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 10

[book] 핀란드에서 배우는 행복한 아이 키우기

후지이 니에메라 미도리˙타카하시 무츠코 외(2011). . 박찬영˙김영희 옮김. 아침이슬. 지난 5월 한국에 갔을 때 언니가 읽으라고 준 책이다. 9월 중순 누리의 어린이집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든 책. 책은 크게 3가지 부분이다. 첫번째는 핀란드에서 둘째 아이를 낳고 길러본 일본 여성, 첫째 아이는 일본에서,의 경험이 담겼다. 출산에서부터 접하게 되는 보건소 격인 네우볼라, 어린이집 격인 패이배코티, 유치원 격인 에시코울루에서 아이들의 생활 그리고 환경이 주요내용이다. 두번째는 일본의 어린이집(같은) 호이쿠엔의 교사들이 이틀간의 패이배고티 체험/경험이, 세번째는 핀란드 보육 정책의 현황이나 역사가 담겼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부분은 첫번째와 두번째 부분. 그런 보육현실이 가능하게 한 역사나 현황이 ..

[place] 영국박물관 British Museum

한국에서는, 그리고 나도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렀던 '영국박물관'에 지난 주 토요일에 다녀왔다. 얼마전 지비 가족이 왔을 때 갔던 곳이기도 한데, 그 때 누리와 나는 선물가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주엔 한국의 추석을 테마로 하는 이벤트들이 있어 다녀왔다. 일년 반 전에 언니가 영국을 방문했다. 언니가 차에 타서 '대영박물관'이 영어로 뭐냐고 물었다. 입국할 때 이민국 직원이 여행목적을 물었는데 '여행'이라고 답했더니 어디 갈꺼냐고 되물은 모양이다. 언니의 머릿속엔 '대영박물관'이 있어 "Great UK museum" 라고 했더니 이민국 직원의 반응이 "%$#%#$%" 그랬단다. 이민국 직원은 언니가 과연 영국을 제대로 여행할 수 있을지 걱정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기서 '대영박물관'은 th..

[+1462days] 이제 만 4살

어제로 누리는 드디어 만 4살이 되었다. 어제의 기록은 어제 남기고 싶었지만 체력이 허락하지 않아서. 올해 생일은 어린이집에서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 가족과 함께 피크닉을 해볼까 생각했었는데, 누리 생일 앞뒤로 그 친구들 생일이 있어 우리가 미리 시간을 잡기 위해 말을 꺼내면 부담을 가질 것 같았다. 그러던 중 그 친구들 중 한 명의 생일이 있었는데, 엄마가 만든 케이크와 두 개의 헬룸 풍선을 받은 아이 사진을 보니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이는 풍선 2개 이외에도 스쿠터를 선물로 받았다. 누리는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부는 건 알지만 '생일'이라는 개념이, 생일엔 '선물'을 받는다는 개념이 아직 없다. 그래서 케이크를 먹으면 생일 막론하고 촛불을 불려고 한다. 그런데 굳이 우리가 '생일-선물..

[place]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V&A museum

런던을 거쳐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나는 좋아하지 않는 곳이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이다. 볼 거리가 많고 아름답다는 것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라면 볼 거리가 너무 많은 것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건물이 아름답긴 하다. 이 박물관을 올해 한 달에 한 번 꼴로 찾았다. 작년 연말 누리와 갈 곳을 찾다 크리스마스 방학 프로그램 - 팝업 퍼포먼스가 있는 것을 발견해서 가게 됐는데 이후에도 '훈련'차원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이 팝업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았다. 팝업 퍼포먼스는 30분 정도 길이의 공연/워크샵이었는데 시의적인 이벤트/테마를 주제로 마련한 공연이었다.나는 언젠가 누리와 공연장에 가보고 싶었는데 누리가 공연장의 어둠을 견딜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30분이나마 익..

[+1456days] 어린이집 개학

두달 간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우리는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했다. 2시간 45분이라는 길이에는 변함이 없지만 오전반으로 옮겼다. 비가 많이 오고 일찍 어두워지는 가을-겨울이라 오후반 생활도 나쁘지 않지만, 내년부터 유치원-학교에 가게되면 오전 8시 45분 등교니 연습/습관이라도 되라는 마음에 오전반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오후에 다른 무엇인가를 해볼 요량이었다는 말을 꺼내지도 않겠다. 지키지 못할 약속 같아서. 어쨌든 오전/오후반 모두 100여 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인데 그 아이들 중 7~8명만 계속해서 이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니 쉽게 옮겨질 수 있었다. 다른 어린이집(주로 학교 어린이집)으로 옮겨간 수는 3~4명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유치원에 진학(?)하였다. 8시에서 8시 반 사이에 일어..

[+1455days] 잘가 그리고 고마웠다.

