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7년

[life] 벌써 크리스마스

토닥s 2017. 11. 28. 21:26

벌써 일주일도 전에 누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타령을 시작했다.  "어 다음주에"하고 답하고, 바쁜 한 주를 보내는 동안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토요일 집에 돌아와 다시 시작된 크리스마스 트리 타령.  내친김에 꺼냈다.  12월에 들면 꺼내려고 했던 크리스마스 트리인데, 어차피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작년에 썼던 것들을 꺼내 크리스마스 준비 완료.  사실 가장 노동(?)이 필요한 크리스마스 카드가 남긴 하였다.


그 와중에 누리는 계속 내 옆에 와서 "산타 할아버지가 배가 고파"타령을 했다.  그 말은 주중에 사둔 크리스마스 디저트 민스 파이를 발견하고 그걸 먹고 싶다는거다.  여기 아이들은 12월 24일 산타와 루돌프가 먹을 간식을 준비해두고 잠이 든다.  주로 민스 파이와 당근.

스페인으로 이주하는 이웃의 송별 파티에 들고 가려고 사둔 민스 파이였는데, 송별 파티 장소가 집이 아니라 차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라는 전날 알게 되어 가지 않았다.    "그래 옛다!"하고 뜯어줬다.  행복하게 한 입 물더니 이전에 먹어본 것들에 비해서 맛이 없는지 먹던 걸 결국 지비에게 다 떠넘긴 누리.



급하게 마트에서 산 마트표 민스 파이인데, 내가 먹어보니 맛이 없긴 하다.  우리는 매년 연말 워커스 숏브레드라는 브랜드에서 주문해서 선물도 하고 우리도 먹는다.  그 맛을 기대했는데, 마트표는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긴 대신 설탕맛과 시큼한 맛이 너무 강했다.  다행스럽게 누리도 싫어하니 남은 민스 파이는 모두 지비 몫.



그리고 벌써 매달아놓은 양말.  매일 아침 왜 선물이 없는지 묻는다.  작년 겨울 런던에 다녀갔던 친구가 달달구리를 가득채워 선물한 또 다른 양말도 있는데, 역시 매일 아침 왜 달달구리가 그 안에 없는지 묻는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이미 준비되어 있지만, 지금 넣어놓으면 크리스마스까지 남아나질 못할듯해서 숨겨두었다.  더군다나 저 양말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문 밖도 누리가 폴란드 스카우트에서 만들어온 별을 매달아 크리스마스 리스를 대신했다.



솜을 보고 양이냐고 물었더니 아기 새란다.  그러면 아기 새인 것으로.


그렇게 해서 집 안팎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완료.  이젠 틈틈히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어쨌든 그리하여 우리집은 벌써 크리스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