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6년

[food] 달걀빵

토닥s 2016. 3. 15. 18:36

얼마 전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달걀빵.  사실 달걀빵을 먹어본 것도 한 두 번인 것 같은데 그 날 이후로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럴 땐 먹어줘야 한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레시피는 시판 핫케이크 가루를 이용해 종이컵에 담아 전자렌지로 요리한 초간단 레시피였다.  2월에 있었던 팬케이크 데이에 누리가 잘 먹어서 가끔 끼니로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사둔 핫케이크 가루가 있어 만들어봤다.  마침 다가오는 부활절도 준비할 겸.

달걀빵

소셜미디어 초간단 레시피 몇 가지를 보니 공통적으로 추려지는 재료와 주의점이 있었다. 

재료 : 핫케이크 가루, 달걀, 치즈, 토마토, 햄 약간, 파슬리 약간, 버터 약간

주로 mixed size의 15개들이 프리 레인지(풀어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사먹는다.  대형 마트에선 규격화된 사이즈를 원하고 거기에 맞지 않는 상품들은 제 값어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 다양한 사이즈가 담긴(주로 small & medium) 이 15개들이 달걀이 12개들이 medium 한 박스보다 싸다. 

그 박스에서 작은 달걀들만 모아 달걀빵을 만들었다.  워낙 넘친다는 경험담이 많아서.  넉넉한 사이즈의 컵을 이용하거나 핫케이크 반죽 1/3 + 달걀 1/3 + 빈공간 1/3의 비율을 지켜주는 게 좋단다.

전자렌지로 종이컵에 담아 만들 땐 노른자가 터진다고 하니 꼭 포크나 이쑤시개로 미리 찔러줘야 한다고.  오븐에선 천천히 익기 때문에 이 과정이 필요 없는 것 같다.  컵에서 빼기 쉽도록 버터도 넉넉히 칠한 다음 내용물을 부었다.

치즈는 주로 빵/번을 구울 때 사용하는 그뤼에르 치즈를 뿌려주고 모짜렐라 치즈를 더했다. 
색감이 심심해서 파슬리와 토마토 한 조각도 올렸다. 

우리집엔 이 달걀빵을 구울만한 크기의 머핀컵이 없어서 한 동안 굽지 못했다.  머핀틀은 비싸지 않은데 배송료가 비싸(실리콘 머핀틀 5파운드, 배송료 4.95파운드) 살까말까 오랫동안 망설였다.  유리컵에 담긴 디저트를 먹다 그 컵에 구워보기로 하였다.  반경은 적당한데 깊이가 깊지 않아 굽는 동안 넘칠까 조마조마.

올렸던 토마토는 부풀어오른 달걀 때문에 굴러떨어졌다.

200g 정도 핫케이크 가루를 반죽해서 60g 정도만 쓰고 나머진 핫케이크로 구워 냠냠.

버터를 칠하긴 했지만 입구가 약간 좁은 그릇이라 빼는게 어려웠다.  더군다나 그릇이 뜨거워 들고 뺄 수가 없으니.  하지만 한 개 빼고 나니 요령이 생겼다.

따듯한 한 끼 식사로 딱 좋다.  우리는 남은 반죽으로 팬케이크까지 구워 부담스러운 아침을 먹었지만.

부활절엔 메추리알을 이용해 미니버전을 만들어 선물해볼까 했는데 메추리알 '깨는' 게 어려울 것 같아 포기.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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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발로 찍은듯.(ㅜ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