누리 방 만들어주기는 아직도 시작만하고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그대로 정체만 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비 아버지가 오실 즈음해서 쓰임이 적은 그리고 덩치가 큰 물건들을 집안에서 치웠다. 이베이 중고장터에 올려 새로운 물건을 사는데 더하고 싶었지만 아이들 물건이라 그런지 팔리지 않았다. 아이에게 좋은 것 새로 사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공통이었던지. 아기코트는 팔렸지만 너무 어처구니 없는 가격이라 우리가 취소했다. 10파운드. 코트, 포티, 장난감 모두 싸서 얼마 전 쌍둥이를 본 친구에게 다 줘버렸다. 코트를 보내기 전 기념촬영 유모차는 일찍 팔아 치우려고 마음 먹었는데, 중고시장에 올리려니 그래도 쓰임이 생기지 않을까 하루 미루고 일주일 미루다 가장 나중에 중고시장에 올렸고, 오늘 오전 새주인이 와서 ..

[+1454days] 드디어 Cbeebies Proms!

'드디어'라고 썼지만 사실은 2주 전에 다녀온 프롬스를 이제야 올려본다. 어제 프롬스 마지막 공연 라이브를 보면서 숙제(?)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BBC Proms는 BBC에서 매년 주관하는 클래식 공연축제다. 두달 여 동안 클래식 공연이 매일 밤낮으로 로열 알버트 홀 Royal Albert Hall에서 열린다.☞ BBC Proms http://todaks.com/210 ☞ 프롬스 어린이 프로그램의 비밀 http://todaks.com/1428 치열한 예매 경쟁에서 표를 예매한 성취감이 잊혀지고도 남을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BBC의 유아채널인 Cbeebies의 프롬스 공연을 보러가게 됐다. 그날은 8월 말 공휴일이었다. 누리는 당일까지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공연장 가까이 가서 요즘 TV에..

[+1452days] 속보 - 구름다리건너기, 드디어 해냈다!

놀이터 생활 3년만에 쾌거 만 4세 생일 앞두고 매일 연습 + 요즘 누리는 놀이터에 가면 바로 구름다리로 달려간다. 한 3~4개월 발목만 잡아주면 건널 수 있는 상태였는데, 그래도 잡아주긴 잡아줘야했다. 지난 주말 지비 앞에서 혼자 대롱대롱 매달려보더니 한 주 내내 혼자 첫 칸에만 대롱대롱 매달렸다. 그러더니 오늘 갑자기 해냈다. 자기도 신이 아는지 연달아 5번쯤하고서는 기운이 빠져 더 하지는 못했다. 나도 참 신기했고, 주변의 엄마들도 몇 살이냐고 묻고는 신기해 했다. 그게 모두 1년 반 동안 체육수업에 시간과 비용을 들인 결과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 이제 자주 가는 놀이터에서 대부분의 기구는 혼자 오르고 내릴 수 있게된 누리. 심지어 그네도 처음만 밀어주면 다리를 앞으로 뒤로 접어가며 혼자서 높이를..

[+1450days] 토마토 수확

요즘 발코니 텃밭(사실은 화분 몇 개)에서 자리난 토마토로 생활하고 있다. 장을 볼 때 샐러드용 토마토와 누리용 플럼토마토(한국선 대추토마토라고 불리는 품종) 두 가지를 사는데 한 달 가까이 샐러드용 토마토는 사지 않고 수확한 토마토로 먹고 있다. 오늘 수확한 토마토들. 토마토 두 그루에서 매일 이만큼 수확될리는 없고 한 4~5일 분량이다. 지난 8월 토마토 수확 초반 사진이다. 4월쯤 모종을 사서 심었는데 5월에 한국에 다녀오니 굽어져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자랄때 지지대에 묶어 바로 자라게 했야하는데 지비에게 물 주는 것 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돌아와서 지지대를 구입해 세워볼려고 했으나 이미 굽어져 쓰러진 토마토를 세우긴 어려워서 '아 몰랑~'하고 제멋대로 키웠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그닥 정이 ..

[+1447days] 누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요며칠 마음이 힘들고 복잡했다. 누구도 괘념치 않는 일을 두고 혼자서 마음 고생 중이었다. 어제 오전 놀이터에 갔다가 장 보기 전 점심을 먹으러 들른 크레페 까페에서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지비와 이야기하는데 눈물 또록. 그런 나를 보고 누리가 "울지마"하고 오른팔을 톡톡. 여기까지는 지비가 시킨 행동이었다. 그런데 누리가 그런다.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어?", "놀이터 가고 싶어?"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아 이런 것들이 누리를 슬프게 하는구나' 생각했다. 누리는 지비와 내가 이야기를 나누는 걸 싫어한다. 다른 집도 그런가. 그리고 요즘들어 부쩍 놀이터를 떠나는 걸 싫어한다. 예전엔 집에 가자면 잘 따라 나섰는데, 요즘은 더 놀겠다고 울기도 한다. 그리고 매일매일 놀이터에 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