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커스타드 패스트리 Custard Pastry

토닥s 2014. 12. 4. 07:21

사실 만들려고 했던 것은 에그 타르트 Egg Tart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에그 타르트라고는 부를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버렸고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커스타드(크림) 패스트리 정도가 아닐까 싶다.(' ' );;


시작은 그랬다.  지난 주말 포루투칼을 백여 년 전 여행기를 따라 기차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봤다.  포루투칼 포르토(였나?)에 이르러 유명한 파이(였나?)를 만들고 맛보는 장면이 나왔다.  그 결과물이 우리가 에그 타르트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맛있다 맛있다 들어만 봤지 먹어본적은 없는 에그 타르트.  이곳에서도 가끔 볼 일이 있는데 한 입에 쏙 들어갈듯 보이는 타르트가 2파운드가 훌쩍 넘어 손이 (떨려) 가지 않는 메뉴였다.  그런데 만드는 과정과 재료를 보니 파이 가운데를 채우는 것이 커스타드(크림)과 비슷해보였다.  그래서 파이 시트에 커스타드를 넣고 구워보기로 결심했다.  커스타드는 한국에서 슈크림빵이라고 부르는 것에 채워진 노란 크림이다.


파이 시트와 커스타드 크림은 샀다.  세상 별로 어렵게 살지 않는다.(- - );;  


파이 시트를 사려고 보니 두 종류 - puff와 shortcrust가 있는데 puff는 후렌치파이라는 한국 과자 생각하면 된다.  shortcrust는 부서지는 버터링 쿠키라는 한국 과자 생각하면 되고.  인터넷에 에그 타르트를 찾아보니 만들어진 모양새가 puff에 가까워보여 시트는 이걸로 결정.

일전에 이 시트를 깔고 키쉬 quiche를 구웠는데 굽고 나니 시트가 내용물 안으로 줄어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달려 들어갔다고 표현해야 하나.  그때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베이킹 빈Baking beans이라고 시트를 눌러주는 기능이 있는 돌을 샀다.  시트를 (얼추) 파이 모양으로 자르려고 쿠키틀도 사고.  열심히 잘라 베이킹 빈을 넣고 컵케이크 틀에 넣고 시트만 먼저 구웠더니 이렇게 됐다.



베이킹 빈이 부풀어오른 시트에 꼭 끼어 하나씩 빼내야 했다.(- - );;  차가운 커스타드 크림을 일명 짤주머니에 넣고 다시 구웠다.  아 이 짤주머니도 1회용 비닐로 된 걸 샀다.  간식 하나 먹겠다고 여러 가지 장만한 셈인데 그 돈이면 에그 타르트 사먹었겠다 싶다.  하지만 이 재료들은 다시 쓸 수 있다는데 위로.



예상했던 대로 커스타드가 끓어넘쳤다.  내가 상상했던 에그 타르트의 모양과는 비슷한듯하면서 또 꽤 거리가 있는 - 그런 모양이 됐다.



에그 타르트를 먹어본적은 없지만, 이걸 에그 타르트라고 하는 건 억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커스타드 패스트리라고 하기로 했다.  만들긴 했지만, 반죽 크림 어느 것 하나 직접 만든 것 없이 사다 했으므로 재료를 올리긴 뭣하다.

쿠키 틀, 베이킹 빈을 사긴 했지만 다시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냥 shortcrust를 사다가 파이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럼 파이 틀도 사야 하나.(ㅜㅜ )




시트를 쿠키 틀로 꾹꾹 찍어 패스트리 만들고 남은 자투리들은 버리기 아까워서 따로 구웠다.  패스트리랑 같이 구웠더니 너무 구워진 느낌.  내일 스프 끓여서 아침으로 먹어야겠다.  스프는 인스턴트.  세상 별로 어렵게 살지 않으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