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5년

[life] 빨리빨리

토닥s 2015. 12. 15. 00:27
시간을 칼 같이 지키고 사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것부터 먼저 지키고 살려고 애를 썼다. 혼자일 땐 그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서 그 어렵지 않은 일이 정말 어려운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아이와 함께하는 약속에서 늦지 않으려면 2배로 서둘러야 한다. 거기에 남편이 끼면 2.5배로 서두르고. 왜 남편이 아이 준비를 도와주는데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늘 서두르다보면 물건 하나 잊고 집을 나서기는 예사고,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도착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도 아이를 동반하느라 늦어지면 우리는 일찍 도착한 시간에 상대방이 늦은 시간을 더해 두 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제는 동네가 아닌 곳에서의 점심 약속에 맞추어 나가기 위해 눈뜨자말자 서둘렀다. 그 와중에 청소를 하겠다는 지비. 다녀와서 하자고 서둘러 집에서 나와 차에 앉아 목적지의 우편번호를 네비게이션에 찍었다. 그런데 도착시간이 이상하다.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1시간 빨리 집을 나선 것이었다. 일단 지비에게 미안미안미안.. 굽신굽신..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와 청소를 하고 다시 약속 장소로 갔다.

서울에서 출장 온 대학선배를 만났다. 이제까지 한 번도 만난적에 없는. 나와 나이차이가 있는 여자선배여서 공유한 대학생활이 없었다. 역시 대학생활은 공유하지 않았으나 술자리만 공유한 또 다른 대학선배를 공유하고 있어 어제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페이스북이라는 게 이런 게 좋다. 아니 어쩌면 대학이 그랬는지도.

먹던 밥은 찍었는데 만난 선배님은 남은 사진이 없네.

맛있었던 오징어와 후무스. 그리스 식당에 가면 꼭 오징어를 먹는다. 여기선 오징어가 흔하지 않은 식재료인데 운이 좋다면 생오징어로 요리된 오징어를 먹을 수 있다.

필요한 것 없냐기에 한국달력을 부탁드렸다. 영국에 살아도 가끔 필요하다. 지비는 모바일로 확인하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려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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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깨달음 - 잘못이 명확하면 사과는 빨리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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