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중간방학 (feat. KPOP댄스워크샵 & 스케이팅)
예전에 지인과 한국문화원의 사업들에 대해서 큰 의견차가 있었다.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 사업들이 한국인보다는 현지인들이 주요대상이라는 건 알겠는데, 성인대상 사업으로만 치우쳐져 있다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지인은 한국정부가 현지 한국학교를 지원하고 있는데 한국문화원에서까지 유/아동을 지원할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었고, 나는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현지에서 사실상 한국문화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은 혈연적으로 한국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 현지에 정착한 한국인들의 자녀들인데 유/아동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런던 외곽에 위치한 한인 밀집지역보다도 더 먼 한국학교를 보낼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토요일 하루를 꼬박 써가며 런던을 횡단해 한국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열정적인 한국부모들도 있기는 하다. 그 이야기를 나눈게 고작 2-3년 전이다. 그때만해도 한국문화원엔 16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전무했다. 세월이 흘렀는지 한국문화원에서 중간방학을 맞아 가족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캘리그래피 - 서예체험과 KPOP 댄스워크샵이었다. 혹시라도 자리가 없어서 못갈까 KPOP댄스워크샵을 냉큼 신청했다. 아이와 아이 친구 앞으로 Butter와 APT. 둘을 신청했는데, 함께 갈 친구를 구하지 못해 아이 혼자만 다녀왔다.
아이 친구들이 KPOP을 좋아하는 애들이 몇 있는데, 댄스워크샵이라고 하니 다들 도리도리. 게다가 시내라는 위치가 아이들에겐 부담이었다, 내가 동반한다고 해도. 아이는 혼자서는 가기 싫다고 했다가, 취소하려나 아쉽고. 용기를 내서 혼자서라도 가보기로 했다. 대신 Butter는 건너 뛰고 APT.만.
오전 근무를 마치고 급하게 시내로 가서 아이와 우동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한국문화원으로 고고. 우리가 도착했을 땐 앞 세션인 Butter가 끝나고 마무리 체조 중이었다.
마침내 두번째 세션 APT. 시작. 전체 인원은 스무명 정도였는데, (내 입장에서) 놀라운 것은 초등생이 절반 정도였고 나머지는 동반한 어머님들, 혼자온 성인들이 절반이었다. 어린이 반 어른 반. 처음엔 너무 어린 아이들이 있어서 앞으론 연령을 좀 나누시라, 유아와 아동 또는 초등과 중등으로 한국문화원에 피드백을 보내야겠다 생각했는데 뒤에서 지켜보며 꼭 '어머니 KPOP댄스워크샵'을 여시라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었다.😅 어머님들 댄스실력👍🏽
아이에게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오겠냐고 물었더니 다른 댄스면 꼭 오겠단다. 같이 올 친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온다는 아이.
기특한 생각이 들어서 아이가 원하던 인생네컷을 찍으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가서 보니 없어진 인생네컷 😥 그 앞에 있는 한국마트에 들어가 음료 하나씩 사들고 귀가했다.
그리고 오늘은 아이가 노래를 불렀던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러 고고. 오랜만에 우리가 스케이트를 시작한 아이스 링크에 갔다. 차로 한 시간.
스케이트는 판데믹 중에 우리가 찾은, 개발한 활동 중 하나였다. 그땐 나도 탔지만 2년 전에 마지막으로 탈 때 너머지면서 손목을 다친 뒤로 나는 이제 타지 않는다. 사실 운동꽝인 사람이라-.
넓고 얼음 표면도 괜찮은데, 아이는 며칠 전에 친구와 갔던 아이스 스케이트 장이 얼음이 녹아 더 잘 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잘 안나간다고 투덜투덜. 그래도 즐거웠단다. 그러면서 아이는 스케이트를 배워보고 싶단다. 또 등원?
속으론 비용 생각에 주판알을 굴리면서(주판 모르시면 할 말이 없지만서도) "그래 이번에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들이 피겨 금메달 땄어! 넌 발레해서 잘 할지도 모르겠다"하고 어깨를 툭툭 쳐줬다.
뭐가 안되는 게 있으면 아이는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어 한다. 그런 태도가 나는 아이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은 하는데 비용이-. 등원과 비용이, 그리고 부상이 동시에 걱정되기는 하지만 아이가 스케이트를 즐길 수준까지는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기라도 알아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는 또 열심히 일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