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 16

[life] 벌써 크리스마스

벌써 일주일도 전에 누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타령을 시작했다. "어 다음주에"하고 답하고, 바쁜 한 주를 보내는 동안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토요일 집에 돌아와 다시 시작된 크리스마스 트리 타령. 내친김에 꺼냈다. 12월에 들면 꺼내려고 했던 크리스마스 트리인데, 어차피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다. 작년에 썼던 것들을 꺼내 크리스마스 준비 완료. 사실 가장 노동(?)이 필요한 크리스마스 카드가 남긴 하였다. 그 와중에 누리는 계속 내 옆에 와서 "산타 할아버지가 배가 고파"타령을 했다. 그 말은 주중에 사둔 크리스마스 디저트 민스 파이를 발견하고 그걸 먹고 싶다는거다. 여기 아이들은 12월 24일 산타와 루돌프가 먹을 간식을 준비해두고 잠이 든다. 주로 민스 파이와 당근.스페인으로 이주하는 이웃의 송별 파티에..

[road] 길 위에서 만난 베트남

(2007년 6월 25일)하노이에서 호치민시티까지 그 먼길을 타고 다닌 미니버스다. 24인승 버스 미니버스이지만 그야말로 미니버스이고, 짐들이 많아 남는 공간이 없었다. 아마도 여행 중 다들 잠든 시간에 찍은 사진인 것 같다. 달리는 미니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들.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에서 찍은 사진. 한밤 중에 어느 시골도로 휴게소, 그냥 가게라고 해야 적당한 규모,에 들렀더니 주인이 띄엄띄엄 한국말을 한다.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니 한국의 그것도 부산의 신평공단에서 일했던 노동자라고 한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돌아와 가게를 차리게 됐다고 반가워 한다. 우리는 그가 반갑고 고마웠다. 분명 고생 많았을 한국에서의 시간을 그렇게 기억해줘서. 그가 끓여주는 라면으로 야식을 즐긴 후 다시 가던 길을 재촉하여 갔다..

[hochiminh] 여행의 끝

(2007년 6월 25일 작성) 베트남 여행을 가면서 입고간 청바지. 아무데나 털썩털썩 앉고 계속 입다보니 헤져 구멍이 났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호텔에 버리고 왔다. 조금이라도 짐을 줄여보려고. 그땐 여행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 사실 지금도 없기는 매 한 가지다만, 옷짐이 가장 많았다. 지금도 그런 경향이 없지 않지만. 비교적 물가가 저렴한 나라를 여행할때는 현지에 가서 사입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저렴하기도 하고, 돌아오면 기념품이 되기도 한다. 단, 그러한 여행법은 표준체형 또는 그보다 작은&날씬한 경우만 해당한다. 나는, 나는 안돼.(ㅜㅜ ) 호치민시티에 가서는 메콩강 투어다, 구찌터널이다 시외로만 나돌아서 정작 호치민시티에서 찍은 사진은 없다. 아침저녁으로 밥 먹으며 어슬렁 거린 거리가 전..

[mytho] 메콩델타

(2007년 2월 8일 작성) 미토mytho는 호치민시티에서 두어 시간 떨어진 곳이다. 작은 도시지만 이 도시엔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다. 그 이유는 메콩강 크루즈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어느 곳 하나 인상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메콩강도 그 중에 하나다. 이 곳 역시 호치민시티에서 약간의 거리가 있는 곳이라 호치민시티만 찾은 사람이 찾아가기 쉽지 않지만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곳이다. 호치민시티에 있는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여행사들이 미토에서 출발하는 메콩강 크루즈 상품을 다룬다. 왜 그렇겠는가. 여행상품이 된 곳은 그만한 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방법은, 앞에서 언급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도착한 도시에서 작은 여행사를 찾는 방법이다. 거의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해당도시와 그 ..

