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한국에서 보낸 누리 생일 일주일 전 전야제 사진이다. 페이스북은 잊지는 않았지만 매순간 기억하지는 않는 과거를 상기시켜준다. '몇 년 전'이라는 타이틀로. 주로 반응이 많았던 글들만 보여주고, 과거 포스팅들은 페이스북 임의대로 삭제 / 저장된다. 페이스북엔 메모만 남겼다가 블로그로 옮겨야지 했던 글들이 숱하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페이스북은 과거를 상기시키준다는 장점 외에도 더 이상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기억의 조각들을 블로그로 퍼올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준다. 이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모든 걸 다 퍼올리지는 못해도 여행은 꼭 담아보자는 것이 실천되지 않는 계획이라면 계획이다. 그 밖에도 매년 사용하지 않지만 글들이 저장되어 있어 없애지도 못하는 오래된 홈페이지까지 있다. 심지어 이 홈페이지는 비용까지 들어서 정말, 이번에는 필요한 글들만 퍼담고 더는 도메인과 호스팅을 더는 연장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난 사진 속 누리는 모두 통통하다. 2년 전에 누리가 이렇게 생겼던가.
+
(다시 페이스북이 상기 시켜준 2년 전 생일로 돌아가서)
그 날의 뽀로로 케이크는 가족들이 모였을 때 누리와 케이크를 먹기 위한 명분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생일을 명분으로 몇 번 더 케이크를 먹었던 것도 같다. 사진을 더 보면 알 일이다.
올해의 생일, 5번째 생일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달라진 점은 누리가 '생일'이라는 개념을 알고 본인이 '다섯살'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는 점. 정말 이제 다섯살 여자아이인가보다. 곧 떠나가는 누리의 어린이집 절친이 생일마저 비슷해서 두 아이의 생일 가운데 함께 생일 파티를 해볼까 생각했다. 송별회도 겸해서. 그런데 절친 엄마에게 '생일이란 가족과 따듯하게'라는 단단한 생각이 있어 우리도 우리끼리 보내기로 했다. 누리가 가보고 싶어하는 식당을 예약하고(그런 곳이 있다), 선물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사실 식당은 우리가 가는 거고, 누리는 가도 먹을 게 없다, 선물은 사주려고 했던 것인데 생일과 때가 맞아 생일 선물로 둔갑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식당만 예약해 놓았을 뿐, 평일 저녁이라 예약도 필요 없는 것을, 우리는 빈 손이다. 선물이 생일 전에만 도착하기를 매일 밤 기도해야겠다. 무료 배송 옵션으로 주문했더니 배송 예정일이 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