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etc.] 새우, 맹그로브, 그리고 노예노동

토닥s 2014. 6. 30. 07:30


새우와 맹그로브


세계의 사회적 기업을 탐방한 〈서른세 개의 희망을 만나다〉라는 책에 나온 태국의 사회적 기업은 맹그로브 숲을 파괴하는 무차별한 새우 양식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맹그로브 숲과 새우 양식이 무슨 상관인지 처음엔 이해가 안갔다.  맹그로브 나무, 맹그로브 나무 이름만 듣고 하늘에서 찍은 사진만 봤지 그 나무가 물 속에 뿌리를 내린다는 걸 몰랐기 때문이다.  새우 양식을 하기 위해 그 나무들을 베어낸다는 걸 그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내가 구입하는 새우들의 대부분이, 유기농 새우마저도 태국에서 온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한 줄 한 줄 꼼꼼히 읽었다.  그러고서 계속해서 태국산 새우들을 먹을 것인가 생각했지만, 생각만 하고 계속해서 태국산 새우들을 먹었다.  적어도 내가 이용하는 마트들엔 다른 생산지 새우가 없었고, 영국의 마트들은 그런 것마저도 꼼꼼하게 챙길꺼란 근거 없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 믿음에 금이 갔다.



새우와 노예노동


맹그로브도 맹그로브지만(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돈을 버는 새우 양식을 하기 위해 노예 노동을 서슴치 않는 잔혹한 생산 환경을 영국 가디언이 6개월 간 취재하여 기사화 했다.  그렇게 생산된 새우는 월마트, 코스트코, 테스코를 통해 세계로 팔려나갔다.  주로 장을 보는 곳이 세인즈버리라는 곳인데, 가까운 곳에 테스코가 있어 조금씩 필요한 식재료는 거기서 구입하기도 하는데 그 중에 새우도 종종 있었다.  젠장.


가디언의 기사는 한국의 언론에도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가디언의 기사와 번역되어 소개된 기사도 올려둔다.


☞ The Guardian http://www.theguardian.com/global-development/2014/jun/10/supermarket-prawns-thailand-produced-slave-labour

☞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1850.html



지속가능한 생산


영국의 슈퍼마켓들은 지속가능한 농업/어업/축산업을 잘 포장하고 판매한다.  물론 슈퍼마켓 브랜드들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세인즈버리나 웨이트로스 경우는 많은 상품에 영국의 제품임을 표방하면서 동시에 지속가능한 환경 속에서/복지를 고려한 환경 속에서 생산된 제품임을 포장지에 꼭 써놓는다.  사람들은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고 그런 상품을 소비한다.  꼭 윤리적인 소비를 한다기 보다 좀더 나은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세인즈버리에서 구입한 참치통조림.  낚시대로 한 마리씩 잡았다는 참치. 

이번에 문제가 된 새우를 판매하는 테스코의 경우는 그러한 상품들의 비율이 낮다.  얼마 전 유럽의 말고기버거 사건[각주:1]도 테스코에서 비롯되었다.  우유생산자들에게 낮은 단가을 요구한 것도 테스코, 모리슨과 같은 브랜드들이었다.  이런 브랜드는 발 길을 끊어야 하는데, 골목골목 들어선 매장과 게으름이 문제다.


  1. 쇠고기 버거라고 판매한 냉동 버거(패티)에서 말고기가 섞여 제조, 판매 된 것이 문제가 되었다. 테스코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냉동버거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견되었다. 냉동버거를 제조한 회사는 동유럽 소재로 영국의 슈퍼마켓 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나라로 만들어 수출하였다. [본문으로]