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 4

[life] life is sweet

요즘 누리는 오트밀 포리지(죽)에 빠졌다. 그 바쁜 아침에도,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야 한다. 그래서 커피를 내리면서 오트밀 포리지도 끓여내느라 바쁘다. 우유와 끓이며 계속 저어주어야 한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고, 그러나 든든한 식사다. 폴란드에 여행을 가서도 누리가 먹을 마땅한 음식이 없어 제대로 끼니를 채우지 못하면 까페에서 포리지를 사주곤 했다. 폴란드에 들어간 영국 커피 체인에서 영국 까페에서 먹던 포리지 그대로 먹을 수가 있었다. 거기서인가 비행기에서인가 포리지를 시키고 받았던 꿀을 지금도 먹고 있다. 한 2주쯤 먹고나서 며칠 전 발견한 글귀. Life is sweet. 그렇다고 믿어야지 어쩌겠나. 쓴 에스프레소를 입안에 털어넣고 삶은 달달하다고, 그럴꺼라고 희망하며 우산을 펴들고 까페를 나선다.

[life] 여행의 방법과 기술

정말 폭풍 같은 2주였다. 작은언니가 2주 전에 오고 며칠 뒤 큰언니와 형부가 왔다. 그리고 다함께 폴란드에 다녀왔다. 쉽지 않은 여행이었다. 빠듯한 일정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그 못지 않게 35도에 가까운 폴란드의 기온도 큰 어려움이었다. 다양한 여행의 경험과 방법, 그리고 기대치를 조율하는 게 또 하나의 어려움이었다. 그래도 가족이니까 끝낼 수 있었던 여정이었다. 사실 여행에는 다양한 방법/기대가 있으니 기술이라는 건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가방을 싸는 것에는 기술이 필요하긴 하다. 나의 경우는 누리가 생기기 전과 후 여행이 확연히 다르다. 물론 그 전에도 저질체력으로 부지런한 타입은 아니었지만. 더 느려졌고, 더 간단해졌다. 아이 짐으로 여행 가방은 더 커졌지만. 그러..

[Poalnd2011] day03 폴란드의 서울 바르샤바와 월소

한국어에서는 외국지명을 표기할 때 현지의 발음을 따르도록 한다. 그래서 우리가 바르샤바Warszawa라고 부르는 폴란드의 서울을 폴란드에서는 알아듣지만 영어권에서는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영어권에서는 바르샤바Warszawa를 월소Warsaw라고 쓰고 읽는다. 지비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은 내가 그들이 부르는 국가과 지명에 가깝게 부를 때 다들 놀라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랑스럽게 한국어의 외국어표기법을 설명해주곤 했다. 개인적으론 좋은 표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에 대한 존경/인정이 담긴 것 같아서. 바르샤바 Warszawa - Warsaw 바르샤바의 역에 도착하면 바르샤바의 상징물 중의 하나인 문화과학궁전 Palac Kutury i Nauki가 보인다. 바르샤바의 상징물이지만 소련에..

[life] 방학과 휴가

누리의 수두로 조기방학을 시작했다. 짧은 중간방학도 바쁘게 지냈는데 이번엔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학 전 일주일도, 방학 후 일주일도 누리의 수두로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 장보기도 지비의 퇴근 길에 꼭 필요한 것을 부탁하거나 온라인 식재료 상점에서 배달을 시켰다. 그래도 이번주는 수두 자국에 딱지가 앉아, 더 이상 옮기지는 않는 상태가 되면서 집에거서 가까운 공원/놀이 나들이를 짧게 몇 번 하기는 했다. 정말 짧게. 비가 너무 자주 쏟아져 갈 수 있는 날도 며칠 되지 않았고 가서도 서둘러 돌아와야 했던 날이 몇 번 있었다. 조용하게 방학을, 7월을 보내고 있다. + 아침을 서둘러야 할 일이 없으니 지비가 출근하고 나면 누리와 나는 기상한다. 정말 방학생활 풍경. 주로 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