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2018년

[Porto day1] 포르토 맛보기

토닥s 2018. 3. 7. 00:13

보통 여행을 가면 뭘 봐야할지 먹어야할지 정하는 건 내 몫이다.  지비에게 공부를 좀 해보라면 엄청나게 검색을 한다.  검색량은 엄청난데 꼭 집어내지를 못한다.  일찍이 도서관에서 포르투칼 가이드북을 빌린 나는 대략 훝어보고 꼭 볼 거리를 압축했다.  다리, 기차역, 포르토 와이너리, 그리고 에그타르트. 

자세한 공부는 떠나기 전에 하기로 마음만 먹었는데 떠나기 며칠 전 후배의 동생이 포르토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후배네가 우리집에서 한 일주일 정도 머물 때 하루 묵어갔던 후배의 동생.  후배의 동생 J는 포르토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페이스북에 홍보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주고 받고, 연락처 주고 받고, 바로 며칠 뒤에 만나서 커피 마시기로 전격 결정.  하나도 준비안된 여행이 다 준비된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느긋하게 마음먹고 있다가 누리가 아파서 식겁하고 허겁지겁 포르토로 가게 됐다.  마침 비가 그친 뒤 도착해서 상쾌하기 그지 없는 날씨였다.  상쾌했지만 춥기도 했던.



포르토에 한 번 가본적 있는 지비라 일단 시내까지 들어오는 건 기억을 더듬어 해냈다.  공항에서 전철(인지 지하철인지) 타는 곳을 못찾아 헤매서 내가 조금 버럭하기는 했지만서도.  다행히 우리가 내리는 플랫폼까지 마중나와준 J님 덕분에 순조롭게 포르토 여행이 시작됐다.  시간 지나서 느낀 것이지만 포르토의 길은 꼬불꼬불해서 첫날 J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여행가방들고 숙소 찾으면서 내가 여러번 버럭했을듯 했다.


우리는 에어비엔비에서 모던한 플랏/아파트를 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서보니 의외의 골목길, 건물 뒤의 골목길,에 오래된 주택을 모던하게 개조한 집이었다.  스타일만 모던했을뿐 구조는 오래된 집과 같아서 좁고 작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기를 즐기는 누리때문에 좀 고생스러웠다.  목욕을 하려면 3층까지 올라가야하는 구조도 그렇고.  다행히 화장실이 1층에도 있어 화장실 때문에 3층까지 오르락 내릴 일은 없었다.  숙소에 가방만 던져 놓고 건물 밖에서 기다리는 J님 커플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그 짧은 사이 누리는 골목길 고양이와 친구가 되었다..라기보다 누리만 고양이를 목이 빠져라 쳐다보고 고양이는 담벼락 위에서 눈을 깔고 누리를 구경하는 처지.



점심을 먹기 위해 J님이 추천한 식당.  누리는 생각 없이 골목길을 따라 가기만 했는데, 있으면서 검색해보니 나름 맛집이었다. 



J님이 추천하는 사르딘이라는 생선튀김과 문어밥을 먹었다.  지비는 돼지내장밥을, 누리는 닭고기를.  토마토 소스로 조린 문어밥이 맘에 들어 런던에 와서 만드는 법을 검색했지만, 문어를 공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포기했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게 느끼함 없이 짭짤한 맛.



사진은 이틀 뒤 다시 식당앞을 지날 때 찍었다.  이 글이 포르토 여행에 도움이 될리는 없겠지만 혹시하는 마음으로 식당홈페이지 ☞ http://www.solarmoinhodevento.com/


점심을 먹고 나왔을 즈음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J님 커플과 까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더 했다.  그리고 비가 그칠 즈음 헤어져 우리는 있는 동안 먹거리를 사기 위해 숙소를 찾아가기 전 봐두었던 마트에 들렀다.



다양한 해산물 통조림에 놀라서 사진을 찍었는데, 런던에 다시 돌아오고 보니 런던에도 수만 작다뿐이지 대충 비슷한 해산물 통조림들을 팔고 있었다.  사람 참.  같은 마트에서 장을 몇 년을 봐도 사는 것만 사니 이런 일이 생긴다.  더군다나 평소엔 거의 뛰듯이 장을 보고 나오는지라 더욱 그렇다.   빵이며 과일이며 장은 봤지만, 마침 그날은 일요일이니, 일요일이니까 짜짜짜-짜파게티로 마무리.  누리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라, 요즘 여행길에 늘 챙겨간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선 누리는 목욕하고, 짜파게티 저녁먹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만화 한 두개 보고 꿈나라로 고고.  그때부터 J님 커플에게 들을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포르토를 볼 것인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포르투칼 맥주 슈퍼 복과 함께.  아 그리고 올리브 오일에 담긴 (익힌)오징어도 함께. 


포르토 여행 첫날은 정말 '포르토 맛보기'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