[cuchi] 구찌터널

(2007년 2월 8일 작성) 호치민시티에서 떨어진 구찌cuchi, 그리고 구찌 시내에서도 떨어진 구찌터널. 짧게 베트남 또는 호치민시티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가기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그래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구찌터널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두어 시간 걸린 것 같다. 가는 길에 발견한 삼륜자동차. 우리나라 TV에도 가끔 등장한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골동품으로.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이 삼륜차가 아직 굴러다니고 있었다.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달리는 버스안에서 찍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교적 많은 부분을 담은 삼륜자동차. 길을 묻고, 간식으로 과일을 사려고 잠시 세웠을 때 찍은 사진. 사진의 제목이 왜 '반미노점'이냐. 베트남에선 바케뜨를 '반미'..

[nhatrang] 베트남을 느끼다.

(2007년 1월 27일 작성) 나짱에는 참파유적지를 빼면 이름난 볼거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때까지 하지 못한 일들을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었다. 조카들에게 엽서쓰기, 그리고 내 홈페이지에 자랑질(?)하기 등등. 별 다른 볼거리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여행이 중반을 넘어가던 때라 조카들과 부모님께 엽서를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어디 자리를 잡기만하면 졸음이 쏟아졌으니. 단단히 마음 먹은 나는 어두운 호텔방에서 전날 저녁 산책길에 사둔 엽서에 인사를 쓰고 날이 밝기를 기다려 우체국을 찾아갔다. 여행자들이 잘 찾는 곳이 우체국이기도 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분이기도 해서 호텔에 부탁을 하기보다 꼭 가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국제우편보내는 절차가 너무 간단해 아쉬웠다. 베트남 사람과 ..

[life] 역시 영국

멍멍이들의 천국 누리가 어릴 땐 공원과 놀이터를 매일 출근했다. 그때마다 볼 수 있는 건 나 같이 유모차를 끌고 있는 엄마들이거나 개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이었다. 듣자하니 영국에선 개를 하루에 두 번 산책 '시켜야 한다'고. 그래서인지 개들이 크기를 떠나 다들 순한 편이다. 마치 아이들처럼 하루에 두 번 바깥 공기를 마시며 맘껏 뛰니 집 안에서, 다른 개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없는 편이다. 물론 그래도 문제성 개는 늘 존재하겠지만. 나이든 개를 싣고 있는 개용/고양이용 유모차도 가끔 본다. 공원에서 그런 유모차를 신기해하며 보던 우리에게 그런 유모차를 끌던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다. "여기는 개들의 천국"이라고.오늘 장을 보러 갔더니 할로윈 상품이 빠져나간 자리를 빼곡히 크리스마스 상품들이 채우기 시작했..

[nhatrang] 나짱

(2007년 1월 27일 작성글) 나트랑, 베트남 사람들은 나짱이라고 부르는 휴양도시다. 나트랑이라는 이름은 프랑스 식민역사의 잔재다. 나짱이라고 불러야는데 나트랑이라는 이름이 먼저 입에 붙었다. 나짱의 중심은 해변이다. 해변에 가면 비치배드에 누운 관광객을 볼 수 있다. 그들은 비치배드에 누워 그늘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렇게 휴식을 즐기는 곳이 바로 나짱이다. 이 곳에서 처음으로 나는 씨클로를 탔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1달러(US)를 주고 한 시간 정도 시내구경을 했던 것 같다. 나짱은 정말 바닷가에서 쉬는 것 말고는 달리 볼 거리도, 할 거리도 없어보였다. 씨클로 에피소드는 바로 다음 글에. 그렇다고 이른바 여행 포인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참파유적지다. 대부분은 전란에 타버..

[craft] 폴란드 국기

2017년 11월 11일 토요일 / 주말학교 / 폴란드 국기 주말학교에서 만들어온 폴란드 국기.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한국에 살고 있는 폴란드인 친구 사진을 보니 폴란드 독립기념일이었다.그 사진을 보고서야 "아!"하는 지비. + 그 집 아이 사진처럼 올려 보겠다고 사진을 찍으려다 정신 없이 국기를 흔들어댄다고 버럭해서 누리를 울린 지비.나는 또 그런 일로 아이를 울린다고 버럭. 그래서 이런 사진이 찍혔다. 누리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비에겐 얄미운 마음이) 들어 페이스북엔 올리지 않은 사진.이런저런 사진을 다 찍어 올리긴 해도 다른 사람 보여만 주려고 올리는 사진은 아니다. 우리도 즐거워야지. 그지 누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