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063days] 내 이름은 김마미

토닥s 2018. 5. 14. 06:12

요며칠 기온은 20도가 넘지 않지만 넉넉한 햇빛 때문에 밖에서 놀기 딱 좋은 날씨들의 연속이었다.  누리는 학교 마치고 다시 친구들과 학교 앞 공원 안에 있는 놀이터에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더 놀고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했다.  저도 피곤해서 골골하면서도 친구들의 엄마들이 나눠주는 간식과 친구들과의 시간에 빠져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에 반해 엄마들은 언제 비오나, 비와서 놀이터 가지 않는 날들을 기대하기만하고.  나도 그런 엄마들 중 1인. 

누리는 젊으니 견디는데 나는 그렇지 않으니 탈이 났다.  기온이 높아지며 공기중에 폴폴 날리는 꽃가루 때문에 "에취 에취".  알레르기 약을 먹어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낮은 밤에 잠을 자지 못하니 피곤하고.  결국 몸살 감기가 나서 목금토 집콕.  금토 쉼없이 잠을 자고서야 한결 나아졌다.  덕분에 누리와 지비는 스케줄 없는, 별일 없는 주말을 보냈다.

그나마 폴란드 주말학교의 '파자마 입는 날'이 아이에게 즐거움이 됐다.  아이들 재미있으라고 가끔 이런저런 기획이 있다.  크리스마스 점퍼 입는 날, 캐릭터 의상 입는 날.  이번 주는 느닷없이 파자마 입는 날.  우리는 없던  가운인데 잠옷만 입혀보내려니 이상해서 급하게 저렴한 가운을 구입했다.  디자인은 누리가 고르고.  좋다고 주말내내 집에서 입어 8파운드 본전을 벌써 다 찾은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잠든 어제 오늘 누리는 지비와 함께 자전거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 타기 연습을 했다.  지비 말로는 2주만 더 타면 될 것 같다는데, 과연!


주말을 집에서만 보낸 것 같아 오후에 장을 보고 오면서 세차를 하러 갔다.  얼마전에 처음으로 자동세차를 해본 지비가 누리가 좋아할 것 같다고해서.  누리가 보던 어린이 드라마에서 아이들 기분을 살려주기 위해서 자동세차를 하러 가는 에피소드가 있어 누리도 자동세차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다.  아이도 좋아하고 차도 깨끗해지니 1석 2조. 





그리고 집에 돌아와 씻고 저녁 먹고 일요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


금요일 내가 잠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지비가 누리를 데리고 놀았다.  그때 나눈 이야기 한 토막을 오늘 오후 커피를 마시면서 들었다.  둘이서 이름name과 성family name에 대해서 이야기 한 모양이다.  그 뒤로 누리는 자기 이름이 '김누리'란다.    내 성이 '김'이라서.  지비가 누리에게 엄마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마미, 김마미'라고 했단다.  사실 누리는 내 이름을 영어로 쓸 수 있다.  지비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을 보고 알게 됐다.  그런데 말로 물으니 '김마미'라고 답한 모양.  지비가 '마미'는 이름이 아니잖냐며, 잘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누리가 긴 생각 끝에 한 대답은 - '하니?'였다.  개명을 할까보다, 김마미 아니면 김하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