트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