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

[day24] 엄마들의 시간

토닥s 2017. 4. 24. 00:32
한국에 도착하고 허리가 탈이 나서 병원에 다닌다고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썼더니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  한 때 따로 또 같이 공부하고 일하던 이들이었다.  지금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육아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게 된.  이들과 '육아인부흥회'라도 열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날을 잡았다. 
표면적인 타이틀은 '해운대에서 아이들이랑 모래나 파자'였지만 결과적으로 '아빠들에겐 아이들을, 엄마들에겐 커피를'이 됐다.  5집 7명의 유아동들.


다 같이 한 시간 모래 파고, 한 시간 커피마실 계획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엄마들만 시원한 까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물론 아빠들은 아이들과 더더더더 행복한 시간을 가졌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누리와 자신을 두고 한 시간 반이나 커피를 마셨다고 징징.  누리가 아닌 지비가 징징.

듣자하니 누리는 아이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지비를 들들 볶은 모양.  그러고보니 위로 셋은 오빠들이고 아래로 셋은 어린 여동생들이어 그런 것도 같다.  특히 요즘은 심기가 불편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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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엄마들이 해변에서 사라진 사이 지비와 누리에게 있었던 일들을, 지비가 이해하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러면서 한 지비 말은 아이들이 7명이나 모였는데 그 중에 별난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영어로 nauty인데 '별난' 정도의 느낌.  다들 그 엄마들의 그 아이들인지.  다들 아이들 곱게 키운다고 수고 많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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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앞두고 다른 집은 아빠가 오는지, 지비가 오는지 궁금해했다.  누구는 영어가 안되서 걱정하고, 누구는 부끄럽고 해서 아빠들이 올런지-하고 이야기가 오갈때 '그 아빠들 참 착한 아느님과 사시네' 생각했다.   누리네에선 통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신기하게도 자신의 캐릭터대로 육아하고, 아이들도 그런 엄마들을 닮아 있었다.  신기방기.

요즘들어 자주 언급되는 누리의 지나친 예민함이 나로부터 온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나부터 둥글어져야겠다.  덩치는 내가 참 둥글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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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사진을 못찍은 게 아쉽다.  그래도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오늘 놓았다.

다음에 또 만나요!  정말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