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2016년 한국

[day6] 일타쌍피의 날

토닥s 2016. 5. 26. 00:43
외숙모님이 비슷한 때 미국에서 한국을 방문한 사촌동생네와 우리에게 밥을 해주고 싶으시다고 점심 초대를 하셨다.  사정상 사촌동생이 머물고 있는 이모네로 집결.
외국생활하고 있는 사촌과 나를 위해 닭볶음탕(닭도리탕), 아이들을 위해 햄버거 패티를 준비해주셨다.  고기를 먹지 않는 누리는 준비해간 토마토, 오이 그리고 김과 밥을 먹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사촌동생의 아이들은 나이가 많아 놀라웠지만 누리를 잘 데리고 놀았고, 영어 한 마디 하지 않는 누리는 언니 오빠들을 쫓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나는 지인을 만나 커피까지 마셨으니 일타쌍피.


+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누리는 피곤을 주체하지 못해 코알라처럼 내게 매달려 왔지만 또 하나의 반가운 만남이었다.  누리에게도 나에게도.  사촌동생을 십대 때 보고 처음 본 것 같다.  미국과 영국의 환경이 다르고, 아이들의 수가 다르지만 공통분모가 느껴졌다.

+


부모님 집 근처 슈퍼 옆에 마련된 오락기.  지난 가을에 왔을 때 몇 번 앉았는데 이번에도 기억해내고 앉았다.  동전을 달래서 집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달라 하자며 겨우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는 동안 잊을 줄 알았더니 반갑다고 문을 열어주는 할아버지에게 첫 마디가 "돈 주세요".
할아버지는 돈이 없으니 저녁에 다녀갈 이모에게 달라고 하자니 발코니에 앉아 30분을 기다린 누리.  도착한 이모가 돈이 없다고 하니 울고 말았다.  카드를 주며 내일 돈을 찾자고 했으나 알아 먹을리 없고.  5만원권을 주니 돈을 달라며 뿌리친다.

+

그런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