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2011년 Paris

[day2] 루브르 박물관

토닥s 2013. 12. 30. 08:42

파리여행 둘째날은 아침 일찍 서둘러 루브르 박물관을 갔다.  영국처럼 크리스마스에 모든 곳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니지만, 관광객이 갈만한 곳들은 문닫는 곳이 많아 좀 서둘러 둘러보기로 하였다.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이 수동식 문고리 때문에 지하철에서 내리지 못할뻔 한 적이 있었다.  한국 생각하고 버젓히 문 앞에서 기다리기만 했던 것.  그때가 2000년이었는데, 그래서 지금은 바뀌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전한 수동문.  유럽은 좀처럼 잘 바뀌지 않는다.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또 딱히 불편하지도 않다.



우리 숙소는 듀블레Dupleix라는 역으로 6호선 상에 있었다.  정말 부지런히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왜 버스나 전차를 타볼 생각은 안았을까 싶지만, 말 안통하는 우리라서 표지판과 역이름이 선명한 지하철 또는 두 발이 가장 믿을만했다.



드디어 루브르 박물관.


박물관 행을 좀 서둘렀던 이유는 2000년에 파리에 갔을 때 가지 않았던 이유가 줄을 오래 서야한대서였다.  여름 땡볕에 입장을 위해 1~2시간은 줄을 서야한대서 일찍 갔다.  물론 여름 휴가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휴가철이었고, 또 루브르니까.



그런데 줄 같은 건 서지도 않고 표를 살 수 있었다.  문제는 입장하는 곳을 찾아 약간 헤맸다는 것.  그리고 박물관에 입장하고 나서도 한참 헤맸다는 것.



지비도 나도 루브르에서 깜짝 놀랐다.  손에 박물관 지도들고 다녔는데 우리가 길을 잃은 것이었다.  정말 우리가(내가) 길을 잃은 첫 박물관이었다.  길을 잃고 서서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고 가도, 심지어 직원에서 물어보고 가고 원하는 곳으로 가지지 않는 묘한 박물관.  규모도 규모지만 애매한(?) 표지가 우릴 길 잃게 만들었던 것 같다.  또 어느 부분이 공사 중이어서 돌아가야 했는데, 인쇄된 지도엔 그런 안내가 없었다.  영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애매함이라서, 길을 잃고도 우린 웃었고, 다시 한 번 영국 사람들의 꼼꼼함에 고마움을 느꼈다고 할까나.


우린 사실 가기 전부터 루브르의 규모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이라이트라고 집어 놓은 곳만 보기로 했다. 




이게 함무라비 법전.




스핑크스와 한국인 관광객.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 승리의 여신.





갤러리를 지나는데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려있다.  당연히 그 분.  모나리자님.

플래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 겹 더 쓰고 계신다.  그럼 저 그림은 진짜라는 말인가.( ' ')a





나폴레옹의 대관식.  규모가 일단 먹고간다.



다시 승리의 여신.

원하지 않게 이 조각상을 이 각도로, 저 각도로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길을 찾느라.  하이라이트가 혹은 지도가 전혀 동선이 고려되지 않았다.  


루브르에서 한참을 보낸 것 같은데 생각만큼 사진은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아는 게 없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지도를 보느라 정작 작품을 볼 여력이 없었는지도.( - -);;



루브르의 티켓.


사실 이 티켓은 일종의 일일권이라 재입장이 가능하다.  루브르는 하루에 보기에도 모자라겠지만.  하지만 우리는 오후에 다른 곳으로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면서 이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주고 가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기왕이면 한국 사람에게.  10유로면 커피랑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는 돈이니까 적은 돈도 아니라면서. 

그래서 다시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으로 가서 표를 사러 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학생들은 무료라 표를 구입할 필요가 없고 줄만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보이는 사람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  한국사람일까 아닐까를 생각하며 쳐다보니, 우릴 경계하면서 지갑과 카메라를 단단히 쥐고 간다.(- - );;

그래서 결국은 줄 사람을 찾지 못하고 들고오고 말았다.  한참을 서성였는데.








박물관 밖 관광객들.


01234



재주부리는 폴란드 관광객.  플래쉬 위에 손가락(커서) 올리고 클릭클릭!




가로등이 이뻐서 찍어달라고 했더니 가로등만 싹둑 잘라놓은 지비.  몇 번 시키다 갈 길이 멀어서 '마 됐다'하고 말았다.


아 루브르 정말 잊지 못할 박물관이다.  지비도 나도 길 찾는덴 자신이 있었는데.  우리가 문제가 아니라 프랑스 사람들이 섬세하지 못한 거라고 위로하며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